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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1. 내 삶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들(1)

내 삶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들(1) (푸페이룽 著, 추수밭 刊)

by 물가에 앉는 마음

이 책은 저자가 중국의 위성TV에서 “공자의 10 제자에게 배우는 지혜”란 주제로 강연한 내용을 바탕으로 집필한 것으로, 많은 고통과 좌절 속에서도 결국 그것을 극복해가는 공자와 그의 10 제자의 삶과 덕목을 통해 내 삶을 내 것으로 만드는 지혜를 알려준다.


머리말

공자는 긴 세월 동안 수없이 많은 훌륭한 제자를 가르쳤으나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라며 한탄했다. 공자를 배우려면 평생을 두고 천천히 심혈을 기울여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으나 현대인들이 공자의 깊은 뜻을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수많은 제자가 있으나 완벽한 제자가 없다 했으므로, 공자를 배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 제자들의 뛰어난 부분에서 가르침을 청하는 것일 수 있다. 어릴 때는 자로의 호기와 솔직함이 좋고, 공부할 때는 영리한 자하와 자유가 부러우며, 사람들과 사귈 때는 재아와 자공의 뛰어난 말솜씨가 부럽다. 취직해서는 염옹과 염유의 정치경력을 참고할 수 있다. 그다음에는 끊임없이 앞서 나가고자 한 증삼과 과감하게 질문할 줄 아는 자장을 본받으면 된다. 공자가 가장 아낀 제자 안회는 평생의 모범으로 삼을 수 있다.

공자는 제자를 가려 거두지 않고 각자의 재능에 맞춘 가르침을 전했다. 그래서 공자의 열 제자가 공부한 방법을 본받아 몸과 마음을 수련한다면 되지 않을까? 맹자의 소망도 공자를 직접 만나 가르침을 받는 것이었으나 늦게 태어났으므로 공자의 제자들을 통해 공자의 사상을 깨달았다.


삶이란 표지판이 없는 낯선 길을 걷는 것과 같다. 예상치 못한 고통과 좌절이 찾아올 때가 있고 타인의 시선과 시류에 흔들려 방향을 잃고 넘어질 때도 있다. 나보다 앞서 살았던 위대한 스승과 제자들을 내 삶의 지표로 삼는다면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제자들이 겪은 고민은 현대를 사는 우리들의 고민과 다르지 않다. 그들은 현실에 타협하기보다 원하는 인생을 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우리도 그들처럼 내 삶을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배운다면 비록 느릴지라도 끝까지 걸어갈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진정한 즐거움은 자기 삶을 누리는 데 있기 때문이다.


1장 안회의 즐거움(누구 때문이 아닌 나 스스로 할 때 느끼는 즐거움)

누구나 즐겁게 살고 싶어 한다. 누구에게는 배부른 것이 즐거움이고, 효도하는 것이 즐거움이며, 누구에게는 봉사하는 즐거움이다. 공자의 제자가 3천이 넘었으나 배우기를 즐기는 제자는 안회 뿐이라고 공자가 말할 정도로 배움을 즐겼다. (맹자도 안회를 높게 평가했지만, 장자는 공자보다 안회의 수양을 높게 평가했다.)

돈이 많으면서 예의와 법칙을 지키며 많은 선을 행하며 즐거울 수 있다. 하지만 좋은 차를 타고 큰 집에 살며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을 결코 부러워할 일은 아니다. 외적인 삶의 즐거움은 쉽게 싫증나기 때문이다. 아무리 가난해도 살아갈 수 있는 정도라면 돈의 많고 적음은 크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知(지식탐구), 情(감정조절), 意(의지)다. 상대에게 배려하는 감정 즉, 정이 있으면 즐거울 수 있다. 인생의 의의와 목적을 이해하는 일이 진심으로 중요하다. 의의는 내 삶의 의미를 가리킨다.

목적이란 “무엇 때문에 사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위해 사는가”이다.

