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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읽고 쓰기

984.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이다(2)

김종원著, mindset刊

by 물가에 앉는 마음



변화는 타인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를 바꾸며 시작된다.

한 시대는 다른 시대를 오해한다. 그러나 어리석은 시대는 자기만의 추잡한 방식으로 다른 모든 시대를 오해한다. - Ludwig Josef Johann Wittgenstein -


신간을 낸 기념으로 돈이 부족해 읽지 못하는 이들의 신청을 받아 책을 보낸 적이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신청자 주소를 보니 부촌이 많았다. ‘뭐지? 나보다 부자인 것 같은데 책을 사서 등기비용까지 투자해 책을 보내야 하나?’ 하지만 이내 그런 생각에서 벗어났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런 생각에 갇혀있으면 무엇도 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분야와 영역을 모두 파괴하고 어디든 갈 수 있는 사람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측면’은 그 단순성과 익숙함 때문에 눈에 잘 띄지 않는다. - Ludwig Josef Johann Wittgenstein -


측면이란 사물이나 현상의 한 부분 또는 한쪽의 어떤 면을 표현한 매우 섬세한 말이다. ‘측면을 발견해서 섬세하게 보는 힘’을 당신이 갖게 된다면 그 인생이 얼마나 농밀해질까?

세상에 존재하는 직업은 많지만 수준에 따라 초보, 전문가, 예술가로 구분해서 나눌 수 있다. 마케팅분야에 종사하는 어떤 사람이 자신이 휴일에 읽을 책을 공개했는데 ‘마케팅’이란 단어가 들어간 책만 골랐다면 그는 아직 초보마케터일 가능성이 높다. 그는 마케팅에서만 마케팅을 볼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는 익숙한 곳에 매몰된 상태라 측면의 존재를 모른다.

그러나 전문가의 선택은 조금 다르다. 그는 마케팅 서적에 자주 나오는 키워드인 심리, 대화, 고객, 서비스, 기획 등이제목에 나온 책을 골라서 조금 시야 넓은 독서를 한다. 보는 측면이 넓어진 만큼, 나오는 결과도 좀 더 풍성해진다.

그럼 예술가는? 정답은 ‘아무도 알 수 없음’이다. 그는 분야를 파괴하고, 그 중심에 서서, 세상 만물에서 마케팅을 발견하는 사람이니까. 어떤 기준도 없어서 새로운 기준을 창조한다. 과학이나 전쟁의 기술에서 마케팅을 발견하고, 발레와 수학공식에서도 마케팅의 영감을 추출해 낸다. 그래서 어떤 영역이든 예술가 수준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서로 쉽게 통한다. 그들에게는 영역이 따로 존재하지 않으므로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과 수준을 높이고 싶다면 선택하는 책의 키워드를 바꿀 필요가 있다.


2장 지적인 생각: 언어는 우리의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세상에서 가장 독창적인 결과는 용기에서 나온다.

용기는 언제나 가장 독창적이다. - Ludwig Josef Johann Wittgenstein -


Wittgenstein이 제시한 ‘용기’는 결국 ‘공부’다. 용기 즉, 배우는 방식은 언제나 독창적이라는 것이며, 두렵지만 그럼에도 용기를 낸 사람만이 이렇게 다른 방식의 질문을 통해 깨달음도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깨달음은 그냥 오는 게 아니다. 자기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본 후, 가장 독창적인 과정을 통해 쟁취해야 한다.


4장 일상의 적용: 인간은 자신의 언어로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나를 진짜 걱정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을 구분하는 법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 문제가 사라지는 방식으로 살아야 한다. - Ludwig Josef Johann Wittgenstein -


‘내가 자식 같아서 하는 말인데’, ‘자네를 정말 아껴서 하는 말인데’ 좋은 마음에서 나온 조언일 수도 있지만 그들이 우려하고 걱정하던 일이 잘되면 축하해 주는 사람 중에 그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 식의 이야기에 신경 쓰지 말고 자기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

동네 분식점에 떡볶이를 포장하러 갔다가 주인아주머니가 삶은 계란하나를 넣어주며 ‘국물에 비벼먹으면 맛있어요.’라고 했다. 실체 없는 조언을 100번 들을 바에는, 이렇게 따뜻한 삶은 달걀 하나를 더 받는 게 더 큰 힘이 된다.


5장 독서와 쓰기: 우리는 자신이 설명할 수 있는 것만 발견할 수 있다.

‘사랑’이라는 단어를 쓰지 말고 사랑에 대한 글을 써라

나를 쳐다보는 타인을 바라보지 말고, 너 자신을 맹렬히 바라보라. 너는 지금 타인을 의식하고 있다. 이 얼마나 비열한 짓인가. - Ludwig Josef Johann Wittgenstein -


‘어떻게 글을 써야 잘 쓸 수 있나요?’ ‘저도 작가님처럼 글을 잘 쓰고 싶어요!’ 글쓰기 방법을 묻는 질문에 아마추어는 ‘24시간 내내 글만 생각합니다.’ 그러나 프로는 ‘저는 살면서도 글을 잊은 적이 없고, 쓰면서도 삶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전자는 종일 글만 바라보며 산다는 말이고, 후자는 글이 곧 삶이고 삶이 곧 글이 되는 농밀한 일상을 산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전자는 글이라는 ‘남’만 매일 바라보며 살고 있다. 사람들만 관찰하며 글을 쓰니, 정작 중요한 ‘나’에 대한 이야기가 없어서 인사이트가 전혀 없는 글만 쓰게 된다.

글쓰기를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사랑에 대한 시를 하나 써봐. 대신 ’ 사랑‘이라는 단어를 쓰면 안 돼. 다 읽고 나서 사랑이 그려지게 해야 돼.’ 뭐든 글을 쓰고 싶다면, 전하려는 메시지를 그대로 쓰지 마라. 다만, 다 읽었을 때 메시지가 그려져야 한다.


쓸만한 사람이 되면 글은 저절로 자신을 쓴다.

대부분 나는 자기 자신과의 대화를 글로 쓰고 있다. 나 자신과 나누는 두 사람만의 이야기를 글로 쓰고 있는 것이다. - Ludwig Josef Johann Wittgenstein -


아무리 지위가 높거나 유명한 사람이라도 그가 가장 자주 대화를 나누는 존재는 자기 자신이다. 그래서 글쓰기란 결국 자기 자신과의 대화다. 많은 사람들이 글을 써서 공개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과 나눈 대화라서 그렇다. 은밀할 수도 있는 자기만 아는 내밀한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에게 당당하게 소개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럼 자신 있게 쓸 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역시 매우 간단하다. 쓸만한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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