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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연아빠 Jul 22. 2022

초등 1학년 생의 코로나 감염 후기

부모 입장의 체험 수기

놀랐다!

매우 놀랐다!

2019년 12월부터 2022년 4월

이 엄혹한 코로나 확산 시기에도

감염자 1도 없던 우리 가족에 코로나 환자가 발생한 것이다.


수요일은 아내가 늦게 귀가했다.

(직장에서 야간행사가 있었다.)

그날은 아들의 방학식 날이기도 했다.

오후 2시부터 아내가 귀가한 밤 10시까지 아들과 함께 했다.

아내가 귀가하면 아들을 곧바로 잠자리에 들도록 하기 위해 아들과 샤워를 했다.

다만 양치질만은 아들 혼자 하게 하였다.

아들이 양치질을 잘 했나 보기 위해 검사를 했다.


(나) 아들, 아~해봐.

휴대폰 플래시로 아들의 입 속을 비췄다.

그런데 목젖 뒤 점막에 빨간 점 들이 보였다.

방학식 행사로 영화관을 다녀온 날이라 왠지 불안했다.

그날 뉴스에 코로나로 사망한 초등학생 소식에 더 그랬다.


(나) 아들, 목 아파?

(아들) 아니, 괜찮아. 아빠, 엄마는 언제 와?

(나) 아들, 오랜만에 검사 한 번 하자.


신속항원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

안도는 했으나 아들에게서 느껴지는 미열에 찜찜했다.


(나) 아들, 내일 아빠랑 병원 가자. 태권도 학원은 쉬고!

       그리고 엄마는 곧 오실 거야.

(아들) 어, 알았어.


이다음 사건은 관계의 중심 편에 있다.

속상한 마음에 출근을 했는데 10시경에 아내 문자를 받았다.

'여보, 코로나 양성이래.'

난 바로 전화를 걸었다.


(나) 당신은 어때요?

(아내) 나는 줄이 길어서 못했어요.

           대면 진료를 받고 오려고 했는데

           코로나 대면진료는 오전 10시 50분부터라고

          해서 일단 집에 왔어요.

           회사에는 다음 주 월요일까지 쉰다고 했고요.

(나) 알았어요. 나도 바로 갈게요.


복무 담당자에게 물어보니 공무원 기준으로 이렇다.

밀접접촉자로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하는 날은 공가

확진이면 확진 판정받은 날로부터 7일간 병가


공가를 내고 집에 오니 아들의 열은 더욱 높아져 있었다.

병원에 가니 13명 정도가 대기 중이었다.

(아내) 여보, 진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요.

           당신은 옆 이비인후과에서 먼저 PCR 검사받고 와요.

           당신 받고 오면 내가 다녀올게요.

(나) 그래요. 다녀올게요.

       다행스럽게도 나는 음성이었다.

       급히 소아과로 향했다.


(아내) 이제 앞에 5명 남았어요.

           나도 다녀올 테니 진료받고

          다른 곳으로 갈 거면 전화 주세요.

(나) 그렇게 합시다.


아내가 이비인후과로 가고 약 20분은 더 기다린 것 같다.

왜 이리 오래 걸리나 했더니

병원은 코로나 확진인 아이들에게 입원을 권유했다.


(나) 입원은 바로 가능한가요?

(의사) 네, 환자가 많아서 1인실은 빈 방이 남아야 가능하고 3인실은 있어요. 다만, 확진된 아이들끼리 배정합니다.  

(나) 그렇다면 아이들만 병실에 둬야 하는 건가요?

(의사) 보호자 1분은 함께 계실 수 있어요.

(나) 아들이 꼭 입원을 해야 하는 상태인가요?

(의사) 백신 미접종자이고 고열에 심장박동도 빨라요.

           위급상황이 되면 병원에 계셔야 좋을 거예요.

(나) 네, 입원하겠습니다.


1층 대면 진료실에서 4층 접수계로 올라갔다.

입원 전 진료를 다시 받아야 한다고 해서 대기를 했다.

그때 아내에게 음성이라는 문자가 왔다.

  

나도 아내도 음성인데 어떻게 해야 하지?

고민으로 머리가 아팠다.

일단 아내에게 병원 4층으로 오라고 했다.


진료 후 배정 병실에 가보니 내가 남을 수는 없었다.

2 아이의 보호자 모두 엄마들이었다.

마스크를 벗고 있어서 이 분들도 양성인가 싶었다.


(아내) 여보, 토요일에 퇴원하라고 하니 내가 있을게요.

(나)... 여기서 당신도 감염되면 어떻게 하지?

       오늘 밤이라도 열이 내리면 퇴원한다고 할까?

(아내) 지금 상태 보면 어려울 것 같아요.

          당신은 집에 가세요.


집에 오니 아내에게 문자가 왔다.

여기 아이들과 함께 있는 엄마들도 음성이라고 말이다.

매일 아침마다 pcr검사를 받고 있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말이다.

무엇인가 많이 느슨해진 병원 분위기에 더 걱정이 되었다.


하루가 지난 오늘, 아내에게 다시 문자를 받았다.

pcr검사 결과, 음성이란다.

아들 상태도 좋아져서 토요일에 퇴원하자고 했다.

그리고 3인실 입원비는 코로나 치료 정부지원으로 무료이고

보호자 입원에 따른 식대, 수액 등 치료제는 보호자 부담이라고 한다.


아들 상태가 좋아졌고 아내가 음성이라 정말 다행이었다.

또한 치료비도 내가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이라 안심이었다.

다만, 중환자실로 가야 하는 상황이라면...가계 부담이 상당할 수 있다.


이 글을 보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다.

코로나로 중환자만 아니면 경제적 부담은 가능한 정도이다.

다만, 보호 필요한 노약자가 있다면 머리가 복잡해진다.

그러니 노약자는 꼭 백신 접종을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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