“무엇을 위해”는 삶의 목표를 위해 자기희생이 가능한지 묻는 것이다.

따라서 유가사상을 익히려면 결국 삶에 “반드시 있어야 할 것”, “필요한 것”, “중요한 것”을 모두 섭렵해야 한다. 인생이 추구하는 즐거움의 가장 높은 단계인 “중요한 것”은 유가사상의 선을 향하고, 선을 택하며, 선에 머물러야 한다는 주장과 같은 의미다. 그렇다면 선이란 무엇일까? 선은 나와 다른 사람의 적당한 관계를 실현하는 것으로 효도하고 형제를 아끼는 마음에서 시작해 그 관심이 세상 사람들에게 확대되어야 한다.

유가 사상을 배우면 삶의 뿌리가 생겨 타인에게 미치며, 개인의 자아실현과 사회의 발전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자신의 능력을 키우려고 꾸준히 노력하면 사회도 조금씩 나아진다. 그러려면 한 사람 한 사람의 참여가 필요하다.

여기서 가난했던 안회를 소개하는 것은 당신이 부유하든 모자라든 뛰어나든 즐거움은 자신에게 달렸으며 모든 사람이 그렇게 살 수 있음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안회는 워낙 본받을 점이 많지만 우리는 무엇보다 즐거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안회는 다양한 즐거움 중에서도 배움과 덕행을 조화시켜 포부를 키우고 군자라는 목표를 향해 나가는 즐거움을 잊지 않았다, 즐겁게 살려면 모든 일을 다른 사람 때문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해야 한다.


2장 자로의 솔직함(자신 있게 원하는 바를 추구할 줄 아는 솔직함)

머리에 공작 깃털, 긴 칼 차고 멧돼지 가죽을 걸치고 대로를 활보하는 젊은이에게 공자가 물었다. “어떤 것을 좋아하는가?”, “긴 칼을 좋아합니다.” 이에 공자는 “내가 물은 것은 자네의 타고난 재능에 배움을 더하면 좋은 재주가 될 수 있단 말일세.” 자로가 “배움이 우리의 능력을 키워줄 수 있나요? 대나무는 바로 잡지 않아도 곧게 자라고 날카롭게 깎아 화살로 쏘면 무소의 두꺼운 가죽도 뚫습니다. 이처럼 재능이 있는데 배움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까?” 이에 공자가 “화살 꼬리에 깃털을 달고 화살촉을 더 날카롭게 만들면 화살이 더 깊고 멀리 날아가지 않겠는가?” 자로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가르침을 받겠나이다.” 자로는 자신만만한 인물이었으나 공자의 말을 듣고 그 자리에서 공자를 스승으로 모신 솔직한 인물이다.


3장 자하의 가르침(배움을 자신의 깨달음으로 승화시키는 힘)

사마우가 근심스럽게 “사람들은 모두 형제가 있는데 나만 혼자인 것 같네.”라고 하자 자하가 말했다. “제가 듣자 하니 죽고 사는 것은 운명에 따르고 부귀는 하늘에 따른다고 하더이다. 군자의 태도가 진지하고 언행에 그름이 없으며, 사람을 공경하고 사람에 예의가 있다면 四海안의 모든 사람이 형제라 할 수 있소이다. 그런데 군자가 어찌하여 형제가 없다고 걱정하시오.” 이는 공자가 한 말을 자하가 전한 것으로 특히 “죽고 사는 것은 운명에 따르고 부귀는 하늘에 따른다.”라는 유가의 기본 태도이다. “군자의 태도가 진지하고 언행에 그름이 없으며, 사람을 공경하고 사람에 예의가 있다면” 이는 유가 정신의 구체적인 표현이다. “사해안의 모든 사람이 형제라 할 수 있소이다.”라는 인성에 대한 깊은 이해가 숨어있는 구절이다.

이처럼 자하는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았기에 스승의 말을 잘 기억하고 종종 동료들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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