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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선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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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 Jan 19. 2021

순수




찬 바람이 불어왔다.
눈송이는 별처럼 쏟아지고
세상은 천천히 갇혀서
정지되고 있는 버튼이 눌렸다.
각자 변해가던 그 무엇들에게
따뜻한 위로처럼
건너오는 마음들

사라져 만질 없는 것들에게

남겨져 버린 들에게

하늘 아래 모든 이들이 그랬다.

깜빡 놓쳐버린 눈을 아쉬워하거나

찰나의 하얀 눈이 소리 없이 저물면

어느 마음 한 자리는

먹먹해지는,

어제가 그랬다.

그래서 밖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들썩였고

주섬주섬

정처 없는 마음 따라 달렸다.

너무도 근사했던

그곳의 하얀 공기가 온다.

오늘 아침 내 곁으로

바라보았다.

시리고 하얀 신기루 같은

눈빛을 마주할 때

차마 보일 수 없던 마음 곁에

빛나게 녹던 그 무엇이

뭉클해질 때까지

거기 있었다.

오로지 빛났다.

도무지 눈부신 시간

내 가까이

이런 곳이 있었다는 사실은

문득 기쁨이었다.

주저 없이 연결되어 갔다.

머뭇거림이 없다.

한동안 눈이 되었다.

호수가 얼고

그 얼음 위로 눈이 내리면

포근해졌다.

온 세상이 맞닿은 그곳이 물들면
푸른 것도 갈색 빛도
다, 우유빛깔이었다.

순수,

아득히 빛나던 결정체

숨결 그대로
닿은 날이 내게 온 날을
그리는데
단숨에 뜨겁다.


아직도 이어지는 숨결,
아직도 도달할 수 없이 빛나는 삶에게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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