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위한 전시 마케팅 노하우
전시주최자와 참가업체는 애증의 관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주최자는 부스를 팔아야 하고, 참가업체는 부스를 사는 고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시회를 한번 나가고 말 것이 아닌 이상, 장기적 관점에서 참가업체와 주최자는 단순한 거래 상대가 아니라 지속적인 마케팅 파트너이다.
주최자로서, 또 참가업체로서 10여 년 이상 전시회를 경험해본 결과,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고의 효과를 높이는 전시회 참가 전략을 몸소 깨닫게 되었다. 실상 이것은 트릭도 아니고, 조금만 생각하면 주최자와 참가업체에게 모두 윈-윈 하는 방법이다. 참가업체는 전시 주최자를 단순히 전시회를 관리하는 기획자로만 생각하지 말고, 우리 회사의 마케팅을 도와주는 파트너로 생각을 해야 한다. 우리는 컨설턴트에게 돈을 주고라도 회사의 전략을 맡기려고 한다. 전시 주최자는 가장 역동적인 오프라인 마케팅을 도와주는 마케팅 컨설턴트이다.
우리가 전시회 참가신청서를 제출하면 보통 아래와 같은 서비스를 받게 된다.
지난 전시회의 참관객 정보(참관객 수/관심분야/지역/만족도 등)
과거 전시 참가업체 리스트
언론 기사나 기자 리스트
수출상담회/컨퍼런스 등 바이어 프로그램
부스 사이즈나 위치, 부스 가격 네고
부스 디자인/간판 등 부스 디스플레이
전시회 참가 홍보를 위한 홍보자료
하지만, 만약 주최자와 친해지게 되면, 다음과 같은 생각지도 않았던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1. 타 참가업체의 참가 취소에 따른 더 좋은 부스 배정
2. 전시주최자의 홍보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 (언론 인터뷰/개막식 VIP 관람 동선상 방문/오만찬 참석 등)
3. 스폰서십 등 노출이 유리한 채널에 홍보 기회
4. 협약식/계약식 등 현장에서 ceremony를 위한 공간 배정
5. 타 참가업체와의 네트워킹 주선 (해외 참가업체 및 바이어 등)
6. 컨퍼런스의 연사 발표 기회(기조연설/컨퍼런스 세션 등)
7. 전시 마케팅 교육 참여 기회
8. 전시회 규정의 유예 등
9. 기업 자체 이벤트를 위한 공간 및 시간 배정, 동시 개최 등
강의를 진행하면서 줄곧 강조하는 것이 '주최자와 친해지라'는 것이다. 기업 전시 담당자들은 부스 신청서도 메일로 보내고, 그 후부터는 몇 번 전화통화로 업무를 해결하고선 현장에서 처음 주최자와 만나는 것이 보통이다. 때로는 주최 측 실무자는 보지도 못하고, 현장에서 도와주는 스태프들만 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부스 신청서를 하나 내더라도, 무조건 주최자 사무실로 찾아가서 주최자와 만나야 한다. 생각해보자. 위와 같은 혜택들을 모든 참가업체에게 똑같이 줄 수는 없다. 아니, 불가능하다. 수백 개에서 많게는 수천 개가 넘는 참가업체들에게 위의 혜택을 제공한다면 그 담당자는 아마 병원에 실려가야 한다.
결국 몇몇 소수의 참가업체만이 전시 주최자로부터 '부스 그 이상'의 전시회 참가 혜택을 누린다. 전시 주최자와 친해지는 이유는 결국 '전시회 전체를 플랫폼으로 활용하기'위해서이다. 주최자 입장에선 한 부스를 신청했건 열 부스를 신청했건 똑같은 고객이다. 고객이 전시회를 통한 마케팅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 주최자는 당연히 기업을 도와줄 용의가 얼마든지 있다. 문제는 참가업체가 프러포즈하지 않는 것이며, 결국 제안하는 자만이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컨퍼런스의 연사 구하기는 주최자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항상 전시회 홈페이지에서 컨퍼런스 프로그램이 제일 늦게 업데이트된다. 프로그램을 진행할 연사와 주제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마지막에 어느 대학 교수나 연구원 박사가 자리를 메꿔 발표를 한다. 재미없다. 흥미도 없는 고리타분한 학구적 컨퍼런스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만족시키지 못한다. 하지만, 듣는 이의 심장박동을 뛰게 할 만한 신기술이나 신제품을 발표하는 컨퍼런스는 업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보지 않을 수 없다. 컨퍼런스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싶다면, 당장 주최자를 만나야 한다.
현대자동차는 서울모터쇼 기간 중 전시회가 끝난 후 야심한 시각에 부스에서 나이트 파티를 열었다. 이는 전시회가 보통 10시-6시까지 운영되지만, 실제 전시장의 문은 아침 8시부터 저녁 늦게까지 개방된다는 것을 주최자가 알고 허용해 주었기 때문이다.
또 어느 업체는 이벤트 무대가 정해진 프로그램 시간 이외 비는 것을 알고 주최자와 협의하여 별도의 프레젠테이션 행사를 개최했다.
전시회는 단순히 부스 안에서의 상담이 다가 아니다. 전야제, 개막식, 컨퍼런스, 공연, 어워드, 체험 이벤트, 만찬, 전시회, 관광프로그램 등 오프라인 마케팅의 종합 플랫폼이 바로 전시회이다. 결국 전시회 전체 플랫폼을 통해 만들어진 콘텐츠가 기업에게는 1년 동안 활용할 수 있는 위력적인 마케팅 콘텐츠가 된다.
단 한 부스를 신청하더라도, 전시회 전체 플랫폼을 쓸 줄 아는 당신이 진정 마케팅의 고수가 될 것이다.
전시회를 참가해서 뭐라도 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주최자 사무실을 찾아가 담당자를 만나라. 그는 당신에게 전시회가 갖고 있는 놀랍고도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을 전해줄 것이다. 이것이 참가업체가 주최자와 친해져야 하는 이유이다.
서강대 경영학과와 핀란드 헬싱키 MBA를 졸업하였다.
킨텍스 1기로 입사, 10년간 전시장 운영과 전시회 유치, 기획 업무를 하고 퇴사하였다. 그 후 창업하여 '별에서 온 그대' 드라마 전시회로 중국 관광객 11만 명을 유치하였다. 2015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미래 전시 어드벤처' 부문 장관상을 수상하였다. 현재는 전시회 참가 기업을 위한 전시마케팅 강의와 기고 등 전시 컨설팅 일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 '이형주의 전시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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