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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가에 앉는 마음 May 02. 2024

-3. KT&G와 고정관념

고정관념에 사로잡히게 되면 생각이 자유롭지 못하고

 한국담배인삼공사가 글로벌 초우량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KT&G로 사명을 변경하고 광고를 여러 번 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얼마 전까지 KT&G를 Korea Tobacco & Ginseng으로 알고 있었으며 특히 애연가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답배갑을 보면서도 KT&G가 Korea Tomorrow & Grobal의 약어라는 것을 모르고 있습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데에는 담배인삼공사의 책임이 많으나 우리가 예전에 알고 있던 것을 '그럴 것이다!'라고 착각을 고착화시킨 것에도 기인합니다.

 담배인삼공사이니 KT&G는 Korea Tobacco & Ginseng의 약자가 분명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사물을 보면 이처럼 엉뚱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고정관념은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의식과 표상이 거듭 떠올라 정신생활을 지배하고 행동에 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곰장어가 뱀장어의 일종이라던지, 토마토는 과일이라던지 하는 예는 고정관념이 우리들의 의식과 행동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여권이 신장되고 엄처시하에서 자란 아이들이 많은 원인도 있지만 초등학교 저학년에서는 여자아이가 조숙하며 똘망똘망하고 남자아이들은 어수룩한 것이 일반적입니다. 남자아이들이 주눅 드는 것이 일반적이며 여자아이가 남자아이를 패고 들어오면 여자아이 부모님은 “여자애가 여자답지 못하게...”

 남자아이가 여자아이에게 맞고 들어오면 남자아이 부모님은 “XX 떼서 개나 줘라...”하고 나무랍니다. 여자아이들에게 맞거나 꼬집히는 일은 초등학교 저학년시절에는 흔히 벌어지는 일이고 아이들을 나무라는 우리들 역시 코흘리개 시절에는 순이에게 꼬집히고 영숙이에게 코피 터졌던 기억이 있을 터인데도 어렸을 적 기억을 하지 못합니다. 남자는 여자보다 강해야 하고 여자아이들은 조신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현상을 쳐다보니 이해되지 않아 아이들을 나무라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신석기시대에는 모계사회였으며 중국 운남성의 모수어족은 아직까지도 일부다처제를 고수하고 있고 남자들이 시집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모수어족 사회에서는 남자아이들이 여자아이들에게 맞고 사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를 패고 들어오면 '남자아이가 남자아이답게 조신하지 못하고...' 하면서 꾸중 듣는 것이 일반화되어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현장 정비분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은 예전에 선배들이 그래왔는데도 아무런 사고가 없었으며, 어제도 같은 방법으로 정비를 했으나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하면서 잘못된 방법을 정상적인 방법인 것으로 착각하는 것입니다.

 모사업소의 오버홀 때 발생된 일입니다. 4.16Kv차단기를 Rack-out 했다고 운전원에게 통보받고 작업을 착수하려던 직원이 뭔가 기분이 이상하여 확인했더니 다른 차단기가 빠져있어 기겁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물론 운전원이 착각하여 차단기 조작을 잘못한 사례입니다.

 해당직원은 예전에도 운전원 통보를 받고 작업해도 문제없었습니다. 어제도 차단기 확인을 하지 않고 작업했어도 사고가 없었는데라고 작업했다면 아마도 그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많았습니다. 한차례 아차하는 순간을 겪은 그는 정년퇴직 시까지 운전원이 차단기에 Red-Tag를 붙인 것을 확인하고서야 정비에 임할 것이며, 고참운전원이니까 제대로 조작했겠지 하는 고정관념을 갖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히게 되면 생각이 자유롭지 못하고 잘못된 현상을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며 안전분야에서도 유사한 사례들이 있습니다. 국가적으로나 우리 회사 내부적으로 사고빈도가 높은 재해유형은 추락재해(국가적으로 3위, 회사내부적으로 2위)입니다. 

 사고사례를 분석해 보면 원인은 안전대 미착용과 안전고리 미체결입니다. 재해자 대부분은 안전고리를 체결할 장치가 없어서 또는 불편해서라고 이야기합니다. 안전대를 착용하고 고리를 체결하면 추락사고를 100% 예방할 수 있으며 불편한 것은 당연사항인데도 예전부터 그래왔으니까, 선배들도 사고가 없었으니까, 그곳은 원래부터 체결장치가 없었으니까 하는 비정상 상황을 정상상황으로 인식하는 고정관념 탓에 안전대를 착용하지 않는다고 해석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물론 생각만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또한 안전대를 착용하는 문화가 정착되고 안전고리를 체결하는 장치를 설치하기까지에는 많은 난관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며 안전장치가 운전과 정비작업에 방해되어서도 안되며 설치할 때 설계변경을 해야 한다면 꽤나 많은 시간이 요구될 것입니다. 당장은 설치가 어렵더라도 설계하고 설치요구를 하면 언젠가는 개선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아직까지 수없이 설치요구를 했는데도 설치가 되지 않는데... 하는 고정관념을 깨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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