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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가에 앉는 마음 Sep 01. 2024

912. 만일 나에게 단 한 번의 아침이 남아있다면 2

존 릴런드著, 북포인트刊

이 순간을 제대로 살아야 다음 순간을 맞을 수 있다.

 처음에 예상했던 대로 그들은 나이가 들수록 계속해서 뭔가를 잃어가고 있었다. 당뇨, 관절염, 기억상실, 심장질환, 근육감소증 등으로 여섯 명 중 다섯 명은 지팡이나 보행기가 필요했다. 내일이 오늘보다 나을 것이라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몸과 마음은 더 약해질 것이고 마음먹은 대로 살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 뻔했다. 친구나 사랑하는 사람들도 하나둘 떠나가 버리고 자신도 느리든 빠르든 죽음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지금까지 내가 말하던 행복은 지극히 내 나이의 관점에서 바라본 것이었다. 나는 언젠가 성공하길 바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언제 올지 모르는 미래가 아니라 당장 눈앞에 있는 것들에서 즐거움을 찾았다. 나는 앞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들은 지금이 소중했다. 미래는 오지 않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들도 늘 그렇게 생각해 왔던 것은 아니다. 역시 젊었을 때는 행복을 찾아가서 붙잡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살면서 많은 실수를 저질렀다. 대부분은 가진 것만으로도 성에차지 않아서였다.


조금만 더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

 “영원히 살 수는 없어. 그러니까 하루하루를 즐겁게 사는 거지.” 하루하루가 선물이었으며 매 순간은 행복할 수 있는 기회였다. 6명의 노인들은 자신의 젊은 시절을 동경하는 대신 스스로를 가장 자신답게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다시 말해 그것은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었다. 

 요나스에게 그것은 예술작품을 만드는 것이었고, 루스는 자녀와 가족과의 관계를 끈끈하게 유지하기 위해 이메일과 페이스북 사용방법을 배웠다. 핑은 마작모임에 꾸준히 나가고 있고 프레드에게는 하루하루가 선물이었다. 


 고령자들이 지금과 같은 건강상태를 선택하지 않은 것처럼 우리도 마음대로 고를 수 없다. 고령자들은 자신을 ‘할 수 없는 것이 많은 몸’이 아니라 ‘할 수 없는 몸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전략을 가진 몸’으로 보았다. 그들과의 대화도 점점 죽어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살아가는 이야기에 대한 토론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각기 다른 것을 가르쳐주었다.  

 사회는 수백 년 동안 어른들을 의지하며 가르침을 받아왔으나 최근 들어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나는 그들의 가르침을 받고 행복해졌으며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다음은 6명의 노인들에게 받은 마지막 인생수업이다.

 

프레드의 수업: 프레더릭 존스 88세  

 “당장 오늘만 생각해.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면 되지.” 내 목표는 행복하게 살고 떠들고 인생을 즐기는 거야.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일요일에는 교회를 가지. 가끔씩 사람들과 어울려 저녁도 먹으러 가고, 그러다 보면 하루하루가 훌쩍 지나가 


핑의 수업: 핑 윙 90세

 “남들은 위로를 안 해줘. 자기가 자신을 위로해야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야. 삶이 너무 순탄하기만 해도 좋은 게 아니야. 어려운 일을 헤쳐나갈 수 있게 훈련시켜야지. 지나간 일은 그냥 내버려 둬. 그런 다음 거기서 뭔가를 배우는 거야.


존의 수업: 존 소런슨 91세

 “난 어떤 일이 있어도 슬프지 않아.” 나는 사후 세계가 없었으면 좋겠어. 뭔가 끝이 없다는 게 상상이 안돼. 월터가 보고 싶고 다음 세상에서 만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도 알아. 사실 차라리 마음이 편해. 모든 게 끝나는 거잖아.


헬렌의 수업: 헬렌 모지스 91세

 “나쁜 일은 절대로 생각하지 않는 거야.” 나는 네 나이였던 적이 있지만 너는 절대 내 나이였던 적이 없지.


루스의 수업: 루스 윌리그 91세

 “내 나름의 재미를 찾아.” 같이 길을 걷고 있었는데 주디가 자기를 꼭 잡으라길래 내가 밀어냈어. 내가 왜 기대야 해? 하지만 가끔 주디가 곁에 있어줘서 좋을 때가 있어. 몸이랑 마음 둘 다. 정말 기분이 좋아.


요나스의 수업: 요나스 메카스 92세

“자네 안에 있는 무언가가 자네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거야.” 나는 내 하루하루에‘나비 효과’가 있다고 믿어. 내가 지금 하는 일이 다음 순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명심하기 위한 도덕적 책임말이야. 그래서 나는 나쁜 짓을 안 하려고 해. 이 세상을 더 좋아질 거라고. 적어도 나빠지지는 않을 거라고 제일 든든한 보험을 드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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