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위한 전시 마케팅 노하우
기업이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가장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항목은? 단연코 부스 임차와 제작 비용이다. 지난 '전시 참가 예산 짜기' 글에서 보면 전시부스 임차비는 전체 항목에서 가장 큰 28%를 차지한다.
전시 담당자에게는 전시회 준비중 부스관련 내용들이 가장 우선적일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2-3회에 걸쳐 부스 위치 선정, 부스 사이즈 및 디자인 등 참가 목적에 맞는 부스 결정하기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위치 정하기는 부스 신청 시 가장 고려해야 할 대상 1순위다. 오프라인 매장을 열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입지 선정'이듯이 부스도 3-4일짜리 매장이라고 보면, 전시장 안에서 입지 선정은 매우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어느 위치가 가장 최선의 위치인지 정확하게 나누는 기준은 없다. 전시산업 관련 보고서나 대학원 논문들에서 몇 번 다룬 적은 있으나, 그 어느 것도 명확하게 부스 위치가 달라짐에 따라 참가 성과나 트래픽이 두드러진 차이를 보인다고 밝힌 것은 없다. 결국은 참가기업의 선호나 전시회의 특징에 따라 전시 담당자가 주최자와 협의해서 결정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좋은 위치라고 하는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1) 전시장 입구 또는 출구 근처
전시장 입구와 출구는 가장 명확한 프라임 위치라고 봐도 된다. 관람객이 들어오는 입구와 출구 쪽 부스는 모든 관람객의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전시회 출입구를 단일화하는 경우, 그리고 동선 분리를 위해 입구와 출구를 분리하는 경우 양쪽 어디라도 관람객이 지나가는 루트상에 있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라도 트래픽에 대한 목적을 둔 경우라면, 출입구 근처의 위치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2) 휴게공간 또는 카페테리아 근처
전시장 내의 카페는 늘 붐빈다. 하루 종일 부스에 서 있어야 하는 참가업체나 관람객에게 카페 앞 휴게 공간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거나 잠시 쉬면서 전시회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 이러한 휴게 공간 주변에 위치한 부스들은 자연스럽게 앉아있는 관람객들에게 노출되기 때문에 가장 선호하는 위치 중의 하나이다. 보통 부스 이벤트나 데모 행사가 많이 필요한 참가업체들이 이곳을 선점하면 자연스레 무대와 객석 간의 구도가 형성되기 때문에 홍보 효과가 크다.
3) 경쟁업체 근처
경쟁업체 옆에 부스 위치를 선정하는 것은 상당히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이다. 대개 경쟁업체가 나란히 마주 보거나 옆에 서 있는 경우는 서로 자웅을 다투고 서비스나 기술적 측면에서 업계를 리드하는 경우이다. 대표적인 예가 삼성-LG 간 위치 선정이다. 양사는 전자업계에서 수십 년을 리딩기업으로 끌고 와서인지 전시장 내에서도 항상 맨 안쪽에 마치 산맥처럼 버티고 서 있다. 물론 스마트폰이나 가전 등 서로 위치가 조금씩 다른 분야에서는 이렇게 서로 마주 보고 서지 않는다.
우리 회사의 제품과 기술력에 자신이 있고,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면 이렇게 경쟁업체 옆에서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여도 좋다.
4) 경쟁업체와 멀리 떨어진 곳
2017년 CES 전시회의 가장 큰 특징은 '중국 업체의 약진'이었다. 전체 참가업체 중 약 1/3이 중국 업체였을 정도로 AI, 드론, IOT 등 첨단 기술로 무장해 등장했다. 과거 전시회에 참가해 삼성이나 LG 기술을 카피해 가던 시절은 이미 지났다. 중국 굴기의 현장이다. 세상이 바뀌었다.
이렇게 동종 업계가 한자리에 모이는 전시회는 어떻게 보면 우리 회사 정보가 가장 노출되기 쉬운 공간이라고도 볼 수 있다. 제품이나 기술 등을 출시 전에 관람객이나 바이어에게 테스트해보고 싶을 경우, 경쟁업체의 등장은 달갑지 않다. 경쟁사가 우리 회사보다 한 수 아래로 생각될 경우 역시 근처에 있다면 부담스럽다. 스탭 교육이 제대로 안되어 있다면 비밀스러운 정보를 빼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쟁업체와 일부러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부스 마케팅에 도움이 될 경우도 있다.
서두에도 얘기했지만, 부스 위치 선정에 정확한 기준은 없다. 비슷한 전시라도 주최자의 성향, 배정 타입에 따라 좋은 위치는 달라질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참가하기 이전 전시회를 둘러보거나, 같은 전시장에서 열리는 다른 전시회를 한번 가보는 것이다.
보통 업체 배치는 참가 신청순, 부스 면적 순, 재참가율, 그리고 정해진 품목 카테고리 내에서 배정하는 경우가 많다. 소비재 전시회의 경우는 바이어나 관람객이 일반적인 품목별 쇼핑(백화점 방식)에 익숙하기 때문에 전시회도 그런 스타일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
부스 위치가 전시성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 결과는 없다. 그러나 목이 좋은 곳은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법이다. 좋은 위치를 얻기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그리고 우선적으로 주최자와 만나야 한다.
단순히 도면을 보고 좋다고 결정하지 말고 배정 기준이나 현장에서의 동선 등 주최자와의 상담을 통해 최적의 위치를 협의하자.
Written by 이형주
Venue Marketing Consulting Asia(VMC Asia) 대표
-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과 한국전시산업진흥회 등에서 Venue(박물관,미술관, 컨벤션센터 등) 마케팅 및 중소기업의 전시마케팅을 강의하고 있다.
- 킨텍스 1기로 입사, 10년간 전시장 운영과 전시회 유치, 기획 업무를 하고 퇴사하였다. 그 후 창업하여 '별에서 온 그대' 드라마 전시회로 중국 관광객 11만 명을 유치하였다. 2015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미래 전시 어드벤처' 부문 장관상을 수상하였다.
- 서강대 경영학과와 핀란드 헬싱키 MBA를 졸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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