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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힘이 되는 한마디

믿음, 소망, 사랑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by 물가에 앉는 마음

상업광고 중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좋은 광고카피 같습니다. 일 할 때도 흥얼거릴 수 있게 멜로디도 쉬운 것이 백만 불짜리 카피입니다. BC카드에서 동요와 광고를 결합한 것으로 추측되는데 저는 그 노래를 들을 때마다 국내 自殺名所(자살명소)에 스피커를 달아 놓고 하루 종일 틀어주면 자살을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봅니다. 자살명소인 서울 한강다리, 부산 태종대 자살바위, 제주도 용두암 옆 자살다리에서 자살을 준비하고 계시는 분도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라는 노랫소리를 들으면 자살을 포기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뛰어내리기 전, 가족의 사랑을 느낀다면 쉽게 삶을 포기할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처녀, 총각들에게는 피부에 와닿지 않겠지만 가족이 있다는 것은 커다란 행복이자 가족은 고난을 헤쳐 나가는 힘이 됩니다. 부모님에게 ‘이 세상에서 네가 가장 소중하다.’ ‘우리 딸 장하다.(저는 딸만 둘이 있어 우리 아들이란 이야기는 절대 안 합니다.)’라고 사랑과 격려를 받은 아이들이 존경하는 사람은 이순신장군이나 세종대왕이 아닐 것 같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면 ‘누구보다도 우리 부모님을 가장 존경합니다. 저를 가장 많이 사랑하시거든요.’라는 답이 나올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반대로 힘을 빠지게 하고 毒(독)이 되는 말도 있습니다. ‘네가 하는 일이 그렇지.’ ‘네가 제대로 하는 것이 뭐냐.’라고 꾸중과 질책의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나한테 해준 것이 뭔데요?’ ‘엄마 아빠가 창피해 죽겠어요.’라고 부모 마음에 상처를 남기게 되며 그 애들이 성공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회사에서도 서로에게 힘이 되는 한마디가 있습니다. ‘잘했어.’ ‘수고했어.’ ‘역시 김대리가 최고야.’ ‘박조장 고생 많다.’라는 상사의 사랑스러운 칭찬 한마디에 부하직원은 며칠 밤을 새운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집니다. 여기에 덧붙여 퇴근길에 막걸리 한잔, 생맥주 한잔을 같이 한다면 이순신장군 보다야 못하겠지만 권율장군 정도의 존경을 받지 않겠습니까?

일이 심하게 꼬여 退社(퇴사)를 생각하고 있던 상사도 직원들의 ‘팀장님 사랑합니다.’ ‘힘내세요. 우리가 있지 않습니까.’라는 한마디에 辭職書(사직서)를 슬그머니 밀어놓고 직원들을 더욱 사랑하고픈 마음이 샘솟고 난관을 헤쳐 나갈 힘이 솟구치게 될 것입니다.

설령 부하직원이 실수를 했더라도 ‘처음에는 모두 실수하니 다음에는 잘하자.’ ‘한 번에 되면 재미없잖아.’라는 사랑의 한마디는 직원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능력을 계발하게 하는 계기가 됩니다. 한번 실수를 했지만 나중에 커다란 일을 감당할 재목으로 자라게 하는 한마디가 신입직원의 미래를 좌우할지도 모릅니다. 동료 간에도 ‘도와줘서 고마워, 내가 한잔 쏠게.’ ‘그래 같이 고생해 보자.’라는 한마디는 더욱 끈적끈적한 동료관계를 만드는 밑거름이 되며 사랑이 싹트게 되는 한마디입니다.


사업소에 있을 때 칭찬릴레이를 하기 위해 액자를 하나 구했습니다. 직원, 협력직원, 계약직원 구분 없이 칭찬받은 직원들이 自發的(자발적)으로 칭찬받을 직원을 선정해 사진과 칭찬 글을 적어 놓도록 했습니다. 揭示期間(게시기간)이 보름이었는데 처음에는 쑥스러워하고 시간을 지키지 않았으나 몇 번의 독촉 끝에 정상화가 되었습니다. 몇 년이 지난 후 사업소에 내려가 보니 사람과 환경도 바뀌고 여러 가지로 변했으나 아직까지 제가 걸어 놓은 칭찬릴레이 액자는 걸려있었습니다. 아마도 보다 좋은 제도가 생기기 전에 액자를 떼어내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칭찬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전 직원들이 사랑하게 되는 사업소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니 사랑보다 더 귀한 것이 나오기 전까지는 자리를 지키게 될 것 같습니다.

지난주까지 성과급인지 뭔지 자세한 이름은 모르겠지만 그로 인해 회사의 분위기가 다운되고 냉랭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 칭찬하고 사랑했으면 합니다. ‘사랑합니다.’ 이 한마디에 마음까지 훈훈해지는 회사가 만들어지기를 기원합니다. 6:4로 가결된 임금협약에 대해서도 섭섭한 마음을 갖고 있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이왕 가결되었으니 찬, 반 양론을 접고 서로를 보듬어 줘야 할 시기가 아닌가 합니다. ‘찬성이 많아서 다행입니다.’ ‘소수의 의견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동안 불교와 관련된 몇 가지 이야기를 드렸으니 오늘은 귀에 익숙한 기독교 복음성가를 한곡 들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랑은 언제나 오래 참고

사랑은 언제나 온유하며

사랑은 투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네,

사랑은 교만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무례히 행치 아니하며

사랑은 자기 유익을 구치 아니하며

사랑은 성내지 아니하네,

사랑은 악한 것을 생각지 아니하며

사랑은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진리와 함께 기뻐하네,

사랑은 모든 것을 참아내며

사랑은 모든 것을 믿으며

사랑은 모든 것을 견디나니

믿음 소망 사랑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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