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9. 용인술(1) (김성회著, 쌤앤파커스刊)

by 물가에 앉는 마음



오늘은 공자님 말씀을 들어보기로 하겠습니다. 얼마 전 논어보다 한비자 읽는 것을 권한다 했는데 개인적으로 공자를 더 좋아합니다. 한비자는 즉문즉답 같이 명쾌하나 인간미가 떨어지거든요. 공자는 답도 없는 것 같고 느리기까지 한데 두, 세 번 읽다 보면 깊은 맛이 있습니다.


공자의 리더십을 한 줄로 요약하면 ‘仁者는 자기가 일어서기 원하면 남을 먼저 일으켜 세우고 자기가 성공하고자 하면 남이 성공하도록 돕는다.’이다.

현대의 많은 경영자들은 한결같이 ‘사람이 답이다.’ ‘경영 핵심은 사람이다. 하지만 사람을 아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진다.’ 고백한다. 2500년 전이나, 현재나 사람을 알아보고, 쓰고, 엮고, 기르고, 움직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공자를 통해 ‘좋은 리더에서 위대한 리더’로 거듭났다고 하는 인물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이 있다. 중국 북송의 명 제상 조보는 ‘논어를 반만 알아도 천하를 다스릴 수 있다.’고 했다. 조보는 지방 아전출신인데 전쟁터를 전전하느라 가방끈이 짧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곤란한 문제가 생기면 논어에 나오는 말씀을 거울삼아 판단을 내렸다. 태종이 임종할 때 조보는 신에게 논어 한 권이 있사온데 반으로 태조를 도와 천하를 도모했고 나머지 반으로 폐하를 도와 천하를 다스렸다고 고백했다.

군자가 사람을 쓸 때는 각자의 능력에 맞게 쓰기 때문에 누구라도 군자를 섬길 수 있다. 반면, 소인은 자신의 무능함을 감싸줄 수 있는 완벽함을 요구하기에 소인을 섬기기 어렵다. 사람을 잘 쓰는 것은 강점대로 쓰는 것이다. 소인은 완벽한 사람을 구하기에 찾기 어렵고 설사 구한다 해도 사람을 혹사시켜 결국 소진시킨다.


리더가 엉망인데 조직이 잘 돌아가는 것이 가능할까? 위영공은 극단적 성격에다 미소년 미자하에 빠졌고 그의 부인은 공자와 스캔들을 일으키려 한 인물이니 나라가 망해야 정상이었지만 위나라는 부강했다. 위나라가 망하지 않은 것에 대해 공자는 이렇게 진단했다. ‘중숙어가 외국사절을 접대하고, 축타는 종묘를 다스리며, 왕손가는 군대를 담당하고 있다. 무릇 이와 같은데 어찌 위나라가 망하겠습니까?’

한마디로 각 분야의 인재가 적재적소, 실무를 꽉 틀어쥐고 일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중숙어, 축타, 왕손가는 비록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각기 맡은 분야를 잘 해낼 만했다. 위영공은 비록 방탕했으나 인재를 등용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능력이 있었으니 나라를 보존하기에 충분했다. 공자는 위영공의 허물에도 그의 인재등용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궁중의 사적인 문제부터 천하까지 바르게 한 것은 고대 성왕뿐이며 오늘날의 임금에게 이 모든 것을 갖추라고 하는 것은 무리이다.’


한나라 유방은 ‘내가 항우보다 유일하게 나은 능력이 하나 있다면 사람을 제대로 뽑아 현장을 맡기고 기다릴 줄 아는 것이다. 지도력은 부족하나 소하 같은 재상을 발굴하여 그에게 내정과 군수물자 관리를 맡겨 적시에 군량미를 조달할 수 있는 보급체게를 구축했다. 이것이 내가 황제가 되었고 항우가 황제가 되지 못한 이유다.’라고 했다. 항우는 단 한 사람의 인재인 범중마저 쓰지 못했다.


미리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그의 재주와 어긋나게 등용하는 것은 그 사람을 버리는 일이다. 한비자도 원숭이를 우리에 넣으면 돼지가 된다고 했다. 재능의 발견과 강점의 개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적재적소이다.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독특한 재능이 있으므로 이를 찾아내어 쓰는 것이다. 강점을 본다는 것은 재능을 발견하는 것뿐 아니라 다른 문제요소들을 용인하는 것도 포함된다.


인품인가 능력인가? 능력과 인품을 갖춘 인물은 찾기 어렵다. 둘 중 하나만 고르라면 이 또한 어려운 일이다. 공자는 능력보다는 인품에 손을 들어줬다. 재주를 갖고 있더라도 교만하고 인색하다면 나머지는 볼 필요가 없다고 했다.

공자는 인품 제일주의자이지만 당태종의 멘토인 위징은 ‘난세에는 능력만 있어도 되지만 태평성대에는 도덕성을 갖춰야 한다 했다.’ 시대적 상황에 따라 ‘능력’과 ‘도덕성’의 중시는 파도타기를 하듯 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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