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3. 통영예술지도

통영길 문화연대著, 남해의 봄날 편집부刊

by 물가에 앉는 마음

통영에서 한 달 살기를 생각 중이라 자료를 통해 사전답사해 보기로 했다. 하지만 이는 준비 없이 가서 맞이하는 경이로움을 반감시키는 못된 spoiler버릇으로 언제 없어지려는지 모르겠다.

책으로 오인하고 구입했으나 실망스럽게도 지도 3장이 배송되어 왔다. 匠人之道(장인지도), 文學之道(문학지도), 公演之道(공연지도)는 꽤나 공들여 조사했으며 내용도 알차다.


예술가들이 사랑한 도시, 통영, 소설가 박경리, 시인 김춘수, 작곡가 윤이상, 화가 전혁림 등 한국 현대 문화예술계 거장들이 나고 자란 문학의 고향이자, 400년 통제영의 역사를 바탕으로 전통공예의 맥을 잇는 무형문화재 장인들이 가장 많은 공예의 도시다. 또한 통영은 봄이면 국제음악제, 여름이면 연극예술축제가 펼쳐지는 공연예술 축제의 장이기도 하다.

남해의 봄날은 3년 동안 통영길 문화재단과 함께 한 해에 하나씩 ‘장인’, ‘문학’, ‘공연예술’을 테마로 “예술가의 길” 프로젝트를 진행, 세 편의 예술지도를 완성했다. 통영을 사랑한 예술가들의 삶의 터전이자 작품의 영감이 된 통영의 산과 바다, 골목골목을 예술가의 시선으로 따라가는 테마가 있는 여행지도 세트다. 세 지도에 수록된 테마여행 코스에 대한 구체적인 해설은 인문 예술 여행서 “통영을 만나는 가장 멋진 방법 예술 기행”에서 만날 수 있다.


匠人之道는 통제영 옛길과 미륵도 장인 산책길을 소개하고 있다.

통제영 옛길은 한양에서 새로 부임하는 통제사가 걸어 들어온 길이자 전국의 장인들이 통영 12 공방을 찾아올 때 걸어온 길이다. 소요시간은 90분, 전통공예전수교육관을 시작으로 향토역사관을 지나 통제영의 12 공방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동피랑과 구도심을 지난다.

미륵도 장인 산책길은 충무교에서 시작 통영나전칠기공방, 전학림미술관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소요시간 2시간으로 마지막 지점에서는 바다를 만난다.

조선시대 통영 12 공방은 분업과 협업이 이루어진 공간으로, 12 공방의 12는 아주 많음 또는 꽉 찼음을 의미하는 말이다. 나무로 가구를 만드는 소목방, 대장간인 야장방, 금은 제품의 은방, 장석을 만드는 주석방, 옻칠의 칠방, 나전제품의 패부방, 흑립과 벙거지의 입자방, 탕건과 망건의 총방 등 수많은 공방이 있었다. 현재도 12 공방의 후예들인 무형문화재들이 장인정신을 발휘하고 있다.


文學之道(문학지도)는 박경리 길과 문학의 길을 소개하고 있다.

박경리 길, 박경리 작가의 작품 곳곳에서 통영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옛 선착장이었던 문화마당부터 활기 넘치는 서호시장까지 이어지는 길을 걷다 보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장소는 물론 작가가 영감을 얻은 유년의 공간을 확인할 수 있다. 소요시간 1시간 30분

문학의 길은 문화마당에서 시작하여 김춘수 생가 청마우체국을 거친다. 화려했던 통영 르네상스의 추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구도심 골목골목을 모두 돌아볼 수 있다. 통영의 무수한 문인과 예술인들의 흔적을 만날 수 있으며 시원한 바다와 아름다운 통영의 풍경을 볼 수 있다. 소요시간 2시간 30분


公演之道(공연지도)는 공연의 길을 소개하고 있다.

현대 음악가 윤이상의 작품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윤이상 기념공원에서 시작하여 구도심 골목과 해안가로 이어지는 길이다. 통영시립박물관, 봉래극장, 벅수골 소극장, 통영극장 등을 거치게 된다. 소요시간 2시간 30분

윤이상은 동양과 서양 문화를 독창적인 음악언어로 표현한 20세기 최고의 현대음악가로 손꼽힌다. 유럽으로 유학을 떠난 뒤 베를린에 정착, 끝내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했지만 통영에서 보낸 유년시절의 기억은 그의 음악세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 1963년 북한을 방문했던 일이 중앙정보부에 포착되어 서울로 송환되었다. 이른바 동백림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감형되었으며 국제적 항의와 서독정부의 도움으로 석방되어 69년 출국 71년 서독에 귀화했다. 90년 북한을 방문, 94년 한국에서 개최된 윤이상음악제에 참석하려 했으나 정부와 갈등으로 입국하지 못하고 95년 서독에서 지병으로 사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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