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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2. Corona와의 共存

생물은 생존을 위해 진화한다. 바이러스도 진화한다고 한다.

by 물가에 앉는 마음

생물은 생존을 위해 진화한다. 필요한 기능은 강해지고 덜 필요한 기능은 퇴화한다. 바이러스도 진화한다고 한다. 그러나 숙주가 사멸하면 바이러스도 살아남지 못하므로 공존하기위해 너무 치명적이지 않도록 약한 쪽으로 진화하며 대신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에 대한 내성을 갖게 만들어 치료에 어려움을 갖게 한다고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박멸되면 좋겠지만 학자들 이야기대로 공존관계만 되어도 희망적이지 않은가? 학자들 이야기가 맞다면 코로나는 독감처럼 우리와 함께 살아갈 가능성이 많다. 백신이 보급되어도 지속되는 독감처럼 해마다 출현 예상되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을 만들고 바이러스는 또다시 변이하는 상황이 된다. 물론 반대의견인 학자들도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예상과 반대로 변이하고 있어 백신 개발과 접종속도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사망률도 높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13세기 유럽을 휩쓸었던 페스트는 유럽인구의 1/3인 2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페스트는 細菌(세균)이니 바이러스에 의한 참사는 스페인 독감이 유명하다. 불과 백 년 전인 1918년에 발생한 스페인독감으로 몇 개월 사이에 2,000만 명가량이 죽었으며 이듬해까지 추정사망자는 5000만 명(혹자는 1억 명)이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14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이야 독감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지만 백신도 없었던 발생 초기에는 무서운 전염병이었다.

독감은 이후 인류와 공생하는 방법을 택했다. 독감창궐→ 원시적 예방 치료법(환자 격리, 휴식) 개발→ 바이러스 변이→ 백신개발→ 바이러스 변이 및 내성 증가→ 백신역가 증가..., 로 正反合(정반합)을 거듭하고 있다. 낙관과 비관적 전망이 엇갈리고 있지만 자료를 뒤지다보니 인류와 독감이 공존하듯 코로나19도 같은 과정을 밟게 될 가능성이 있는 희망적인 자료를 발견했는데, 학술적 근거가 있는 것이 아닌 곤란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찾으려는 필자의 성격 때문이다.

스페인독감의 전 세계 사망률은 인구대비 2~3%였고 한국의 사망률은 1%로 추정되었는데, 확진자 대비 우리나라 코로나 19 사망률은 1%에 가깝고 서구권은 2~3%로 높아 100년 전 스페인 독감 사망률과 유사한 점이 있다. 아직 중간 통계이지만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021년 8월 3일 오후 11시 2분 기준 전 세계 222개 국가·지역으로부터 보고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2억명, 누적 사망자 수는 425만으로 집계됐으며 증가세는 아직 꺾이지 않고 있어 정점에 도달했다고 보기 어렵다. 백신접종이 확대되어 증가세가 꺾이는 감소세에 접어들면 Corona와 共存하는 희망이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학자들은 코로나로 재택근무, 디지털기기 사용 시간 증가, 운동 의욕 감소 같은 새로운 일상과 습관이 지속된다면, 정신적·육체적 건강에 악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수면의 질이 나빠지고 스트레스가 심해지며 햇빛을 못 봐 푸석한 피부, 운동 부족으로 인한 비만현상이 발생된다. 또한, 책상에 앉는 시간과 디지털기기 사용시간이 늘어 등은 굽어질 것이라 했다.

맞다. After Corona이후 많은 것이 바뀌고 변했으며 한편으로 共存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운동이라고 해봐야 휴일에 강아지 산책시키며 만보 정도 걷는 것이 전부다. 나이 먹으니 전반적인 움직임이 감소했고 식사량이 줄었는데도 뱃살은 빠지지 않는다. 물론 코로나 탓도 크다. 바깥출입을 극도로 자제하니 자연스레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이 늘어났으며 책과 노트북을 끼고 사니 눈은 침침해 지고 등이 굽어지고 근력이 약해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거기에 폭염까지 겹쳐 좋아하는 낚시와 시장구경도 잠시 접었다. 대리만족을 해야 하니 인터넷 쇼핑하는 재미로 시간을 보냈다. 쇼핑이라고 해봐야 낚시소품과 책이지만 역시 쇼핑은 보고 느끼면서 돈을 써야 쾌감이 배가 된다. 하지만 코로나가 엄중한 시국에 여러 사람과 마주쳐야하는 오프라인 서점이나 재래시장에 갈만한 용기가 없다.

