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스콜의 나라, 싱가포르

by 슈오

싱가포르 공항에 내리면서 둘러본 창이 공항은 너무나 놀라웠다. 넓게 보이게 만든 설계 하며, 공항 내에 야자나무가 심어져 있어 다른 세계에 온 것만 같았고, 화이트와 그린의 배합은 정말 깨끗해 보여서 청아한 느낌이었다.

공항 안을 둘러보며 입국심사까지 마치고 밖을 나와 짐을 찾으러 움직였다. 빙빙 돌고 돌아온 우리의 캐리어에게 숨 쉴 틈 조차 주지 않고, 빠르게 지하철을 타러 이동했다. 싱가포르의 하늘은 벌써 개어있었고 햇빛까지 비췄다. 1시간도 안되어 이렇게 날씨가 변하다니. 역시 스콜의 나라 다웠다.



우리의 15일의 일정 중에서 2박 3일밖에 되지 않은 싱가포르는, 서울과 인천의 반 정도를 합친 크기 정도의 작은 나라이다. 싱가포르는 첫 방문인 데다 TV나 영화, 인터넷 그리고 주변의 이야기에서만 접해 봤기 때문에, 크기가 가늠이 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우리의 일정은 힘들지만 캐리어를 끌고 일정 관광지까지 둘러보고 숙소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싱가포르는 여행객이 많아 그런지 관광지만을 둘러볼 수 있는 시티투어 버스가 따로 있었고, 우리는 그 버스를 타기 위해 첫 번째 목적지인 시청역으로 향했다.


우리의 선택은 히포 버스였다. 빨강, 노랑, 파랑 세 가지 색의 라인 별로 관광지를 도는데, 티켓만 있다면 우리는 어디든 갈 수 있었다. 구매 일을 따라 언제든 내렸다 타기를 반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돈이 없는 여행자에게 관광지를 빠르고 쉽게 둘러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었다. 게다가 이층 버스를 한 번도 타본 적이 없는 내게, 이 히포 버스는 이층 버스를 탈 수 있다는 로망까지 이뤄주는 최고의 이동수단이었기 때문에 시티홀 역으로 가는 내 발걸음은 가볍기 그지없었다. 표를 구매하고 지하철을 들어섰을 때, 길을 잃을까 봐 노선도를 찾았다. 찾은 지하철 역 노선도 표지판에 다양한 언어가 쓰여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말레이어, 중국어, 흰두어, 영어 네 가지로 쓰여있는 지하철 표지판을 보고 나는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싱가포르는 관광객을 위해 이렇게까지 배려하는구나 하고. 나중에 알았지만 이는 자국민을 위한 것이었다. 물론 관광객들을 위한 것도 있겠지만.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와 함께 다인종들이 모여사는 나라이며, 주로 중국계, 말레이시아, 인도계가 주된 인구층이기 때문에 각각의 언어와 공용어인 영어, 총 4가지 언어가 표시되어 있던 것이었다.


표지판에서 느낀 감동을 뒤로하고 내 캐리어의 바퀴는 수명을 다했다. 덜커덕 거리는 캐리어 끌기가 불편해 30kg 가까운 캐리어 옆으로 돌려 들었다. 지하철을 벗어나자마자 쪄오는 싱가포르의 습기와 캐리어의 무게에 나는 웃음을 잃었다. 동남아 여행을 좋아하는 나는 내 좋아함과는 다르게 더위에 쥐약이었다. 습기와 열기로 등이 땀범벅이 되자, 얼른 얇은 옷으로 갈아입고 싶어 졌다. 언니와 나는 캐리어를 끌고 화장실로 들어가 얇은 옷으로 갈아입고 나와 우리의 목적지인 히포 버스 매표소로 향했다.






우리는 위치만 알고 갔지, 온라인으로 예약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온라인으로 예약을 했다면 더 저렴했을 텐데.

우리는 처음 이 버스가 환승이 가능하다는 것을 모르고 원데이 티켓을 구매했다. 구매하자마자 노선도를 보며 환승이 계속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돼 환불 후 재구매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아쉬움만 남긴 채 우린 내일은 지하철을 타고 다니기로 결정하고 버스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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