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개월쯤 어쩌다 연락이 닿은 초등학교 친구가 미국 박사과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유학 갈 준비를 하는 와중에 대기업 연구원에 지원서를 내고, 면접을 보러 다닌다고 했다. 어떤 신호 같은 것이었다. 그래, 친구가 멋있어 보였던 것은 결과가 어떻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그의 도전 속에서 하루하루 애쓰며 살고 있는 내가 보여,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지원서를 바탕으로 면접 예상 질문을 만들어줬다.
21년 9월 2일의 하늘
도전이란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해
새로운 단계를 위해 나도 도전해보고 싶었다. 도전을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결과가 어떻든 분명히 내게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렇게 지난 2주 간 퇴근 후와 주말 시간을 바쳐가면서 시간을 투자했다. 같은 시간에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음료를 시키면서 자동으로 튀어나와 작업에 집중했다. 그래 본 적 없는 사람이 그렇게 하기란 쉽지 않았다. 놀고 싶고, 쉬고 싶어도 참으면서 그리고 그 시간만큼은 내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기를, 바랐다.
21년 9월 2일의 하늘
바보 같은 걱정거리
선선한 가을이 훅 찾아왔구나를 느낄 수 있을 만큼 차가운 바람 때문에 새벽 3시에 눈이 깨졌던 오늘 직감으로 알았다. 지금까지 결과가 전해지지 않는다는 것은 내 작은 도전이 실패했다는 것이라고. 불현듯 지난날 걱정거리들로 머리가 뒤엉켜 잠을 못 이뤘던 밤들이 생각났다. 하필이면 공식적인 일정으로 바쁜 9월이어서 별도로 개인 일정을 빼기 어려운데 스케줄을 조정하지 못하면 어떡하나부터 시작해서, 벌여놓은 다른 프로젝트는 잘 마무리하고 싶은데 가능할까 등등. 한 마디로 바보 같은 걱정거리였다. 그러니까 도전의 길목에서는 미리부터 지레짐작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도 알았다. 상황에 그때그때 부딪치면서 하면 되는 거였다.
한계점에 부딪쳐봐야 어디쯤 왔는지 안다
도전 그 자체가 멋진 이유는 한 번 덤벼보는 것, 그러니까 최선을 다해 부딪치는 과정에서 내 한계점을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난 2주간 힘들게 달려온 시간들이 결코 헛되지 않다. 최선을 다했기에 더욱 후회도 없다. 도전장을 내놓지 않으면 모르는 거다. 이번 도전을 계기로 앞으로 더 채워나가면 좋을 것들, 보완할 것들을 알게 됐다. 미래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핵심 요소들을 몸소 느끼고, 깨닫게 해 주었다. 그래서 도전이란 건, 당장은 실패할지라도 미래의 성공을 품고 있는 것이 아닐까.
매일 같은 시각, 같은 장소, 같은 음료
인생은 한방이 아니라,다시 평범한 일상 속에서 조금씩 전진하는 것, 별것 아닌 일상이지만 한 걸음씩 차분이 쌓아가는 것, 그게 나한테 가장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