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7개월 동안 1억 만들기에 성공했다.
입사한 지 약 2년 7개월이 된 이 시점에 드디어 1억을 모았습니다. 정확하게 말한다면 1억을 만들었다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순순히 저축만으로 1억을 모은 것은 아니고, 주식 가치를 포함하였기에 1억을 만들었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어쨌든 원화로 표시했을 때 1억이라는 자산을 갖추었습니다. 20대가 지나기 전에 목표를 달성한 것이 스스로 뿌듯하고 자랑스러워서 기록으로 남깁니다.
1억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다른 사람들보다 유리한 환경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비교적 높은 연소득과 회사 기숙사에서 거주하며 거주비를 아꼈습니다. 회사 식당과 기숙사 식당을 이용하면 식비도 들지 않았습니다. 학자금 대출을 비롯한 다른 빚도 없었습니다. (부모님께 감사합니다.)
그러나 스스로 지출통제를 위해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2년 넘게 기숙사를 거주하면서 기숙사 내에 있는 햄버거 가게에서 햄버거를 사 먹어 본 적이 없습니다. 식당 메뉴가 맛이 없어도 무조건 긱밥을 먹었습니다. 가장 크게 지른 물건은 '아이폰 Xs'입니다. 그 이전 폰은 '아이폰 5s'였습니다. 거의 4~5년을 사용했었고, 아이폰 5s는 입사하고 나서도 1년 반을 더 썼습니다. (4.5인치 화면이 작은 건 안 불편했지만 용량이 16GB였던 것은 불편하더군요) 옷은 스파오 같은 SPA 브랜드를 주로 이용합니다. 저렴하기 때문이죠. 어떤 날은 그 달에 돈을 너무 많이 써서 국밥이 먹고 싶어도 안 먹었습니다. 그날 컵라면으로 저녁 때웠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차가 없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합니다.
사실 2년 7개월 동안 돈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입사 전부터 막연하게 1억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구체적인 행동계획은 없었습니다.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가장 갖고 싶었던 것은 BMW 3시리즈입니다. 한 때는 돈도 없으면서 차를 사고 싶다는 마음에 하루 종일 인터넷을 뒤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일확천금에 눈이 멀어서 주식으로 단타를 쳤습니다. 투자에 대한 마인드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죠. 물론 단타로 치던 주식투자(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운)는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수중에 돈이 많다 보니 쓸데없이 커피를 사먹고, 쇼핑하러 나가기도 했습니다.
2018년 하반기부터 돈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계기였는지는 자세히 기억나지 않으나, EBS 다큐멘터리 <자본주의>의 영향과 독서를 하던 중 돈에 대한 책을 읽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와 돈에 대해 조금 이해하고 나니 소비에 돈을 쓰는 것 보다 자산을 사는 데에 돈을 쓰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식투자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개별종목에 연연하지 않고 자산배분과 분산투자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초기에는 마이너스도 많이 봤습니다. 2019년 7월이 되어서야 누적 수익률이 흑자 전환되었습니다. 이 덕분에 30살이 되기 전에 1억을 만들기로 했던 목표보다 빨리 1억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1억 쯤 모이니 복리효과를 경험할 수 있더군요. 돈이 돈을 번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한 달 투자 수익이 저축 금액과 맞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잃는 것도 금방이더군요. 오늘 같은 급락장에서는 한 달 수익을 하루만에 반납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목표는 10억입니다. 1억의 10배이니 20년 70개월, 약 26년 쯤 걸리겠지만 복리효과를 기대하면 더 단축되겠지요. 그동안 배운 지출통제와 자산에 대한 시각을 꾸준히 업그레이드 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서 돈을 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으시거나, 금전적인 목표를 달성하고 싶으신 분들, 재테크에 입문하고 싶으신 분들이 계신다면 연락 주셔도 좋습니다. 특히 사회초년생 분들께 제 경험을 통해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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