웹서핑으로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며 책과 낚시용품도 사고, 퇴직이후 ‘한 달 살기’에 적합한 곳을 물색하기도 한다. 비대면 쇼핑의 문제점은 ‘묶음할인’, ‘일정가격이상 할인’등의 상술에 넘어가 필요 없는 물건까지 사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해외 쇼핑몰, 특히 중국의 경우에는 눈으로 확인하는 품질과 사용품질은 다르다는데 있다. 국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기한 물건이 많고 터무니없는 싼 가격에 낚시용 소품을 사들였던 알리 익스프레스와는 거래를 중단했다. 정교하고 작은 낚시를 즐기는데 반해 알리의 낚시용품은 대륙에서 만들어서인지 투박하고 둔해 국산과 일본제품에 비하면 품질과 정밀함이 떨어졌다. 알리에서의 실패를 교훈삼아 온라인서점의 우수고객만 되기로 했다.


작은 아이는 아직도 네덜란드에서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출근전망이 불투명하고 재택근무가 지속되자 회사에서 재택에 필요한 책상과 의자도 마련해줬는데 요즘은 재택근무가 익숙해져 출근하라고 할까봐 걱정된다고 한다. 작은아이는 대학시절부터 혼자 다니고 사는 것에 익숙해서인지 씩씩하게 적응을 잘하고 있다. 모녀는 매일 작은아이 점심시간에 화상으로 상봉을 한다. 매일 통화해도 30분정도 대화가 이어지는 경이로운 모습과 함께 매일 바뀌는 작은아이의 식사메뉴를 보게 된다. 돼지고기 김치찜, 파스타, 어묵탕, 지중해식 샐러드, 생선매운탕, 샌드위치..., 작은 아이는 요리로 코로나19의 지루함을 이겨내는 듯하다. 모녀의 화상통화에 잠시 껴들었다. ‘매일 해먹는 메뉴 레시피를 정리해봐라 사진도 찍어 놓고, 300가지 정도 되면 아빠가 책 만들어 줄께. 자취생 요리 300선’

큰아이 부부도 코로나19시대에 맞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위는 제빵 손재주가 있어 내가 좋아하는 식빵과 치아바타도 만드는데 제과점 빵맛을 능가하고 건강한 풍미가 일품이다. 에그타르트와 눈이 즐거운 행사용 케익 등 메뉴가 다양하다. 큰아이는 뜨개질로 양모양말을 만든다. 양모와 온라인 수강권을 패키지로 구매하는데 Corona이후 등장한 신상품인지는 불명확하다. 털실가격이 워낙 비싸 가성비는 없어 보이지만 한올 한올 더해지는 시간만큼은 코로나를 잊을 수 있을 것이다. 부부는 젊은 세대답게 사위는 대학원에 다니고 요가, 테니스 등으로 체력관리 하며 코로나를 이겨내고 있다.

집사람도 off line 만남이 줄어들며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아져 애완견 양육시간은 늘었다. 하루 3시간을 산책하고 야외에서 개린이 엄마들과 모임을 갖는다. youtube로 애완견과 관련된 정보를 얻고 netflix로 미드를 보며 on line으로 장보기를 한다. 육고기, 해산물, 채소, 과일, 쌀, 간식 모든 식재료와 생활용품을 on line으로 구매한다. 단골가게에서 제철 음식물이 좋은 가격에 입고되었다며 알려주고 조리시간에 맞춰 식재료가 배달된다. Before Corona보다 After Corona의 삶이 더욱 편리해진 것 같다. 집사람은 스마트폰 하나로 금융부터 살림까지 모든 것을 해결하고 있으니 더 스마트하고 현대적으로 진화하여 코로나시대를 살고 있다.


바이러스의 진화가 빨라 인간을 이길 것인지, 아니면 인간이 바이러스를 이길 것인지, 그렇지 않다면 둘이 공존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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