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8. 아무것도 하지 않는 리더십, 無爲而治

자연스러움을 따르는 정치 즉 순리의 정치

by 물가에 앉는 마음

無爲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나 자연스러움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無爲而治는 자연스러움으로 능히 다스린다는 뜻으로, 군주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도 나라가 저절로 통치되는 것이 아니라 군주의 덕이 커야 천하가 저절로 잘 다스려진다는 이야기이니 순임금이 그러했듯 후대의 군주들은 도덕적 모범으로 덕을 쌓아야 한다는 날카로운 소리다. 아무튼 법으로 강제하지 않아도 아랫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일하고 참여하는 것이 無爲而治이다. 만백성이 스스로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알고 역량과 태도를 갖추는 것이니 가장 바람직하고 이상국가적인 통치형태가 될 것이다.

無爲而治가 가능하게 하는 정신은 ‘君君臣臣 父父子子’일 것이다. 덕이 높고 국민들 안위를 우선 생각하는 聖王(성왕) 아래 충성심이 가득한 賢臣(현신)들이 슬기롭게 조정을 이끌며, 농부인 아버지는 들판에서는 땀 흘리며 일하고 가정에서는 아버지가 사랑으로 아이를 가르치며, 아이는 자식 된 도리로 부모에게 효를 다한다. 온 국민이 본인 지위에 해당하는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니 無爲而治 되지 않는 것이 이상한 일일 것이다.


공자보다 후대철학자인 사마천이 논어를 배웠는지 또는 공자의 영향을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리더십 측면에서는 공자와 같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사기의 첫 페이지는 리더와 리더십에 관한 논의로 시작된다. 힘없고 의지할 데 없는 백성들의 간절한 염원을 반영하고 있는데 첫 번째로 ‘덕’을 꼽고 있다. 요임금에 대해 ‘부유했으나 교만하지 않았고 존귀했으나 거드름을 피우거나 오만하지 않았다.’ 요컨대 나쁜 리더란 ‘교만하고 거드름을 피우고 오만한’자란 뜻이다. 사마천이 분류한 리더십의 등급은

1등급: 자연스러움을 따르는 정치 즉 순리의 정치

2등급: 이익으로 백성을 이끄는 정치, 즉 백성을 잘 살게 하는 정치

3등급: 백성이 깨우치도록 가르치는 정치, 즉 훈계형 정치

4등급: 백성을 일률적으로 바로 잡으려는 정치, 즉 위압정치

가장 낮은 등급은 ‘가장 못난 정치란 백성들과 다투는 정치다.’ 라 했는데 사마천은 백성들이 마음으로 그리는 유토피아를 대신 그린 것이고 본인의 염원이기도 했다. 사기의 리더십(김영수著, 원앤원북스刊)


리더십을 갖추는 것은 조직을 이끌어야할 간부들의 최대 고민거리지만, 불량간부를 만나 고생하는 직원들의 고민거리이기도 하다. 예전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인 30년 전, 초급간부 시험을 준비하는 기간에는 발전소 앞 시장의 닭이 자취를 감추었다. 공부하느라 지친 남편에게 보양식을 해주느라 닭이 불티나게 팔렸다. 그 시절만 해도 직원에서 초급간부가 되는 것은 사회적 신분이 격상되는 첫 번째 계단에 올라서는 것이며, 여러 직원들 중 고참이며 기량이 출중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표이기도 했다. 모두가 승진을 선망하던 시절이며 경쟁률이 높았기에 초급간부가 되면 자연스레 리더십이 생겼다. 리더십에 대한 특별한 교육을 시키지 않아도 직원들의 자발적인 존경심을 바탕으로 한 리더십이 생기니 간부역할을 지금과 비교하면 누워 떡 먹는 시절이었다.

그로부터 세상은 몇 번 변했다. 간부가 되지 않으려는 생각이 우리 회사뿐 아니라 사회전반에 퍼졌다. 아들러의 ‘미움 받을 용기’처럼 남들 눈을 의식하지 않고 내 삶을 사는, 내 멋에 사는 세상이 되었으니 간부라는 직위와 명함은 고작 포장에 지나지 않는다. 내 할 일은 충실히 하되 내가 행복하기 위해 책임은 덜고 퇴근 후에는 내 삶에 충실하기 위해 간부가 되지 않으려 한다. 아무래도 노동조합의 보호울타리 밖에 위치한 간부는 워라밸에 불리하다. 세태가 이러니 기량이 뛰어난 직원들만 간부시험을 보는 것은 아니다. 해당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직원, 사업소를 옮기는 근거로 삼고자 하는 직원. 경험삼아 초간고시에 응시했다는 직원들이 생겨나니 나보다 기량이 떨어지는 간부에 대해 자발적인 존경심이 생겨날 수 없다.


예전에는 Position Power만으로도 無爲而治 할 수 있었으나 요즈음은 리더십교육을 빡세게 받아도 험한 일을 솔선수범 하지 않으면, 일상생활에서 모범적이지 않으면 직원들의 존경을 받기 힘들다. 직위에 대한 존경은 없어졌고 인성에 대한 존경과 직원들이 보유하고 있지 않은 능력에 대한 존경심만 남았으니 어쩌면 존경과 리더십에 관한한 요순시대로 회귀된 것이 아닌가 한다. (堯舜時代의 리더십과 존경심의 발로는 덕이었다.)


존경받으려 하는 것이 아니라 존경 없이 리더십이 생기지 않으니 하는 말이다.

현대사회에서도 無爲而治가 가능한가?

無爲而治의 정신이 ‘君君臣臣 父父子子’이라 했으니 시스템을 만들어 적재적소에 인재를 등용하면 가능하다!

Best Practice가 있는가?

있다면 따라하고 우리 회사에도 적용해보자!

아쉽게도 생각나는 Best Practice가 없다! 하지만 Worst Practice가 있으므로 이를 반면교사 삼으면 된다.


우리나라는 최근 無爲而治와 君君臣臣 父父子子의 Worst Practice를 경험했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최순실 게이트!

대통령의 덕이 높고 국민들 안위를 우선 생각하는 聖王이었나?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에 감투를 썼던 사람들은 충성심이 가득한 賢臣이었고 슬기롭게 조직을 이끌었나?

최순실, 십상시, 문고리 삼인방은 있었지만 無爲而治와 君君臣臣은 없었다!

그나마 대한민국을 수렁에서 건져낸 것은 父父子子 였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직장과 들판에서 땀 흘리며 일하고 가정에서는 사랑으로 아이를 가르쳤으며, 아이들은 자식 된 도리로 열심히 공부하며 부모에게 효를 다했다. 온 국민이 본인 지위에 해당하는 자리에서 책임을 다했다. 게다가 최순실만 쳐다보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無爲정부와 君臣이 제대로 된 역할과 기능을 못하자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어 무혈혁명으로 나라를 건졌다. 父父子子만 Best Practice였다. 국민은 항상 옳았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720. 바람직하지 못한 역사는 필히 되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