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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1. 그때, 한비자를 알았더라면(2)

그때, 한비자를 알았더라면(2) (한비자著/손영석譯, 스타북스刊)

by 물가에 앉는 마음

요즈음 ‘논어’ 읽는 분이 많은데 논어가 대화 속에서 가르침을 찾아내는 즐거움이 있다면 ‘한비자’는 단도직입적으로 핵심을 건드리는 맛이 있습니다. 저는 ‘논어’를 좋아해도 타인에게 책을 권하라면 ‘한비자’입니다. 바쁘고 성미 급한 현대인들에게 맞는 책인 듯합니다. 동양의 마키아벨리라고 불리는 한비자 이야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설득이 어려운 것은 내용을 충분히 알지 못하거나 설명을 못하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 마음을 읽지 못하는 데 있다. 상대가 명예를 추구하고 있음에도 이득을 얻는 이야기로 설득한다면 상대는 나를 비천한 인간으로 여겨 필히 멀어지려 할 것이고, 상대가 이득을 얻는 일에 골똘하고 있는데 명예 쌓는 이야기만 한다면 세상물정 어두운 자라고 인식하여 멀어지게 된다.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상대방 눈높이에 맞게 상대방이 아는 말을 써야 하고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간파해야 한다.


길흉화복은 꼰 새끼줄처럼 번갈아 오는데 새옹지마와 같다. 사람이 행복하면 부유하고 지위가 높아진다. 그러면 의식주가 화려해지고 오만해지고 방심하게 된다. 그러면 행동이 사악해지고 건강을 해치게 되며 쉽게 요절한다. 이는 곧 재앙인데 복에는 처음부터 재앙이 깃들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욕망이 있다. 그러나 바라지 않는다면 얻을 수도 없는 법이다. 단념하지 말고 구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실패란 성공하기 전에 그만두어 버리는 일이다.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삶는 것과 같아 함부로 뒤집어 대면 안 된다.

만 명이 일하면서 매일 반나절을 소모한다면 10일이면 오만 명의 일을 소모하게 되는 것으로 관계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 해악이 커진다. 법령이 바뀌면 이해관계가 바뀌어 백성의 할 일도 뀌게 된다. 큰 그릇은 자주 옮겨 다니게 되면 깨지기 쉽고 작은 물고기를 삶으면 서 자꾸 뒤집으면 보기 흉하게 된다.


만물은 모두 스승이다. 본받아야 할 자이건 타산지석의 교훈을 안겨주는 자이건 간에 모두가 인간 전문가가 되기에 훌륭한 교사이다. 그러므로 많은 사람과 만나야 한다. 만나서 배워야 한다. 그것이 인간전문가가 되기 위한 철칙이다. 사람을 만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허심탄회한 심정으로 상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 세상에는 믿어야 할 세 가지 이치가 있다.

첫 번째는 지혜만 가지고는 성사시킬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힘만 가지고는 들어 올릴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강한 것만 가지고는 이길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혼자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만이다. 겸허해져야 하고 남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3만 명의 경영자에게 “과연 인재란 어떤 사람인가?”를 물었더니 “그것은 무서움을 아는 사람”이라고 대답했다.


나라를 평안하게 하는 일곱 가지 방법과

첫 번째 상벌을 잘잘못에 따라 확실히 시행한다.

두 번째 화와 복은 선과 악에 따르게 해야 한다.

세 번째 죽이고 살리는 것은 법에 따라 행한다.

네 번째 사람을 판단할 때는 현명한 지, 불초한 지 따져야지 애증에 따르면 안 된다.

다섯 번째 사람을 판단할 때는 어리석은지 지혜로운지 실증에 따라야지 남의 비방이나 칭찬에 이끌리면 안 된다.

여섯 번째 일정한 법도가 있어야 하는 것으로 마음대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

일곱 번째 신의가 있고 속임수가 없어야 한다.


나라를 위태롭게 하는 여섯 가지가 있다.

첫 번째 법을 안으로 굽혀 새끼줄에 얽매어 놓고 일을 처리하는 것이다.

두 번째 법의 테두리 밖에서 재단하는 것이다.

세 번째 남에게 해를 입히고 이득을 취하는 것이다.

네 번째 남의 재앙을 즐기는 것이다.

다섯 번째 편안하게 잘 있는 사람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다.

여섯 번째 사랑해야 할 사람을 가까이하지 않고 미워해야 할 자를 멀리 하지 않는 것이다.


사람들의 평판이 얼마나 무서운지는 三人成虎라는 속담이 있다. 한 사람이 호랑이가 나타났다 하면 믿지 않아도 세 명이 이야기하면 믿게 된다는 뜻이다. 소문의 무서움과 평판의 무서움이 여기에 있다.


식객으로 있으면서 제왕을 위해 그림 그리는 자가 있었다. 어느 날 “어떤 것이 가장 그리기 어려운가? 물었다. ”개와 말이 그리기 어렵습니다. “ 개와 말은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기에 드리는 것이 어렵고 도깨비나 망령은 본 사람이 없으니 아무렇게나 그려도 되니 쉽습니다.

회사 내에서도 모두 알고 있는 논제라면 격론이 벌어지지만 어려운 문제라면 조용해진다.


아무리 좋은 것을 군주 눈앞에 펼쳐 보이고 잘못된 것들을 충정으로 감언 한다 해도 왕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 일이 이루어지겠습니까. 이처럼 리더는 토양과 같은 존재이다. 부하를 키울 만큼 자양분이 있어야 부하가 건전하게 자라난다. 뛰어난 리더라도 혼자서는 모든 업무를 할 수 없으니 부하의 힘을 빌어야 하며 부하 역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려면 우수한 리더를 만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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