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 시골 5일장 모습이다.
리틀교토가 있는 다카야마시에 입성했다. 에어비앤비 숙소는 국분사라는 사찰 길 건너 집이다. 창문으로 보이는 국분사 경내에는 1200년 된 은행나무 거목이 자리 잡고 있으며, 3층탑이 있다. 원래는 7층탑이었다는데 무너진 후 3층탑이 되었다 한다.
하지만 3층탑은 일반적인 탑이 아니라 사람이 드나드는 건물이었다. 탑 규모는 대웅전 크기보다는 작아도 산신각보다 훨씬 크다. 국분사가 처음 창건했을 때는 엄청난 규모의 사찰이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근거가 있다. 경내에 보관 중인 주춧돌 크기가 어마어마하게 크다. 숙소는 3층으로 모두 에어비앤비 숙소로 이용되는듯하다. 3층을 사용했으며 방을 2개로 만들 수 있는 확장형 침실이 있다. 주방 겸 거실. 화장실과 욕실이 분리되어 있어 편리한 구조다. 냉장고, 인덕션레인지, 세탁기 등이 갖춰져 있어 호텔보다 편리하다. 가장 편리한 점은 신시가와 구시가 경계점에 있어 어느 곳에든 도보로 갈 수 있는 것이다.
여행재미를 더하는 것은 현지시장 구경이다. 고다 미야가와 아침시장이 숙소에서 도보로 10분 거리다. 규모는 크지 않고 7시부터 12시까지만 운영한다. 숙소에서 아침시장을 가려면 조그만 강을 건너야 한다. 다리에서 내려다보니 은어 아니면 곤들메기와 같은 물고기가 많이 보인다.
일본 와서 제일 부러운 것은 하천물이 맑은 것이다. 하천뿐 아니라 동네를 따라 흐르는 물 맑은 작은 수로에도 비단잉어가 가득하고 강은 말할 것 없이 깨끗하다. 한참을 넋 놓고 바라보다 아침시장에 들어섰다. 미야가와 아침시장은 전형적인 시골 5일장 모습이다. 왕복 2차선 정도 되는 강변도로를 통제해 강 쪽으로는 조그만 노점들이 자리 잡고 반대쪽으로는 상설 상점들이 위치해 있다. 흡사 개천을 끼고 일자로 노점들이 늘어서 있는 용인 김량장 모습을 보는듯하다. 1km 정도 되는 김량장보다는 길이가 짧으며 약 400미터 남짓하다. 노점들은 크지도 않다. 노점 하나 크기는 2~3미터 정도로 손수레보다 약간 커다랗다.
노점에는 과일, 채소, 수공예, 절임류, 다코야키, 인절미 등을 판다. 아쉽게도 좋아하는 어물전은 없으며 현지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 주류인 듯하다. 아내와 구경을 나서며 이번에는 사과 색깔에 현혹되지 말자고 했다. 하지만 검붉은 색상의 추영사과를 보자 무의식적으로 구입하려 했다가 멈칫했다. 냉장고에는 아직 내일까지 먹을 사과가 남아있다. 노점 반대쪽 상설상가에는 음식점과 기념품점이 자리 잡고 있다. 이른 아침이라 음식점은 아직 문을 열지 않았으나 기념품점은 성업 중이다. 기념품점에는 된장, 간장, 식초등의 발효식품과 절임류가 많았으며 액세서리들은 일본 스럽게 앙증맞다.
기념품점 장난감과 액세서리 중에 눈 코 입이 없는 빨간 인형이 많다. 길거리에 있는 地藏(지장, 일본에서는 지조라고 함), 道祖神(도조신, 일본에서는 도소진이라고 함) 등 석탑 안에도 눈 코 입이 없는 빨간 인형이 있어서 의아했다. 추후에 찾아보니 아기원숭이 ‘사루보보’ 캐릭터라고 하며, 사루보보는 재난을 물리치는 아기라는 뜻이란다.
내 눈에는 기괴하게만 보였던 눈 코 입이 없는 빨간 ‘사루보보’가 전혀 악운을 쫒고 행운을 불러올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본은 多神(다신)의 나라답다. 잠깐 스쳐 지났던 게로온천 상점가에는 道祖神인 청개구리가 모셔져 있였다. ‘상가 번영의 신’이라는 설명과 함께 청개구리가 점잖게 앉아 있었다.
미야가와 아침시장 역시 외국인들로 넘쳐난다. 상설상가 음식점은 오픈한 곳이 별로 없어 노점에서 파는 디코야키나 붕어빵을 먹는 사람들이 많다. 지역상인들 게으름이 노점상들에게는 상생의 방편이 된듯하다. 관광객이 너무 넘쳐 2025년부터 1인당 200엔씩 숙박세를 받는 일본의 매력은 무엇일까? 2024년 우리나라 관광객은 1600만 명, 일본은 3600만 명이다.* 일본 숙박세는 지역마다 기준이 상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