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1.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1)

(황석공著, 전왕록옮김, 북향刊)- 소서에서 길을 찾다. -

by 물가에 앉는 마음

黃石公(황석공)이 張良(장량, 자는 子房)에게 준 책이 ‘소서’와 ‘태공망의 병서’였다. 이 책을 늘 익혀 묘한 진리를 깨우친 장량은 한고조 유방을 도와 천하를 통일하게 되었는데 유방은 위급할 때마다 장량이 계책을 세워 공로를 세우는 것을 보고 ‘군의 정세를 분석해 군영 안에서 세운 계획으로 천리 밖의 승부를 결정지으니 나는 子房만 못하다.’고 말했다. 여기서 子房(자방)은 초한지를 읽어본 사람은 누구나 알고 있는 張子房을 말하는 것이며 한나라의 군사가 장량이었다. 한나라와 싸운 초나라 항우에게는 범증이란 軍師(군사)가 있었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유비의 군사는 제갈량으로 군사는 전략이나 작전을 총괄하는 신분이다. 素書(소서)는 兵書(병서)로 알려져 있으나 소서에는 나라를 다스리는 책략, 자신을 갈고 닦아 출세하는 지혜, 인간의 도리를 다하는 지혜도 담겨있다.


중국 속담에 ‘군자는 소인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군자는 대범한데 비해 소인은 온갖 계략과 음모를 다 동원하기 때문이다. 군자는 이익에 담백한데 비해 소인은 이익에 철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군자가 언제까지 지고 있을 수만은 없다. 군자의 도리로 세상을 이기는 법, 또는 작은 일에 지더라도 큰일에는 이기는 법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군자의 처세이며 ‘소서’는 군자의 처세술을 이야기 하고 있다.


제1장 原始(원시): 살아가는 이치

자신의 마음을 세우고 생명을 보존하는 근본은 무엇일까? 황석공은 ‘道德(도덕), 德行(덕행), 仁愛(인애), 正義(정의), 禮制(예제)’라고 답한다. 이 다섯 가지는 세상을 살아가는 근본이자 입신양명의 큰 이치까지 포함하고 있다. 지략의 경전 첫머리에 ‘道, 德, 仁, 義, 禮’를 논했는데, 황석공은 이를 일체의 지략을 통섭하는 강령이며, 가장 높은 경지의 지략이라 판단했다. 조급증에 빠져있는 현대인들은 목적달성에 급급하고 사회적 약속을 저버리지만 동양고전에서는 ‘道, 德, 仁, 義, 禮’가 기본사상이었고 노자 사상도 마찬가지이며 인간의 길을 알려주는 다섯 가지 사상이다.

주) 굵은 글씨는 옮긴이가 현대에 맞게 의역을 한 것이며 가느다란 글씨는 본문에 충실하게 번역된 것이다.


o 자연에 순응하고 道를 거스르지 마라. 도는 사람과 만물이 따라야할 법칙이나, 만물은 그 연유를 알지 못한다.

o 德이 있으면 得이 생긴다. 덕은 사람이 얻는 것이고, 만물이 필요로 하는 것을 얻게 된다.

o 마음이 어진 자는 타인을 배려한다. 仁은 사람이 지닌 친근한 감정이니 지혜로움과 측은지심을 가져 만물의 바람을 이루게 한다.

o 정직함으로 정의를 지켜라. 의는 사람의 마땅한 행위이니 착한 자에게 상을 주고, 악한 자에게 벌을 주어 공을 세우고 일을 이루도록 한다.

o 예는 아무리 지켜도 허물이 아니다. 예는 사람이 실행하는 것으로 일어나서 잠들기 전까지 부지런히 실천하여 인륜의 질서를 이룬다.

- 예는 상대방에 대한 존경에서 나오는 것이니 아부와 다르다.

o 도덕적 인격은 성공의 지름길이다. 사람의 근본도리를 행하려한다면 하나라도 없으면 안 된다.

o 진정한 배움이란? 현인군자는 성쇠의 이치에 밝고 성패의 수에 정통하며, 다스리고 어지러워지는 형세를 살피고, 물러나고 나아가는 이치에 통달한다.

o 인재는 언젠가는 빛을 본다. 인재는 언젠가는 빛을 보니 숨어 살면서도 도를 품고 지키며 때를 기다린다.

o 시대의 흐름을 읽어라. 때가 이르러 행하면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고, 기회를 얻어 움직이게 되면 커다란 공을 세울 수 있으나, 때를 만나지 못하면 그대로 생을 마치게 된다.

o 처세술을 배우려면 도덕적 성품부터 갖춰라. 도를 갖추면 그 이름이 후대까지 중시된다.


제2장 正道(정도): 최고의 인생전략

‘신의를 지키는 것’이 바로 사람의 도리를 다하는 것이다.

o 먼저 주변사람들의 마음을 얻어라. 덕은 능히 멀리 있는 사람까지 품는다.

o 믿음이 최선의 방법이다. 믿음은 서로 다른 마음을 하나로 만들고 義는 대중을 얻게 한다.

o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마라. 옛것을 거울로 삼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면 총명하고 뛰어난 것이다.

o 참되고 올바른 언행은 황금열쇠다. 몸가짐을 본받을만하고, 의심스러운 것을 해결할 만하고, 약속을 지킬만하고, 청렴함이 재산을 나눌만 하면 출중한 사람이다.

o 본분에 충실하라. 직분을 지키고 포기하지 마라.

o 책임의식은 모든 것을 바꾼다. 의를 행함에 피하지 않고, 의심을 받고도 구차하게 피하지 않는다.

o 돈 때문에 의리를 저버리지 마라. 이익을 보고도 구차하게 얻으려 하지 않는다면 뛰어난 사람이다.



모두에 ‘군자는 소인을 이길 수 없다.’는 중국 속담을 이야기 했는데

서양에서도 정부에서 임명한 공식적인 직함인 ‘정의를 지키는 보안관’이 항상 강도질을 일삼는 악당들을 물리친 것이 아니었다. 악당들의 총에 맞아 죽는 보안관이 비일비재했기에 서부영화를 보면 마지막에는 ‘보안관’이 이겨 정의를 지키는 것으로 그려진다. 이것은 ‘정의’를 갈구하는 소시민들이 꿈꾸는 세상이나 꿈과 현실이 다르기에 영화를 보면서 자위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현대에도 계속되어 배트맨과 스파이더맨이 등장하여 악당(소인)들을 물리치게 된다. 사람 사는 사회는 2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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