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직이 바뀌고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느라 책을 손에서 놓은 지 5개월이 넘어가고 있으나 빼놓지 않는 것은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읽은 후에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가 서머리한 글귀는 하나같이 세상에 대해, 모든 일들에 대해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라는 말이 나오도록 하는 마법을 갖고 있는 보석 같은 글입니다. 책 읽기를 다시 시작하면서 보석 같은 短文(단문)을 모아 단행본으로 출간된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라는 훈훈한 내용의 책을 선택했습니다.
‘사랑합니다’ 뒤에 ‘감사합니다’라는 문장이 있으니 눈치 있는 분들은 연인에 대한 분홍빛 사랑고백이 아님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아침편지 고도원의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책을 이미 읽어보신 분도 계시겠지만 오늘은 책에 있는 몇 가지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 드릴까 합니다.
참고로 고도원 씨는 매일아침 200만 명에게 이메일로 편지 보내는 사람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자타가 공인하는 독서가이자 多讀家(다독가)입니다. ‘뿌리 깊은 나무’와 ‘중앙일보’ 기자, 대통령 연설담당 보좌관이었으며 ‘아침편지’ 주인장이자 ‘아침편지 문화재단’ 이사장입니다.
1. 하루에 한 번, 자기 자신에게 말해보세요 ‘고맙다, 오늘도 열심히 살아줘서 고맙다!’ 스스로를 긍정하고 응원하는 사람이 행복합니다. 행복에 이르는 가장 쉬운 말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2.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그들은 대체로 세 가지 방문을 잘한다는 말을 듣는다. 입의 방문, 손의 방문, 발의 방문이 그것이다
입의 방문은 부드러운 말로 주위 사람을 칭찬하고 용기를 주는 방문이고
손의 방문은 편지를 써서 사랑하는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고
발의 방문은 상대가 힘들 때 망설이지 않고 찾아가는 것이다
모두 신체를 이용한 마음의 전달법들이다.
사람에게 다가가는 방법에 대한 고민은
이 세 가지 방문을 어떻게 잘 활용하는가에 달렸다.
3. 봄이 주는 생명력에 잠시 아찔한 가운데 봄을 닮은 사람을 떠올려 본다.
여리지만 강단 있는 모습으로 자신이 나서야 할 때를 알고 피어나는 사람
힘껏 제 몫을 해내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하는 사람
아직 서툴고 부족하지만 그래서 더 정이 가는 사람
조금씩 피어올라 어느새 초록색 세상을 만드는 봄의 생명력 같은 사람이 나는 좋다.
봄과 같은 사람이란 어떤 사람인가 생각해 본다
그는 아마도
늘 희망하는 사람
기뻐하는 사람, 따뜻한 사람
친절한 사람, 명랑한 사람, 온유한 사람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
찬조적인 사람, 긍정적인 사람일 게다.
자신의 처지를 원망하고 불평하기 전에 우선 그 안에 해야 할 바를
최선의 성실로 수행하는 사람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새롭히며 나아가는 사람이다.
- 이해인의 ‘봄과 같은 사람’ 중에서 -
4. 세상의 모든 고통은, 사실은 타인과의 비교에서 만들어진다. 돈이 없어서, 얼굴이 못생겨서, 공부를 못해서, 남보다 기회가 없어서 고통스럽다. 우리는 항상 내가 처한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고 타인과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괴롭힌다.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심리이기도 하지만, 비교의 대상이 없다면 마음은 한결 가벼워진다.
진정한 비교는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는 자기와의 싸움에 달려있다. 자신과의 싸움은 타인과의 싸움과는 아주 다르다. 타인과의 싸움은 마음이 병들고, 그럴수록 고통스럽게 되지만 자기와의 싸움은 많이 할수록 눈이 더 깊어지고, 마음이 더욱더 넓고 따스해진다. 내가 세운 기준에서 나의 발전상을 비교하는 일은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하게 만들고 나를 온전하게 사랑하게 되기 때문이다.
예전에 비해 살기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나 삶의 만족도는 낮아졌다. 우리의 비교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쌀밥에 반찬이 수두룩하게 올라와도 만족하지 못하게 될 때 보리밥만 먹어도 행복했던 시절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5. 2004년 영국문화원 설문조사 결과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영어단어 1위는 어머니(Mother)였다. 2위 열정(Passion), 3위 미소(Smile) 아버지라는 단어는 70위에도 들지 못했다. 호박 40위, 우산 49위, 캥거루 50위...
아버지는 특별한 존재다.
한때는 말이 없는 태산 같았는데 나이가 들수록 작은 동산의 둔덕 같기도 하고 흔들림이 없는 아름드리나무 같았는데 알고 보니 누구보다 연약한 갈대였다. 감정이 메말라서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수많은 감정들을 안에 숨겨놓고 내색하지 않고 있을 따름이었다. 많은 아버지들은 자식들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서는 靜的(정적)이며 고요하여 자식의 감정선 안에 자리 잡고 있지 못한다. 호박에도 우산에도 밀리는 이유는 그만큼 뚜렷한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가장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휘청거리는 아버지... 적어도 어머니는 이길 수 없을지 몰라도 적어도 우산이나 호박이나 캥거루 따위는 이길 수 있는 아버지였으면 좋겠다.
지난주, 사랑하는 후배이자, 친구이자, 말동무의 아버님께서 오랜 병환 끝에 돌아가셨습니다. 평소에도 잘 웃는 그가 웃는 얼굴로 문상객을 맞이했지만 그의 마음은 비통했고 죄스러웠을 겁니다. 저도 아버님께서 돌아가셨을 때 같은 마음이었고 같은 태도였으니까요. 후배에게 이 말을 들려주고 싶습니다.
저도 태산 같고 아름드리나무 같은 분이 계셨습니다. 제가 사고 치고 다닐 때도 묵묵히 지켜보시던 우산이나 호박보다 순위가 밀리는 분이 계셨습니다. 보내 드린 지 10년이 넘은 지금, 순위가 많이 올라 이제는 2위가 되셨습니다. Father, I miss you.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