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의 예언, 글 호르헤 부카이, 그림 구스티, 옮김 김유진, 키위북스
힘이 세고 강한 사람은 주변 사람들이 존경하고 따르게 된다. 그런 사람을 민주주의 사회 이전에는 왕이라고 불렀다. 일인자가 된 왕은 과연 행복했을까? 매일 편안하게 살 수 있었을까? 아마도 늘 불안했을 것이다. 자신보다 더 강한 사람이 나타나면 언제든 자기 자리를 뺏길 수 있기 때문이다. 양날의 검처럼. 모든 일은 양면성을 가진다. 세상에서 가장 강해 보여서 존경을 받지만 사실 가장 불안하고 나약한 사람이 왕이라고 그림책 ‘마법사의 예언’(호르헤 부카이 글 구스티 그림, 김유진 옮김, 키위북스)에서는 말한다. 불안한 왕의 성격을 잘 보여주듯 표지는 곁눈으로 주변을 경계하는 왕의 표정을 볼 수 있다. 뒷 표지는 높고 높은 성과 마법사의 암살을 기도한 왕의 작전을 암시한다.
그런 왕보다 더 강한 존재가 있다고 백성들 사이에 소문이 퍼진다. 늙은 마법사로 예언 능력이 뛰어났다. 백성들이 마법사의 예언이 왕의 힘보다 강하다고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왕은 그 마법사를 불러 자신의 죽음을 예언해 보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자리에서 무슨 말을 하든 죽이려는 계획을 세운다. 마법사는 과연 어떤 말을 해서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할까? 마법사는 왕의 질문에 알고 있지만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다고 한다. 왕은 말해보라고 하자, 마법사는 자신이 죽는 날 왕도 함께 죽는다고 답한다. 그의 공포심을 자극하여 마법사는 자신이 죽으면 왕도 죽을 것이라는 위협을 한 것이다. 왕은 마법사의 예언을 믿고 그의 말에 휘둘려 마법사를 죽이지 못하게 되었다. 마법사를 죽이는 순간, 자신이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후에는 마법사에게 자신이 살해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을 고백하고 사과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마법사가 가진 예언의 힘, 말 한마디가 힘센 왕을 이겼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죽이려는 상대방의 속내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답을 하여 응수할 수 있다면, 우리는 왕처럼 강한 상대와 겨루어도 살아남을 수 있다.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모두 나보다 강한 존재를 만나 위험에 처할 수 있다. 그때 우리가 위기를 모면했던 마법사의 말을 기억한다면, 상대방의 불안을 역으로 돌려 그를 휘어잡을 수 있는 무기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단 하나의 말로 상대의 마음을 꿰뚫어 마법사는 왕을 지배할 수 있었다.
상대를 잘 파악하는 방법은 마법사가 예언을 할 때 말을 했던 순서와 비슷하다. 우선 한 번에 자신의 패를 보이지 않고, 왕을 관찰해야 한다. 그가 왜 자신을 불렀는지, 왕의 입장에서 그의 생각을 유추해봐야 한다. 불안한 곁눈과 백성들이 자신을 존경하는 소문에 대해서 파악해야 한다. 왕의 질투심에 눈이 멀어 자신을 죽일 수도 있다는 상상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왕은 분명히 자신에게 죽일 꼬투리를 잡으려 할 것이다. 그런 왕에게 어떤 말을 해야 살 수 있을지, 천천히 그의 반응을 보며 말을 해야 한다. 처음에는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간을 봐야하고. 왕이 궁금해하면 그 사람이 자신의 말을 믿을 만큼 심약한 사람인지, 무슨 말을 하든 어차피 죽일 사람인지 파악해야 한다. 마법사는 왕의 얼굴에서 그 불안한 감정을 읽어내 그의 죽음과 자신의 죽음이 같은 날이라고 단언할 수 있었다. 사실 예언은 마법이 아니라 그런 통찰에서 나오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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