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화스탭 May 07. 2024

프리랜서의 숙명 어떻게 잘 쉴 것이냐!?

더 잘 쉬기 위한 몸부림

작품이 이제 곧 끝나간다. 길어야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 남짓 남은 시점. 여느 작품들처럼 더 잘할 걸 하는 아쉬움과 함께 그래도 다사다난한 작품이었지만 어찌저찌 이렇게 한 작품이 또 끝나감에 후련함도 적지않다.

그러나 이런 후련감과 함께 또 한편으로 스멀스멀 올라오는 "이 다음에는 뭘 하지?" 하는 불안감 또한 어쩔 수 없는 프리랜서의 숙명.. 아직 다음 작품이 정해지지 않았고 요즘 작품 수들이 많이 줄은 관계로 이번 작품이 끝나가면서 드는 불안감은 훨씬 더 크게 느껴진다. 

지금 작품에 들어오기 직전까지만 해도 OTT 열풍이 불 때였어서 인력난이 올 정도로 작품이 많았는데 갑자기 늘어났던 작품수가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면서 당시 많은 인력들이 추가로 수급되어 들어온 상태에서 일이 줄어드니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올해는 유독 더 많은 것 같다. 그나마 다행인건 이번 작품이 길었어서 상반기동안은 계속 작품에 참여하며 일을 할 수 있었다는것!


이런 환경탓인지 이번에 쉬는 기간이 얼만큼이 될지 모르겠지만 쉬는 기간이 장기간이 될 것이 염려되어서 인지 더욱 더 쉬는 기간을 대비하게 된다. 보통 금방 일에 다시 들어가고 쉬는동안에도 이런저런 짜잘짜잘한 알바거리들을 해서 한번도 쉬는 기간을 대비해서 뭘 해본적은 없었는데. 이번에는 상황이 상황인만큼 걱정이 되기는 한가보다.


그래서 고민을 해보곤한다. 어떻게 잘 쉴 것 인가!

잘 쉬기 위해서 어떤것 들을 해야하는지 나는 한 번도 제대로 고민해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으로 이런 프리랜서의 숙명과도 같지만 어딘가 불안하고 설레는 질문을 처음으로 마주해보는 느낌이다.

이번에 들어간 작품이 6개월이 넘는 꽤나 작품이었기 때문에 그동안 하고 싶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못했던 것들을 먼저 중점적으로 놓고 생각해본다. 작품이 길면 길 수록 그 시간 동안 만큼 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아 지지만 막상 또 끝날쯤 생각해보면 작품이 길었던 만큼 그 시간을 버티고 나서도 하고 싶은 것들은 많이 남지 않는 법이다.  그래서 엄청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 생각외로 그렇게 많지는 않은것 같기도 하다. 

작품 초창기를 생각해보면 클라이밍이 하고 싶었고 중반쯤을 생각하면 과학공부를 하고 싶었어서 EBS강의를 조금씩 듣곤 했었다. 지금에 와서는 FPV드론을 조종하고 싶다.

너무 뒤죽박죽이긴 하지만 그만큼 하고 싶은게 많아질 만한 시간이었다. 클라이밍은 쉬는 날 두 번정도 경험해보고 EBS강의도 장거리 출장을 가는 날에는 틀어놓고 들여다 보았다. 생각해보면 물리강의를 들으려다가 화학강의를 듣긴 했지만 말이다. 테니스를 배우고 싶어도 했고. 한참 테니스라켓을 알아보기도 했다. 단편작업이 하고 싶어서 알아보기도 했고 글을 써야하나라고 생각도 했다.

이렇게 수많은 하고 싶었던것들이 번뜩 나타났다가 스쳐지나가곤 했는데 지금와서 생각하니 또 드는 생각은 "아 그러고보니 일하면서도 충분히 해볼 수 있었던 것들이 많았는데" 라는 생각이다.

클라이밍에 가는것도 EBS강의를 듣는것도 FPV드론을 조종해보는것도 다 일하면서 쉬는시간에도 할 수 있는 것들이고 또 그렇게 시작을 해보고나서 하고싶다라는 생각을 한 것이었는데. 확실히 어떤 것을 계속해서 해나아간다는것은 구체화시키고 행동하지 않으면 안하게 되는가 보다.. 아마 다음에도 이걸 하고 싶다가 아니라 다음주에는 이 날 쉬니깐 이 날엔 꼭 가야겠어 였다면 좀 달라졌을텐데 말이다.


