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 10분 알람이 울린다. 2시간쯤은 더 잘 수 있겠다 싶다. 조금 더 눈을 감고 있다가더디게 눈을 뜨고 손가락 하날 움직이고 상체를 일으킨다. 아침은 챙겨 먹어야지, 30초 만에 냉장고 속 아무거나 집어 들고 전자레인지에 데우고 재빠르게 입속으로 집어넣는다. 음식은 배를 급히 채우기 위한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아침을 먹으며 시계를 계속 체크한다. 5분이 늦어지면 지각해버릴 수 있으니까.
누가 월요일부터 금요일, 9시부터 6시가 일하는 시간이라고 정해 두었는가. 어째서 우리는 매일 비슷한 시각에 시루 자루 같은 전철 안에 끼여서 일률적으로 일터로 향하는 로봇이 되었는가. 코로나로 시대가 급격히 변하고 있다고 한다. 변화는 급격해도 체감은 천천히 온다. 2020년 여름 직장인 일상은 아직 사람보단 로봇 같다.
#딱 30분씩 더 느긋함 #사람다움
전날 알람을 모두 끄고 잠들었다. 평소보다 한 시간 늦은 7시에 눈이 떠졌다. Sia의 샹들리에를 들으며 ‘내일이 없을 것처럼 놀아야지’하고 다짐하다 새벽 1시에 잠들었으니 평소 수면시간보다 30분가량 더 잠을 취했는데도 몸이 한결 가뿐하다. 조금 더 눈을 붙이자 하고 이불속에서 꿈틀거린다.
‘아침으로 뭐 먹을까?’ 뭘 먹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한다. 그릇에 곡물 시리얼과 요거트를 담았다. 한 입씩 천천히 바싹 바싹한 시리얼과 발효되어 시큼한 맛이 나는 플래인 요거트를 음미하며 먹는다. 후식으로 제철 과일인 달콤한 복숭아도 깎아 먹는다. 딱 30분 더 생긴 여유가 주는 선물이다.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느긋함에서 ‘사람다움’이 생긴다. 단 하루 휴가를 낸 아침인데 충분히 풍요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