俗談(속담)과 格言(격언)들은 대부분이 眞理(진리)이고 지당한 말씀
예로부터 내려오는 俗談(속담)과 格言(격언)들은 대부분이 眞理(진리)이고 지당한 말씀들이나 ‘형만 한 아우 없다.’라는 속담은 新世代(신세대)들에게 심한 거부감을 유발하는 모양입니다. 세계최초, 세계최고라는 제품들을 쏟아내고 김연아, 박세리, 박지성 등 젊은 친구들이 각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이고 있고 새로운 金字塔(금자탑)을 쌓고 있으니 ‘형만 한 아우 없다.’는 이야기가 젊은 친구들의 비위를 상하게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OO송변전지사에서 발생된 감전, 사망사고로 인해 현장 정비업무의 실질적인 책임자인 송변전주임을 대상으로 교육이 실시되었습니다. 열악한 작업여건은 있지만 송변전의 연이은 사망사고와 지난 20년간의 통계수치를 근거로 송변전부문 천인율은 원자력의 1.8배로 송변전부문의 사고가 많은 원인 중의 하나가 '형만 한 아우들이 없기 때문이다.'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25년 전 입사하여 배치받은 곳이 고리원자력발전소 3,4호기 시운전 사업소입니다. 쓰러져가는 양철지붕 사옥과 지저분한 내부 환경, 공사판같이 먼지가 풀풀 나는 현장, 일용직원들이 많았던 시절이라 各樣各色(각양각색)의 작업복... 첫 출근 시 매우 실망스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각양각색의 남루한 작업복으로 인해 인민군 패잔병집단 같은 인상이어서 입사 전 생각했던 깔끔한 차림의 엔지니어 모습과는 거리가 너무 멀었고 속칭 ‘노가다 회사’에 입사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어수선한 분위기의 노가다 회사였지만 돋보이는 분이 한분 계셨는데... 소장님이셨습니다. 포마드를 바르고 곱게 머리를 단장하셨지만 현장을 나가실 때 안전모 안전화를 필히 착용하셨던 소장님께서는 안전모를 쓰지 않고 다니는 직원들을 불러 세우고는 안전모를 쓰게 한 후 당신의 안전모로 후려쳤습니다. 머리가 띵하고(경상도 사투리로는 ‘우리~하다.’고 합니다) 눈앞에서는 별과 참새가 왔다 갔다 했지만 그로 인해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아직까지 죽지 않고 살아있는지 모릅니다.
요즘은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 직원들에게 그런 體罰(체벌)을 가하는 선배는 없는 듯합니다. 일용직원을 投入(투입)해줘도 일을 제대로 시키는 직원들이 많지 않을 정도로 우리 직원들 心性(심성)이 고와서인지 모르겠으나 후배의 잘못을 따끔하게 지적하는 선배들은 많지 않습니다.
물론 폭력행사를 하지 못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직원끼리 곱게 이야기하면 알아듣는데 왜 때리냐 하며 대드는 후배들이 무섭고 ‘사랑의 매’였으나 간부들은 폭력을 행사한 것이므로 勞使(노사) 간 갈등을 일으킬 수 있으니 매를 들지 못하는 이유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후배와 조합이 무서워 매를 들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어쩌면 핑계에 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선배의 평소 행실이 올곧다면 후배와 조합에서 부당하게 매를 들었다고 항의하는 일은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사고 후 동료 장례식에 참석하는 상황을 상상해 본다면 예전 선배님들처럼 말로 안 되면 매라도 들어야 할 상황입니다.
정비절차를 지키라고 이야기를 했었더라면...
안전장구를 착용하라고 지적을 했었더라면...
TBM을 실시하여 위해요소에 대해 지적을 했었더라면...
누구라도 사고 후에 후회하며 가슴속에 응어리가 남는 이야기이며 장례식장에서 아무리 술을 많이 마신다 해도 잊기 어려운 이야기 아닙니까?
두 번째는 기본을 지키고 중시하는 올바른 整備文化(정비문화)를 이끌어 가는 것도 선배들 몫입니다. 원자력발전소 정비문화는 여러 번 말씀을 드렸고 현장에 계신 분들이 저보다 잘 아실 것입니다. 발전소를 정지시켜도 정비절차서를 준수했다면 정비원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이 원자력 문화입니다.
커다란 사건이 터져도 정비절차서를 개정하고 책임을 묻지 않으니 어떻게 생각하면 정비절차를 지키는 것은 정비원의 防護幕(방호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초창기에는 갑과 을의 치열한 攻防(공방)이 있었지만 선배들이 차곡차곡 쌓아온 신뢰와 땀과 노력에 의해 절차대로, 규칙대로 일하는 것이 원자력 문화입니다. 내부적으로는 절차를 준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외부적으로는 갑이 지시해도 절차에 위배된다면 거부하고 시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 선배님들이 그래왔듯 지금의 선배들이 후배를 사랑하는 방법은 올바른 정비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惡役(악역)을 自請(자청)하고 바람막이가 되어야 하며 때로는 매를 들어야 ‘형만 한 아우 없다.’라는 속담이 代(대)를 이어 내려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