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기업 스스로 고객을 불러오다.
우리 회사는 G-FAIR KOREA 2019의 총괄 운영과 홍보를 맡아 지난 5개월간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10월 31일 목요일부터 11월 3일 일요일까지 4일간 킨텍스에서 개최된 G-FAIR 2019는 2018년보다 관람객이 180% 상승하며 지난해의 약 2배를 기록했다. G-FAIR는 어떻게 관람객을 두배로 늘릴 수 있었을까?
우리는 일자별 고객들의 방문 현황과 특성을 우선적으로 분석해 보았다. 주목할 만한 점은 소비재 전시회임에도 불구하고 목요일과 금요일의 방문객이 작년보다 약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점이다. 보통 소비재 제품을 사고파는 전시회의 경우에 주말 관람객에 집중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G-FAIR는 목요일과 금요일, 즉 비즈니스 데이에 방문한 관람객이 전체의 약 70%를 차지했다. 그리고 그 고객들은 대부분 참가기업들이 직접 불러들인 비즈니스 고객들이었다.
G-FAIR를 기획하면서 우선적으로 고심했던 것은 다른 경쟁 전시회보다 더 낫게 만들기보다 오히려 완전히 다른 전시회로 만들자는 것이었다. 특히나 G-FAIR는 100% 중소기업들이 참여하는, 중소기업의 마케팅을 위한 전시회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소기업들의 취약점인 홍보 마케팅의 기회를 전시 개최 이전부터 그리고 부스를 벗어나 전시장을 폭넓게 활용하게 하는 것이 필요했다. 우리는 홍보와 마케팅 프로그램을 패키지로 구성하여 'G-FAIR MARKETING PACK'를 만들고 이를 브랜드화하여 G-FAIR가 단순 판매가 아닌 종합 브랜드 마케팅의 장임을 알렸다.
마케팅 팩에 기반하여 G-FAIR는 전체 전시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데 우선점을 두고 전체 약 1,200 부스 32,000 sqm의 공간을 전시 참가업체의 마케팅 스케일을 넓히기 위해 구성했다. 우선적으로 G-FAIR AWARD를 신설하고 25개사를 선정하여 전시장 가장 입구 쪽에 AWARD WINNING ZONE을 설치했다. 규모가 큰 전시회일수록 전시장에 방문하는 바이어나 기자들은 전체 부스를 다 둘러보기 전에 항상 올해 가장 우수한 기업들을 선별해서 파악한다. AWARD 수상기업들은 그해의 가장 우수한 기업으로 인정을 받은 곳이므로 바쁜 기자들과 바이어들이 우선적으로 방문하는 곳이다. AWARD 수상기업들의 제품은 가장 먼저 주목받았고 가장 많은 노출과 홍보 효과를 누렸다.
어워드 존 구성 이외에도 기업들이 바이어나 참가업체 간 교류를 통해 각종 협약식이나 Ceremony 등의 행사를 직접 전시회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했다. 사무실의 어두침침한 회의실을 벗어나 전시장의 넓은 공간에서 세리모니를 개최하면 또 다른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노출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해당 기업의 홍보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4일간 무료로 개방한 이 공간에서는 매일 2-3개 이상의 협약식 및 기업 행사가 개최되어 중소기업들의 마케팅을 지원했다.
또한 중소기업들이 1-2개의 작은 부스를 벗어나 직접 무대 위에서 연사가 되어 제품과 기술을 발표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기존 세미나장이 전시장 후미진 곳에 배치되어 있던 것과 달리 G-FAIR는 광장 형태의 공간을 전시장 한가운데 배치하고 원형 무대를 세워 무대 위의 기업들이 전시장 어디서도 주목받을 수 있도록 기획했다.
아무리 전시회 준비를 잘했어도 참가 기업들이 활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우리는 김해, 대전, 고양, 서울, 수원 등 총 5개 지역에서 G-FAIR의 참가기업을 대상으로 사전에 전시 마케팅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결과적으로 어떻게 전시회란 플랫폼을 활용할 것이냐에 대한 해답을 주최자가 아니라, 전시 참가 기업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 기회였다.
이렇게 5개월간 참가 기업이 중심이 되는 마케팅 프로그램과 공간을 구성하고, 전국을 돌며 진행한 전시 마케팅 교육은 참가기업 스스로 고객들을 불러오게 하는 효과를 낳았다. 전시회에서 기업들이 부스에서 보여주는 것 그 이상의 마케팅 기회를 가지게 됨으로써 자신 있게 고객을 초청한 것이다. G-FAIR는 전시회가 단순히 제품 판매나 계약의 장이 아니라 종합적인 브랜드 마케팅의 공간이 될 때 기업이 의욕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 프로젝트였다. 더구나 공유와 구독경제로 아무것도 필요가 없는 이 시대에, 온라인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이 시대에 전시회는 판매가 아니라 교류의 중심이 되어야 존재의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전시 공간이 기업들의 마케팅 행동을 유도할 수 있을 때, 전시회는 21세기에도 살아남는 브랜드 마케팅의 장으로서 가치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