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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 Aug 23. 2020

이 순간을 산다.



 시간 속에 묻혀 책도 읽고 싶고 오래  때리고 싶은 날들이 자꾸 소멸된다. 겨우 찾은 틈은 뜻밖의 새로운 일정으로 닫혀버리고 바쁘게 열리던 시간의 세계는 하염없이 빠르게 돌아가기만 했다. 밖은 폭염으로 뜨거운 태양이 땅 위의 수분을 바삭 말리고 이른 아침 시작된 나의 호흡은 마스크를 끼고 점점 탁해졌다. 탁한 공기를 다시 숨 쉬고 마시면 성대 깊숙이 더운 바람을 밀어 넣고  쉬는 이산화탄소를 산소 삼아 다시 흡입하던  시간들이었다. 아무튼 산소가 부족한 건만은 사실이어서 마치고 나오면 뜨거운 태양 아래  세포가 동시에 멈춰버린 듯 늘어진다.


 사이 새로운 일을 요청받았다. 어떤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어 부여된 이름은 연구원이지만 재택근무가 가능하도록 해서 수락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만만치가 않는 작업이다. 학위 논문을 쓸 때와는  다른 연구는 유의미한 자료 찾기부터 몰두하게 만든다. 두 달 정도 예상되는 뜻밖의 요청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고마운 마음이 먼저 온다. 대학원 시절 지도교수님 요청으로 연구원으로 잠시 일할 때도 있었지만  다른 배움이 나를 건드리고 나를 자라게 할 거라는 생각은 왠지 모르게 설레게 하기도 하고 긴장하게도 한다. 다만 적당하다. 하던 일을 하면서   있도록 배려해주신 덕분이다.


목적 없이 배워보려고 한다. 도전하는  이미 많이 알아야 하는  아닐 테니까, 모르니까 도전한다. 모르는  줄여가면 하나씩 줄어들 테니까.  하나의 출발을 한다. 내가 언제  순간을   알았을까. 그렇기에  순간을 산다. 그래도 아쉬운 건 아쉬운 거니까. 틈틈이 쉼표, 같은  시간을 만들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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