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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 Aug 15. 2021

닮다.


듯 우리가 닮았다는 사실을 알게 돼. 사진 속에서도 걸음걸이에서도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에도 같은 순간 같은 공간 같은 표정으로 웃고 말하는 우리처럼. 다 같지 않아도 어딘가 닮아 있는 우리는 원래부터였을 것 같아.

근데 아주 가끔은 말이야. 미처 아무도 모르게 멍해질 때가 있어. 동그라미 밖에서 동그라미 안을 비추면 새삼 처음 보듯 빛바래지는 시점의 정지. 하필이면 그랬어.

분명 숱한 기억 사이에서 그 모두 그대로 충분히 행복하였다 말하였고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동사가 틀림없음에도 소환되는 어떤 기억들은 빛날 때가 없었던 것처럼 불이 켜지면 고인 그 밝음을 닫아버리고 싶을 때도 있지. 문득 따끔 거리는 어떤 불편함처럼 아득히 잠긴 퍼즐 한 조각이 빠르게 스쳐오는 시점이 오면 찡해.

무심한 어느 마음 한자리가 저며오다가 이내 눈이 아파올 때가 있어. 어쩌면 숱한 기억 속에 꽂히는 어떤 한 시점의 부분만 도드라지기도 할 때면 그때 그럴걸 그랬어. 그러지 말걸 그랬어. 이런 물컹한 감정이 밀려오기도 해. 그만큼 고마움이 깊어지는 시간. 그건 아마 줘도 줘도 모자라는 사랑의 깊이를 더듬는 일이기도 하니까. 아쉬워도 날마다 진심으로 사랑했으니까. 그 사랑이 사랑을 증명하기도 하니까.

어쩜 놓쳐도 사라지지 않는 건 홀로 있어도 꿈을 그리는 순간이 사라지지 않는 것 같아. 우리가 함께 나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상상해봐. 너의 시간과 나의 시간이 서로 오고 가면 그 자리에 화석처럼 어떤 무늬를 내는 걸 거야. 눈치 없이 무늬를 지우고 꽃을 지우는 시간들도 우리에게 향기를 주었을 거야

누군가를 응원하고 기대하는 순간이 영원히 함께이길 바라기도 해. 한없이 높아지지 않아도 부풀어 올라 수 놓인 시간들 속에서 매 순간이 영원처럼 말이야. 우리 닮아서 좋은 것과 닮지 않아서 좋은 것 결 고운 그대로의 너를 사랑해.

알고 있는 그 모두가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었어.

전부를 이해할 수 없어도 전부를 사랑할 수 있는 우리니까. 다 고맙고 고마운 것뿐이니까.

또 보내야 하겠지만

오늘 참 좋았어. 딸. 오랜만에 같이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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