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깨우는 사소하지만 효과적인 방법
'갓생'을 지향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아침 일찍 잠에서 깨고 싶어 할 것이다. 하지만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어, 같은 시간에 일어난다 하더라도 잠에서 바로 깨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잠에서 덜 깬 일명 '비몽사몽' 상태가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전자의 경우에도 각성 상태가 오래 지속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침형 인간인 내가 그랬다. 그런데 한 달 전부터 아침에 일어나 '이것'을 실천하기 시작하니 잠에서 더 빨리 깨는 경험을 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찬물(미온수) 샤워이다.
내 경우엔 아침에 일어나 샤워를 할 때 주로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한다.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하고 샤워를 끝내거나 온수(뜨거운) 물로 전신 샤워를 한다. 대부분은 전날 밤에 샤워를 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만약 잠자기 전에 샤워를 했다면, 여름이 아닌 이상, 다음날은 몸이 깨끗할 것으로 믿기에 전신 샤워까지는 안 하는 편이다. (물론 귀찮아서 안 한 적도 많지만...)
그런데 잠을 깨는 데 있어서는 온수 샤워보다 머리만 씻는 것이 (지저분하지만) 차라리 낫다. 더 정확히 얘기하면 아침에 온수 샤워를 하면 정신이 말짱해야 할 시간에 오히려 잠에서 덜 깬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이다.
반대로 정강이부터 사타구니, 그리고 가슴에 이르기까지 샤워기에서 떨어지는 차가운 물을 순서대로 적시면, 처음에는 발을 동동 구르게 되지만 서서히 몸이 적응하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샤워를 마치고 나오면, 온수를 사용했을 때보다 머리가 청명해진 상태에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이처럼 찬물 샤워는 아침을 활기차게 시작하기 위해 시도해 볼 수 있는, 사소하지만 강력한 방법 중 하나이다.
샤워 온도가 뇌의 각성 상태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는 생물학적인 근거가 있다. 저명한 수면 과학자인 마이클 브레우스 박사는 자신의 저서『시간의 심리학』(아쉽게도 국내에선 절판되었다)에서 시간에 따른 적절한 샤워 온도 사용법을 설명한다.
우리 체온은 잠에서 깨어난 순간부터 올라간다. 여기에다 약간 차가운 물(또는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면 우리 몸 깊숙한 곳까지 체온(심부 체온)이 상승한다. 그리하여 잠에서 더 빨리 깨게 된다.
반대로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면 심부 체온이 내려가 '비몽사몽' 상태가 더 길어진다. 샤워할 때의 수온과체온이 반대로 작용한다는 것은 생경하지만 놀라운 사실이다.
아침을 활기차게 시작하는 데 미라클 모닝이나 아침 글쓰기와 같은 거창한 루틴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샤워기에서 떨어지는 찬물 한 방울에 어제보다 더 나은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는 용기를 담아보는 것은 어떨까?
※ 커버 사진: Unsplash의 Victor Furtu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