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한 미래에 나를 구원할 것들
자연재해로 인해 파괴된 세계를 '식물' 연구를 통해 재건한 인물들의 스토리를 다루는 김초엽 작가의 SF소설 《지구 끝의 온실》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맛있거나 예쁘거나, 하다못해 약으로 쓸 수 있는 식물 외에는 더이상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p. 30)
우리는 종종 당장 쓸모 있는 것들에 가치를 높게 매기는 경향이 있다. '~하는 법', '~전략'과 같은 실용적인 주제를 다루는 책들이 서점 베스트셀러 코너 대부분을 차지한다. 반면, 잘 알려지지 않은 고전이나 학문 서적은 보통 인기가 없는 편인데, 배워서 당장 실생활에 써먹기 어려운 지식들을 다룬다는 점이 그 이유라 생각한다.
요즘, 생소한 분야를 다룬 책을 읽고 책 내용 또는 내 생각을 글로 적는 데 하루 일과의 절반 정도를 투자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 '뇌과학'이라는 분야에 깊은 관심을 두고 매일같이 공부하고 있다. 이미 인스타그램에 뇌과학 관련 도서를 다루는 콘텐츠를 여러 차례 게시했고, 인스타그램이 아닌 다른 플랫폼에서 글을 쓸 때도 뇌과학 이론을 간접적으로 녹여내려는 시도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뇌과학 이론을 공부하거나 글쓰기를 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똑똑해지거나 부자가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세상에 없던 가치를 스스로 만들어 내는 힘, 더 나은 삶을 살 방법을 뇌과학을 포함한 다양한 최신 학문 분야에서 찾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지구 끝의 온실》에서는 멸망한 세계 속에서 악착같이 살아남아 세상을 다시 지배한 것은 결국엔 식물이라고 말한다. 지금은 상대적으로 가치가 없어 보이는 것들이, 변화무쌍한 미래에서 나를 구원하는 '식물'이 되길 바란다.
'멸망 속에서 가장 끈질기게 살아남아 세상을 다시 지배한 것도 식물이었다.' (p. 34)
※ 참고 도서 링크 -《지구 끝의 온실》(김초엽)
※ 커버 사진: Unsplash의 Erwan Hes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