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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썸프로 Aug 10. 2019

우리가 예술에 끌리는 7가지 이유

[명령하는 뇌, 착각하는 뇌] 뇌의 관점에서 보기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가?

인간을 이루는 생물학적 요소 중 가장 중요한 뇌를 이해하는 일은 인간을 이해하고 나를 이해하는 과정이다. 책의 한국어 번역본 제목은 <명령하는 뇌, 착각하는 뇌>이다. 이는 책에서 다루는 전체 주제들을 포괄하지 않은 협소한 의역이다. 번역자의 의도인지 출판사가 의도적으로 잘 팔리기 위해 자극적으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어찌 되었던 원서의 제목은 <The Tell-Tale Brain : A Neuroscientist's Quest for What Makes Us Human>이다. 즉, 458쪽에 상당하는 페이지를 할애하면서 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가’란 질문에 대한 답이다. 그 답을 찾기 위해 친절한 교수님이 질문을 던지고 상상 실험을 하고 다른 과학자들의 답안들을 함께 검토해본다. 뇌가 인지하는 시각, 공감각, 신경, 언어, 미학, 예술 등 다양한 영역을 통해 인간답게 만드는 뇌의 기능에 대해 알아본다. 그 중에서 예술 영역과 언어 영역을 들여다보자. 자는 인류가 진화함에 따라 뇌의 기능도 진화해왔다고 주장하며, 인간 손에 의해 탄생한 작품이 예술적이라고 느끼는 이유와 인간의 언어에만 있는 특징을 다루겠다.

 

예술은 외부 세계의 현상들 가운데 우리 자신을 찾고자 하는 우리의 욕망이 이룩한 업적이다
-리하르트 바그너


우리가 예술에 끌리는 7가지 이유

예술은 뇌에서 시각 영역 왕성한 활성화를 유도하고, 작품 이미지와 관련된 감정을 창조한다. 우리가 예술적이라 감탄하는 요소에서 뇌가 좋아하는 특성이나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 뇌는 다음 7가지 특성을 좋아한다.


1. 대조

빨간색과 초록색의 대비

대조는 미술이나 디자인에서 중요하다. 고대비 색상의 경계가 더 주목을 끄는 이유는 영장류의 기원으로 올라간다. 많은 열매들은 초록색 위 빨간색으로 되어 있어 영장류의 눈으로도 볼 수 있었다. 열매가 동물이나 새가 먹을 정도로 익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좋은 패션 디자이너는 서로 닮지 않은 대조되는 색을 이용해서 끝을 강조한다. 


2. 고립 (분리)

피카소 작

일종의 절제다. 화가들은 간단한 윤곽 또는 낙서가 컬러 사진보다 효과적임을 안다. 시각 처리과정의 초기 단계에서는 그저 선에만 관심이 있다. 뇌 안에 1,000억 개의 신경세포가 있더라도 특정 순간에는 작은 부분만이 활동적일 수 있다. 자동적으로 다른 것을 배제한다.


3. 까꿍놀이

무엇인가를 덜 보이도록 만들어 더 매력적으로 만드는 이른바 ‘까꿍놀이 원칙’이다. 샤워 커튼 너머로 비치는 벌거벗은 여인,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옷을 입은 여인은 전라의 여인보다 유혹적일 수 있으며, 몸의 일부분을 가린 남자가 완전히 벗은 남자보다 더 매력적일 수 있다. 우리는 은폐를 선호한다. 뇌는 수수께끼 푸는 것을 좋아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4. 우연의 일치에 대한 혐오

 우리의 뇌는 (a)보다 (b)를 좋아한다

뇌는 우연의 일치를 싫어한다. 두 언덕의 정가운데 있는 나무는, 오직 하나의 시점에서만 장면을 볼 수 있다. 그런데 B 그림에서는 여러 시점에서 장면을 볼 수 있다. 뇌는 우연히 설정된 한 가지 지점을 피하기 위해 포괄적인 해석을 찾으려고 한다. A 이미지는 뇌가 만족스러워하지 않는다.


5. 질서 정연

미술과 디자인에서 질서 정연함은 중요하다. 벽에 살짝 기울어진 그림은 비율에서 이탈했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부정 반응을 자아낸다. 깨끗한 양복 위에 묻은 먼지, 완전히 닫히지 않은 서랍 등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예들은 뇌가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한 것을 선호을 증명한다.


6. 대칭

대칭을 이루는 건축물

시각 시스템은 대칭성을 매력적으로 보고 비대칭성은 불안감을 준다. 시각은 물체를 발견하기 위해 진화했다. 시각 공간은 항상 물체로 가득 차 있다. ‘나무, 시내, 구름, 바위 등’, 뇌의 용량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어디에 주의를 집중해야 하는가? 자연에서 중요한 것은 ‘먹이-포식자’, ‘동종의 멤버-짝‘ 등을 의미하고 이 모든 대상은 대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때때로 대칭성의 부족이 더 호소력이 있는 때도 있다.


