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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가연 Aug 18. 2022

같이 써요. 요가매트

다이어트 일기


공용 요가매트를 사용한다는 것은 내가 이 요가교실에 드디어 적응을 했다는 느낌을 주었다.


낡은 요가매트에서 하는 요가는 '가족'이라는 소속감을 위해 시댁 찌개 냄비에 수저를 넣었을 때의 기분 같다.


이곳을 거쳐간 다양한 사람들의 땀이 배어 있고 군데군데 스펀지가 떨어져 나간 매트는 한 때는 꽤 비싸게 구입했을 것 같은 도톰한 스펀지로 폭신 폭신하다.


다만 운동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샤워하기 전까지 이 요가매트의 냄새는 몸에서 도무지 빠지지 않는다.


그래서 생긴 규칙은 절대로 얼굴은 대지 않는다.  턱 밑에 손바닥을 대고 자세를 취한다.


조용히 몸의 감각에 집중한다.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선생님의 나직한 목소리.


차가운 에어컨 바람과 다리를 쩍 벌리면 허벅지에 닿는 시원한 나무 바닥.


옆자리와 앞자리에 나보다 조금 더 잘하거나 못하는 이들의 몸짓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움직일수록 조금씩 흐르는 땀과 몸이 뜨거워진다.


8월은 폭염과 장마, 첫째 아이의 여름방학으로 요가를 쉬었다.


금세 어깨가 굳어졌다. 9월에는, 다시 시작이다.


공용 요가매트는 잘 있을까.


이번에 가면 보통 요가매트는 몇 개월에 한 번씩 교체하는지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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