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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 Jul 24. 2021

어쩌다,

청도 가는 길이었다. 아주 오랜만인데도 이 길은 언제나 푸르렀다. 계절이 오고 가고 또 와서 여름이 오면 산속 깊이 울창하다. 달리는 길 앞으로 옆으로 덮치듯 숲이 와서 마치도 혼자 푹 갇혀서 달리는 기분이 참 좋다. 그저 자발적 고립 같았다.

원래 가창댐 주변을 돌아볼까 했다. 그리고 근처 동제미술관을 다녀올까 했는데. 실천은 신호등 앞에서 우회전을 해야 하는 찰나에 바로 직진했다. 순간 알 수 없는 희열은 직전 해방 같았다.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되는 것들로 행복할 수 있다는 특별함은 어떤 희소성 같아서 소박한 진짜 자유 같아서였다.



그 길을 달려 찾아간 곳은 처음 가보는 카페였다. 일단 직진 후 잠시 멈춰 공간을 찾았다. 단지 우연히 카페 입구 양쪽으로 높이 늘어선 푸른 나무들 때문이었다. 사실 덕분이었다. 연결된 링크 따라 여행은 꼭 계획하지 않아도 되는 또한 멀리 있는 자유만은 아니었다. 오늘처럼 입구 키 큰 나무들만 있으면 되기도 하는 것처럼 솔직히 그 안의 북적대던 사람들 저마다의 이유로 좋으면 되기도 하는 것 같았다.

다른 조건 없이 좋고 싫음의 선호도는 그 순간 그 무엇도 어떤 조건 한 가지만 이어지면 되니까. 오늘처럼 계획 없이 직진하던 자유가 주었던 자유 한 가지로 충분했으니까. 안전한 자유는 수호하면서.


벌써. 써둔지 며칠이 지난 자유를 꺼낸다.

오늘 현재 진행 중인 일정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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