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9. 히다시(飛驒市)와 소고기

동네 풍경에 비하면 관광객이 적은 편이다.

by 물가에 앉는 마음

목적지인 다카야마에 가기 전 히다시(飛驒市)에 들렀다. 히다시는 자그마하고 다카야마시와 가까워 한 권으로 만든 관광홍보책자도 있으며, 전통가옥들이 예쁘다고 하여 잠깐 둘러본 곳이다. 작은아이와 예비사위는 다음 방문할 곳의 정보를 얻느라 핸드폰과 한 몸 같다. 히다시청 주차장에 주차했다. 이곳 주차비가 무료란다.

휴일인데도 나이 지긋한 주차안내원들이 수신호로 차량을 통제하고 안내한다. 국가차원 노인일자리 창출인지는 모르겠으나 노령화된 일본은 노인들 상당수가 교통안내, 관광가이드, 슈퍼마켓 캐셔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었다.

시청앞쪽으로 조그만 시장 같은 상가와 전통가옥들이 있다. 먼저 시장에 들렀더니 조그만 지역농산물 판매장이 있다. 사과색이 일품인 ‘秋映(추영) 아키바에’란 품종의 사과를 구입했다. 사과 색상이 검붉은 색으로 사과계의 지존이란 광고를 봤는데 지존에는 조금 미치지 못한다. 국뽕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사과의 지존이라는 감홍보다 맛이 덜하다. 하지만 신맛, 단맛, 풍부한 과즙이 일품인 사과다.

유모토 사이토 료칸(Yumoto Saito Ryokan)’ 구내매점에서도 ‘秋映’ 사과를 팔았다. 어른 주먹보다 더 커다란 사과가 4개 들어간 한 봉지에 8500원 정도 했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저렴한 반값정도다. 원래 사과를 좋아해 하루 한 개 먹는다. 도착하자마자 처음 맛본 사과가 ‘秋映 아끼바에’로 교토에서 노란 사과인 ‘시나노골드’를 만나기 전까지 먹었던 사과다. 秋映 한 봉지를 구입하자 가게 주인이 사과 한 개를 덤으로 줬다. 일본도 시골장터 인심은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넉넉했다.


시장을 지나자 동네 가운데를 관통해 흐르는 조그만 setogawa운하가 나온다. 폭은 넓은 곳 2M, 좁은 곳은 1M 정도로 예전에는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정도의 역할을 했을 듯싶다. 안내판이 있었는데 무심코 지나쳤기에 정확한 용도는 무엇인지 모르겠다. 운하에는 제법 물이 흐르고 있으며 비단잉어들이 살고 있다. 어린아이들과 관광객들이 던져주는 먹이를 먹어서인지 몸집이 돼지처럼 퉁퉁하다.

마을 주위로 miyagawa강이 흐르고 있으며 이곳은 상점보다는 실제거주하는 민가가 많다. 전통 일본식 가옥이 많은 동네는 고즈넉하고 조용하다. 관광객들 발걸음이 없다면 적막에 가까울 정도로 조용한 동네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들거나 철거 중인 빨간 우체통과 공중전화부스도 보인다. 동네 전체가 복고풍인데 빨간 우체통과 공중전화부스는 레트로 풍미를 더하는 양념 역할을 한다. 동네와 잘 어울린다. 취향차이겠지만 리틀교토가 있는 다카야마, 교토보다 조용한 이곳이 마음에 든다. 붐비지도 않고 줄 서는 곳도 없다.


동네를 구성하고 있는 사찰과 전통가옥들은 천천히 걸어도 2시간 정도면 돌아볼 수 있다. 동네 풍경에 비하면 관광객이 적은 편이다. 게다가 飛驒는 소고기가 맛있기로 유명한 곳이다. 음식점마다 飛驒 소고기로 요리한다고 광고하고 있다. 다음 목적지인 다카야마 음식점이나 교토 음식점에서도 飛驒 소고기로 요리한다고 광고한다.

飛驒소고기는 일본 3대 명품 소고기 중 하나로 마블링과 고소함이 뛰어나다고 한다. 음식점과 료칸에서 맛본 飛驒소고기는 크리미할 정도로 매우 부드럽고 맛나다. 고추장이 없어 육회는 입에 맞지 않았으나 초밥이나 구이는 모두 맛있었다. 하지만 마블링을 보면 하얀 눈이 내려앉은 것처럼 비주얼이 뛰어나지만 건강에는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정도 매력이 있는 도시라면 관광객이 들끓어야 할 텐데 그리 많지 않은 것은 인근에 있는 다카야마시 영향인 것 같다. 리틀교토가 있는 다카야마는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로 관광객이 많았던 반면 이곳은 상대적으로 한적해 오히려 관광하기 좋았다.


지친 다리도 쉬게 할 겸 카페를 찾았는데 쉽지 않다. 이 정도 관광지라면 카페가 치고 넘쳐야 하지만 카페 찾기 어렵다. ‘Fab Cafe Hida’, 이마저도 16시 영업종료란다. 관광지도를 보니 이 마을에 찻집 또는 카페는 6곳이나 커피를 팔지 않는 곳도 있다, 일본 올 때 로스팅한 커피를 갖고 왔지만 일본 커피를 맛보고 싶었다. 오늘이 처음으로 일본 커피를 맛보는 날이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으나 강배전 한 커피맛이 별로다. 그렇다고 탄맛이 전체를 압도하지는 않는다. 로스팅이 잘못되었다기보다 십중팔구는 저렴한 생두를 사용했다. 커피가격은 5000 원이므로 가격에 비해 너무 많은 기대를 했나 보다. 솔직히 우리나라 프랜차이즈보다 못한 커피맛이다.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커피선진국이라 커피로스팅기술은 일본을 통해 전파되었다. 커피선진국이라는 선입관으로 인해 기대가 너무 컸다. 집에서 마시는 커피는 가능하면 약하게 로스팅을 하는 편이라 내 커피맛과는 비교하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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