그렇게 많은것들을 애매모호하게 "다음에" "기회되면" "쉬게되면" 이라는 영역으로 보내버리는 와중에도 그나마 최근에 짬을 내어 책은 좀 읽었다는것이 안도감이 든다.. 또 EBS강의도 그랬다면 벌써 다 들었을텐데라는 안타까움도 있지만 말이다.

  물론 EBS강의는 촬영하는 것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될까에서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촬영과 관련된 광학을 다루는 부분이 한정적인것 같아서 조금 아쉽긴해서 안들었지만.. 핑계겠지..


지금도 "앞으로 쉬게되면" 이 아닌 "지금부터 짬날 때마다"로 생각해서 진행해보아야겠다.  


 무튼 나의 새로운 목표는 이전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 드론을 조종하는것인데 이전에 연습용 드론을 사서 연습해본적은 몇 번있었는데 이번엔 그냥 드론이 아닌 FPV드론으로 돈을 좀 써서 연습을 해봐야겠다.

FPV드론은 고글을 쓰고 드론의 시점을 보면서 조종하는 레이싱드론인데 이제 날씨도 점점 좋아지겠다 밖에서 하늘에 떠있는 드론 시야가 되어 보면 기분까지 좋아질것 같다. 여행가서 영상남기기도 너무 유용해보이고 말이다. 무엇보다 가볍고 휴대하기 편하고 배터리시간도 오래가지않아서 짧게 치고 빠진다는 장점도 있다. 무엇보다 액션씬의 촬영활용도가 높은 영역이라 그냥 드론보다도 메리트 있을 것 같고 단편같은 작업물이 액션일 경우 적은예산으로도 어떻게 좀 비벼볼만한 영상을 만들어볼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도 든다. 액션은 어쨌든 액션의 맛이 있어야하니깐 말이다.

막상 해보면 흥미가 떨어져서 안하면 어쩌나라는 걱정도 들긴하지만 그래도 뭔가 새롭게 해본다는 재미가 적지 않을것 같다.


정리를 조금 해보자면 지금부터 짬짬이 일하면서 읽어온 독서량을 조금 늘리고 읽은 책들을 차분히 정리하여 남기고 영화와 드라마를 더 유의하여 보고 글로써 좋았던 지점들을 남겨보고, 지금보다 맛있는 음식들을 만드는 재미를 느끼며 맛보고, 여행도 FPV드론이라는 확장된 영역에서의 즐길거리로 떠나보고 광학에 대한 책을 찾아보고 FPV드론을 이용한 액션씬 구상도 해보고 하다보면 유익한 시간이 있지 않을까?

독서량 늘리기 와 동시에 느낀점들 갈무리 꼭 해두기!

영화 드라마 더 유의해서 보고 레퍼런스 될 만한 것들 남겨놓기

맛있는 음식먹고 행복하기

여행가기 더 즐겁고 다이나믹한 방법으로 즐기기

광학공부를 할 만한 주제를 찾아보기

액션씬구상해보기

이렇게 정리를 해놓고보니 쉰다는 막연한 불안감들이 조금은 더 설레는 순간으로 맞이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웃긴점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이젠 책을 읽어도 영화를 봐도 기억이 잘 안남기 때문에 그때그때 꼭 정리하고 남겨두는 습관을 들이려고 한다는 점. 진짜 기억력 하나는 자신이 있었는데 지금은 잊어버릴까봐 걱정이 되어서 독서량 늘리기에서 갈무리로 바뀌었다. 감퇴되는 기억력은 아쉽지만 또 극복하는 법을 찾아가는 것이 내가 나를 좀 더 이해하는것 같기도하고 웃기다.

막연해서 더 두려웠던 쉬는 기간들을 앞으로는 하고 싶은것 들을 구체화시키고 행동으로 확장해나가며 설렘으로 바꿔나가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너의 취향이 나의 취향이 될때면 (유부된장국)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