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産業災害(산업재해)로 인한 피해 또는 後遺症(후유증) 중에 가장 심각한 것은 家庭(가정)의 破壞(파괴) 일 것입니다. 산재 보상금을 받는다고 해도 가정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가장이 무너졌으니 남은 가족들이 살아가기는 팍팍한 현실입니다. 가정경제 붕괴로 인해 행복이 깨지고 더 나아가 가정 파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산업재해 후에 직장 내에서 동료들이 겪게 되는 고통도 허술하게 볼 것은 아닙니다. 같이 땀 흘리며 일하고 퇴근 후에 막걸리 한잔하던 동료를 저세상으로 떠나보내는 것은 가슴 아프고 비극적인 일입니다만 살아남은 사람들이 사고 후에 겪는 후유증도 만만치 않습니다. 사고와 관련된 사람들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스트레스를 받게 되며 의학적으로 이러한 스트레스 증세를 트라우마라고 합니다.
트라우마(trauma)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 -order)의 줄임말이며 외상성신경증(外傷性神經症)으로 일종의 정신병입니다. 신체적 손상과 생명의 위협을 받은 사고로 인해 정신적으로 충격받은 후 나타나는 증상으로 자동차사고를 당한 사람이 자동차를 타지 못하고 대중교통을 사용하는 것, 비행기 사고를 경험한 사람이 해외여행을 하지 못하는 것, 어릴 적 목 졸린 기억이 있는 사람이 넥타이를 매지 못하는 것과 같은 증상이 트라우마의 구체적인 증상입니다.
OO송변전 OO출장소 식구들은 직원 10명, 협력직원 4명이었습니다. 안전사고 후 직원 1명 사망, 1명 퇴직, 소장 명예퇴직, 협력직원 2명 퇴직, 주임보직 사퇴 등 半數(반수)에 가까운 직원들이 퇴직, 사퇴 등의 홍역을 치렀습니다.
사고 당시 얼굴 맞대고 작업하던 동료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하였으니 퇴직한 직원은 철탑을 올라갈 용기를 잃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쩌면 앞으로 전기와 관련된 일을 하지 못하고 높은 곳에 올라가면 괜히 가슴이 뛰고 혈압이 올라가는 증세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 일로 인해 고층아파트에서 사는 것이 불편해진다면 트라우마증세를 앓고 있는 것입니다. 퇴직한 협력직원 2명도 승탑 하여 멀리서나마 동료의 죽음을 목격했으므로 같은 증세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주임과 출장소장은 직접 죽음을 목도하지 않았으나 관리책임, 도의적 책임을 지고 보직을 사퇴하고 퇴직했습니다. 이런 경우를 두고 조직 전체가 후유증을 앓고 있으니 集團的(집단적) 트라우마라고 부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저도 현장에 근무할 때 한 번의 안전사고를 경험했습니다. 분위기가 최고라던 저희 팀 분위기가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것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직원들의 입가에서는 웃음이 사라졌고 말수가 적어져 항상 시끌벅적하던 사무실 분위기가 寂寞江山(적막강산)이 되어 버렸습니다. 직원들 간 말이 없어졌음은 물론 조그만 일이 있어도 會食(회식) 하자 하던 목소리도 없어졌고 체육의 날 행사를 하자는 직원도 없어졌습니다. 퇴근 후 막걸리 사달라고 조르던 직원들도 없어졌고 그렇게 좋아하던 족구경기도 흥미를 잃었는지 공 차는 직원도 없어졌습니다.
사랑하는 후배직원이 죽은 것도 아니고 다친 것인데 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났습니다. 침체되고 침울해진 팀 분위기를 예전처럼 밝은 분위기로 변화시키는데 2개월 이상 소요되었던 것 같습니다.
사고를 경험해 보신 팀장님들은 組織(조직) 雰圍氣(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고 예전의 활기찬 분위기를 찾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어렵다는 것을 저와 똑같이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OO송변전 OO출장소는 제가 겪었던 집단적 트라우마보다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는 것 같습니다. 하루빨리 조직이 안정을 되찾고 트라우마를 이겨내어 예전의 밝은 조직으로 돌아오길 바랍니다.
집단적 트라우마는 집단이 공통적으로 겪는 트라우마를 말합니다. 狂牛病 波動(광우병 파동)으로 많은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를 했듯 집단적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방법은 恐怖(공포)의 實體(실체)를 인정하고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라 합니다. 재해의 위험성을 인정하고 정비/안전수칙을 준수하겠다는 마음을 다잡는 것이 집단적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