7. 은유

춤추는 시바신

언어에서의 은유법뿐만 아니라 시각예술에서도 은유가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좌뇌보다 우뇌로 시각적인 비유를 이해할 수 있다. 조각품은 우주의 춤, 우주의 움직임과 에너지에 대한 비유다. 예술가는 이를 묘사한다. 구불거리는 머리는 우주의 동요와 광란을 상징하고, 한가운데 있는 것은 시바의 고요한 영혼이다.


인간 언어, 다른 동물들과 다른 5가지 특징

이번에는 언어 영역에서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왜 차이를 내는지 그 5가지 특징에 대해 살펴보자. 이 또한 인간의 뇌가 처리할 수 있는 기능과 관련이 있다.

구사하는 어휘량 - 8살 아이는 600개 단어를 구사할 수 있다. 인간 다음으로 어휘를 많이 가진 베르벳 원숭이보다 수십 배가 넘는다

기능성 단어 - ‘만일 gulmpuk이 buga이면, gadul도 역시 같을 것이다’와 같은 문장은 의미가 없다고 해도 ‘만일’, ‘그때’와 같은 기능성 단어의 도움으로 맥락을 파악할 수 있다.

자유로운 단어 사용 - 지금 보이지 않는 것, 과거에만 존재한 것, 미래에 있는 사물이나 사건을 구사할 수 있다. 다른 동물은 ‘어제 나무에 달린 사과를 봤어, 익으면 내일 따기로 결정했어’와 같은 소통을 할 수 없다.

비유와 유추의 사용 - 타고르가 타지마할을 두고 ‘눈물이 시간의 빰 위로 떨어진다’라고 묘사하는 시적 표현력은 인간에게만 존재한다.

유연하고 반복적인 구문 - 5번째 특징에 대해 번역자의 해석으로 충분치 않아 이는 원서를 확인하고 추후 보완하겠다.


충동주문 했어요

책을 읽다 보면 번역자도 원서를 이해하면서 번역 한 것 같지 않다. 필자의 직무는 해외영업이다. 가끔 바이어 측이 통역자를 동반하면 ‘이번 미팅은 수월하겠구나’ 생각하며 한국어로 자유롭게 소통하지만 결코 통역자의 통역 오류를 발견하지 않은 날이 없다. 10번이면 10번 모두 크던 작던 오류가 있다. 오류가 발견되면 그때부터 중간에 끼어들어 직접적으로 바이어와 소통한다. 전하고자 하는 말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훨씬 정확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뇌 과학 전문 책임에도 불구하고 원서를 주문했다.


인간 뇌에 대한 깊은 이해를 기대한다

'이게 최선입니까' 중국어 통역사가 역하는 것을 들으면서 번, 번은 넘기다가 마지막은 정말 아무렇게나 말해버리는 모습을 보면서 기가 찼었다. 심지어는 하지도 않은 말을 지어내는 경우를 목격하기도 했다. 이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그 엉터리 통역사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뻔뻔하게도 아무렇지 않게 얼버무리거나, 부정확한 통역을 캐치하는 순간마다 화가 날때 직접 소통을 해왔다. 이 경험과는 또 다른 차원의 도전이다.  

전문 영역의 영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밖에 번역을 할 수밖에 없었던(마감기한에 쫒기셨을까) 번역자에 대한 원망은 뒤로 하고, 뇌 과학자(신경 과학자)가 전하는 메시지를 그대로 이해하고 싶은 욕망이 더 컸다. 원서라 그런지 주문에서 도착일 까지 거진 10일이나 걸리는 인내심을 발휘해야 한다. 원서를 읽다가 예상대로 아주 어려워서 되려 본 책의 번역자에게 감사함을 느낄 수도 있겠다. 원서로 저자의 언어를 그대로 이해하려는 시도가 실패든 성공이든 짧게라도 다시 한번 후기를 남기겠다.


번역의 품질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뇌과학 분야의 개척자, 신경과학계의 마르코 폴로는 저자인 V.S. 라마찬드란을 수식하는 말이다. 혁신적인 전문가가 펴낸 양서일지라도 양질의 번역이 동반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을 철저히 느끼게 해 준 책이다. 사실 번역이 잘못되었음을 발견하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번역체 어투는 애교였고 비문도 상당수 있었한국어가 아닌 표현은 심심찮게 발견되었다. 영어 원서를 읽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본 책을 통해, 출판사는 각 영역별(과학, 의학, 기술 등)로 전문 번역사를 고용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2차 검수, 3차 검수를 통해 매끄럽고 정확한 번역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매력적인 탐구 영역, 뇌과학

이러한 번역의 잘못 때문에 평소에는 절대 찾아보지도 않을 뇌과학에 대한 강의 영상을 계속 찾아보았다. 보완제로서 어떻게든 의미를 이해하려고 하는 과정이었다.  과학, 인간을 이해하고 나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복잡하지만 분명히 호기심을 가지고 탐구할만한 매력을 지닌 주제임은 틀림 .

 

참고 서적: 명령하는 뇌, 착각하는 뇌

예술적인 뇌 - 7가지 법칙 343 ~383 쪽

야자수 사진 364 쪽

언어의 진화 253~254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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