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선언을 한 다음 날부터, 그는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아니, 나갈 수 없었다. 마치 세상이 자신을 향해 날카로운 시선을 던질 것만 같았다. 전날까지도 일하던 자리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그들이 나를 어떻게 이야기할지 상상만 해도 몸이 움츠러들었다. "무책임하다", "도망쳤다", "결국 그렇게 됐군" 같은 말들이 등 뒤에서 맴돌 것만 같았다.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어제와 같은 천장인데, 어쩐지 더 무겁고 답답하게 느껴졌다. 모든 것이 끝난 것 같았다. 그러나, 동시에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 회사라는 작은 세계를 벗어났지만, 바깥의 더 큰 세계 앞에서는 오히려 더 작아진 기분이었다.
집에만 있겠다고 말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세상은 생각보다 더 잔인했고,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무게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는 덧붙였다. "완전체가 되어 나가겠다."
완전체. 그 말은 자신을 향한 일종의 약속 같았다. 지금은 부서진 조각처럼 느껴지지만, 언젠가 다시 모양을 갖추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완전체라는 것이 어떤 모습인지, 어떤 기준으로 완전해질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자신이 생길 때? 새 직장을 구할 때? 다시 사회 속에서 당당해질 때?
사람들은 실패를 ‘넘어져서 일어나야 하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때로는 그냥 넘어진 채로 있는 것도 필요하다. 바닥에 닿아보아야 자신이 어디서 떨어졌는지, 얼마나 아픈지를 알 수 있다. 그는 지금 그 과정 속에 있다.
시간이 지나면, 어느 순간 그는 스스로 깨닫게 될 것이다. 완전체라는 것은 실수를 극복한 사람이 아니라, 실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무게를 견디며 다시 걸어 나올 때, 그는 이미 ‘완전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