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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 Jun 01. 2020

알 수 없으니까 믿어

내 삶 속에 나는 얼마나 자주 설레고 자주 환호하였을까. 또 얼마나 자주 무감각하였을까. 온전하다 여겼을 변변치 않은 삶이 고맙다고 느끼는 날은 유난히 사소한 빛으로 가벼워진다. 뜻밖에 일어난 좋은 일들은 가장 안 좋은 순간에도 온다. 그땐 오히려 어떤 대가 없이 열심히 살아갈 수 있으니까. 모든 순간이 기쁨이 되기도 슬픔이 되기도 하지만 알 수 없으니까. 감히 보이지 않는 존재의 사랑을 믿는다.

하루를 알리는 신호로 하루를 만들어가고 하루를 읽는 시작과 끝이 자주 이별하지만 정확히 하루는 갔다. 그리고 밤이 깊었다. 알 수 없는 하루가 배경이 되고 그 안에 나는 자주 흔들려도 공기를 흔든 숱한 틈 사이 피어나는 꽃처럼 수많은 존재들이 흔들어서 핀다. 그 어떤 하루도 한 번도 같지 않아서 새날처럼 흔든다. 익숙하지만 낯설어서 좋다. 그렇게 자연 속에 흐르는 단순한 풍경이고 싶은 밤이다. 언젠가 그러고 싶은 담백한 믿음을 믿는다.


조금씩 깨어나고 있는 유월 첫날을 보냈다. 갑자기 미뤄진 일정들이 펼쳐지고 다가온다. 가까운 곳이면 했는데 먼 길을 달려가기도 해야 한다. 한참 멀어도 하루씩 그곳이 가까워진다.


나는 운전을 하고 공간을 이동하면 먼 세상이 품으로 안겨온다. 그때 느낌이 참 좋다. 보이는 그 모든 것이 갓 태어난 듯 내겐 삼킬 수 없어 토해내며 뛰쳐나온 아득한 첫사랑처럼 내 공간을 너머 만나러 간다. 그 어떤 두려움도 동시에 신뢰는 그 모든 용기를 내게 만든다. 제법이다.



오늘 일정하나 마치고 커피타임 했다. 오랜만에 만난 동료들과. 별 탈 없이 건강하게



참. ‘모나리자’도 있었다.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에도 햇살은 더 눈부셨다. 고마운 일이다. 이렇게 유월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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