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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찬수 Dec 12. 2020

'메타버스(Metaverse)' 이야기를 시작하며

서론 : 메타버스(Metaverse), 콘텐츠 산업의 판을 바꾼다

마블 세계관, 반지의 제왕 세계관, 스타크래프트 세계관....

대작 영화나 게임에서 우리는 ‘세계관’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콘텐츠 창작자들이 상상으로 만든 세상이 콘텐츠 소비자에게 마치 진짜로 존재하는 세계처럼 느껴지기 때문이죠. 

사실 이러한 현상은 인간의 뇌가 가진 신비한 특성 때문이라고 합니다. 인간의 뇌는 세상에 실재 존재하지 않는 것도 존재하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이런 능력 덕분에 인간은 ‘스토리’에 집착을 합니다. 인간의 뇌가 판단하기에 어떤 스토리가 그럴듯하다고 여겨지면 우리는 마치 실재의 세상처럼 스토리 속 세상에 빠져듭니다. 가상의 세계에 ‘몰입’ 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 인간은 가상의 스토리로 만들어진 드라마나 영화에 몰입하여 감상합니다. 콘텐츠는 가상의 세계에도 몰입하는 이러한 인간의 특성을 기반으로 존재하는 것이구요. 문학, 음악, 미술, 스포츠, 영화, 드라마, 게임 등 모든 콘텐츠는 인간의 상상을 기반으로 창작되고, 인간의 몰입을 기반으로 소비됩니다.     

 

최근 좀비를 다룬 영화나 드라마가 많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킹덤’이라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영상에 집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완전히 드라마에 몰입하여 눈을 크게 뜨고 긴장하며 몰입하는 당신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좀비라는 것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당신이지만 어느새 영상 속 스토리에 완전히 빠져 긴장하고 있는 인간의 행태는 사실 다른 생명체가 보기에는 아주 이상한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있을법한 스토리의 드라마에 공감을 하는 것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왜 우리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 가상 세계 이야기에도 몰입을 하는 걸까요? 

뒤집어 생각해보면 가상의 이야기에 몰입을 한다는 것은 인간의 뇌가 속임을 당하고 있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정 콘텐츠를 즐기는 동안은 마치 드라마나 영화 속 세상이 진짜로 존재한다고 우리의 뇌가 속고 있는 것입니다. 인간의 뇌가 가진 이러한 독특함으로 우리는 문화를 만들고 콘텐츠를 창작하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까지 수많은 가상의 세계와 가상의 스토리를 창조해 왔습니다. 천국과 지옥이라는 가상의 세계로부터 수많은 SF영화의 세계까지 인간이 만든 상상의 세계는 너무나도 다양합니다.  

   

이러한 인간의 특성은 컴퓨터와 만나면서 ‘사이버(Cyber)’ 문화를 만들어냅니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세계가 존재한다고 믿는 우리는 이러한 새로운 세계를 ‘사이버스페이스(cyberspace)’라고 불렀습니다. 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인간의 소통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혁명적 변화를 우리의 뇌는 또 하나의 새로운 가상공간인 ‘사이버스페이스’가 만들어진 것이라 받아들이게 됩니다. 

사이버 세상이 등장하였고, 인류는 이를 바탕으로 이 가상공간에 엄청난 콘텐츠를 구축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는 인터넷과 모바일 세상은 통신 장비와 컴퓨터, 서버 등으로 구성이 되어 있지만, 우리는 사이버 공간이라는 가상세계를 상상으로 만들어 온라인 세상을 이해하고 받아들입니다. 현실에서는 기계장비와 통신선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에서 우리 인간은 ‘사이버 문화’를 창조해 낸 것입니다. 

사이버 공간에 자리잡은 유튜브라는 플랫폼에서 우리는 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며 댓글로 서로 소통하고 있으며, 페이스북이라는 사이버 공간에서는 자신의 생각을 글과 사진 그리고 영상으로 공유합니다. 저 멀리에 존재하는 서버에 저장되어 있는 디지털 정보로 만들어지는 화면 속 세상을 우리는 마치 현실 세계의 연장인 것처럼 활용하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최근 ‘사이버스페이스’를 넘어서는 또 다른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지고 있는데요, 그 새로운 세계가 바로 메타버스(Metaverse)’입니다. 메타버스(metaverse)는 무엇인가를 초월한다는 의미를 가진 ‘메타(meta)’라는 단어와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용어입니다. 우리가 사는 지금 현실 세계를 초월한 또 하나의 세상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을 겁니다. ‘메타버스(Metaverse)’가 사이버스페이스와 가장 큰 차이점은 인간이 가상의 공간에 직접 들어가 참여한다는 것입니다. 유튜브나 페이스북 같은 사이버스페이스에서, 우리 인간은 PC나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서버에 저장된 글이나 사진, 영상을 보는 것일 뿐입니다. 사용자인 인간은 사이버 공간으로부터 모니터를 경계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인간은 사이버 세상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그저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있는 우리의 뇌가 모니터를 통해 보여지는 사이버 세상을 인지하는 것이죠. 사이버 세상을 인지할 수는 있지만, 그 세상에 들어가 참여할 수는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메타버스(Metaverse)’는 인간이 들어가 참여할 수 있는 가상세계입니다. 물론 직접 자신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아바타(Avata)’로 참여하지만요.      


게임을 좋아하고, 태어나면서부터 스마트폰과 자라온 Z세대는 이런 ‘메타버스(Metaverse)’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기성세대들에게는 마치 공상과학 영화 속 이야기 같지만, 그들에게는 현실인 세계가 바로 ‘메타버스(Metaverse)’입니다. 

게임이라는 가상공간에서 Z세대들은 또래들과 소통하고, 음악도 듣고, 영화도 같이 봅니다. 아바타의 모습으로요. 이러한 가상공간의 콘텐츠 소비는 이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기도 하구요. 게임 속에서 유명 스타들의 ‘버츄얼 콘서트(Virtual Concert)’가 열리고, 영화 시사회도 개최가 됩니다. 바로 옆자리는 아바타 친구들이 앉아 있는 가상 극장에서 말이죠.

저는 이 가상 세계 속에서 창작되어지고 소비되어질 흥미로운 새로운 콘텐츠들을 ‘메타버스 콘텐츠(Metaverse Content)’라고 부르고자 합니다. 게임에 익숙한 새로운 세대가 ‘메타버스(Metaverse)’ 안에서 시간을 보내며,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콘텐츠 산업이 다시 한번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게 될 큰 흐름이 다가오고 있다고 본능적으로 느껴집니다. 가상세계에서 소비되어질 새로운 형식과 내용의 콘텐츠가 고민되어져야 하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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