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목적이나 기대 없이 우연히 만난 대상에게서 깊은 영감을 받는 일이 종종 있다.
내게는 대학교 전공으로 선택한 농업경제학이 그런 대상이다.
역사학과 또는 고고학과를 가고 싶었는데
99학번부터 인문학부로 모집되는 바람에 특차에서 탈락했다.
영문과가 인문학부에 같이 있었고 IMF로 성적이 좋은 친구들이 지방 국립대로 몰렸기 때문이다.
재수는 하기 싫어서 정시 모집에 안전빵으로 넣은 곳이 농업경제학과였다.
1학년만 다니고 2학년 때 전과를 할 생각으로 입학했다.
그러나 난 농업 경제학사 학위를 받았다.
내가 농업경제학에서 받은 감동으로 전과 대신 졸업을 하게 된 것이다.
시민혁명 이 전에 자원 배분의 주체는 군주나 국가였다.
혁명이 되면서 자원 배분은 시장의 역할이 되고 이를 연구하는 학문이 경제학이다.
경제학과 농업경제학의 가장 큰 차이점은 농산물에 대한 개념이다.
경제학에서는 상품일 뿐이지만 농업경제학에서는 상품 이상의 가치로 간주한다.
풍년이 되면 수출이 가능한 상품이지만 흉년이 되면 무기가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국가가 일정 수준의 식량 자급비율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농업경제학인 것이다.
내가 대학교를 입학하고 수업 시간에 가장 많이 듣던 화두가 새만금 간척지구를 당초 계획인 농지로 해야 하는데 산업단지로 변경한 것에 대한 문제점이었다.
대표적인 농업국가인 유럽과 미국은 코로나 19로 큰 곤경에 처해있다.
거기에 중국도 홍수로 올해 농사는 흉년이 예상된다.
각 국에 흉년이 들면 국제 곡물 시장 등은 없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마스크 부족 사태보다 더 큰 국제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
뉴스에서 미국이 유럽이나 캐나다로 갈 마스크를 가로채는 것을 보고 이제 농업경제학의 시대가 온 것인가...라는 생각을 했었다.
최근 한국판 뉴딜에 농업이 포함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공장식 논 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 말이다.
또한 드론 및 AI를 활용해 고된 노동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도 개발하고 말이다.
예를 들면 드론이나 로봇으로 농약 뿌리기, 카메라가 잡초를 촬영하면 AI가 잡초 제거 시기를 알려주는 것 들 말이다.
난 대기업이 농지를 소유하고 농업에 뛰어드는 것은 농업경제학 입장에서 반대한다.
그 들은 위기 상황에 농산물을 상품으로만 간주할 우려가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파트 분양시장 보면 이해가 쉽다.
그러나 농업기술과 농산물 가공 기술 분야는 적극 진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골에서 전통 기법으로 농업에 종사하시던 분들이 돌아가시면 우리에게도 큰 재앙이 닥칠 수 있다.
이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농업 뉴딜!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