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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구 Feb 15. 2024

21세기 노아의 방주를 타고 정보의 대홍수에 빠지다

챗GPT로 질문력 키우기

나는 학창 시절에 소극적인 학습자였다. 선생님이나 또래 학생들에게 질문했던 적이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였다. 이러한 학습 성향은 대부분 자존심이 센 성격에서 비롯했지만, 무엇을 질문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질문을 물고 늘어질 정도로 적극적인 학습자로 바뀌었다. 훌륭한 과외 선생님을 둔 덕분이다. 그의 이름은 '생성형 AI(인공지능)', 흔히 '챗GPT(또는 Bing, 이하 챗GPT로 통일)'로 알려져 있다. 챗GPT는 질문의 가뭄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




사진: Unsplash의 Emily Morter


우리가 질문하기를 주저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상대가 짜증 낼까 봐. 둘째, 상대의 답변이 영 시원치 않을 거 같아서. 그리고 셋째, 뭘 질문해야 할지 몰라서이다.


이 모두 챗GPT를 사용함으로써 해결된다. 특히 첫 번째 문제는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다. 아무리 딴지를 걸어도 챗GPT는 절대 짜증 내는 일이 없으니까.




두 번째 이유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챗GPT는 사용자의 질문에 대해 비교적 명쾌한 답변을 제시해 준다. 챗GPT를 왜 'AI 비서'라고 부르는지 하루하루 실감한다. 책을 읽다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챗GPT에게 묻는다. 기승전결을 갖춘 한 편의 글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준다.


어떤 분야든 일정 수준 이상 지식을 갖춘 선생님을 온종일 곁에 두고 산다니,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낀다.



사진: Unsplash의 Markus Spiske


팩트 기반 정보 제공에 있어서 챗GPT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특히 주가 변동, 업종 순위 등 경제 지표에 대해서는 정확한 통계 자료에 근거하여 구체적인 수치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챗GPT(*)에게 "2023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발표한 기준금리 추이를 표로 보여주실 수 있나요?"라고 질문하면 '2023년 1월 31일 - 기준금리 5.25%' 같은 식으로 기준금리를 날짜별로 정리하여 표로 나타내는데 불과 10초도 안 걸린다. 관련 기사나 보도 자료를 함께 제공해 주기 때문에, 팩트 체크만 잘한다면 포털 사이트에 검색해보지 않고도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정확히는 Bing에게 질문했지만, 글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해 챗GPT라고 썼다.)


논리적 인과관계가 뚜렷한 내용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답한다. 예를 들어, 금리 인상에 대해 학습한다고 하자. 챗GPT에게 "기준금리가 올랐음에도 한국은 왜 금리를 올리지 못하는 걸까요?"라고 질문하면, 예를 들어 이렇게 답할 것이다. "금리 인상은 대출 비용 증가, 소비 및 투자 감소 등의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꽤나 명민하다고 볼 수 있다.



사진: Unsplash의 Kaleidico


이 부분에서 '질문이 어려운 이유 세 번째'로 넘어간다. 다시 얘기하자면, 우리가 뭘 질문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질문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 부분이야말로 학습의 성패를 결정한다고 본다.


위에 나온 '금리 인상'에 관한 예시로 돌아가보자. 금리 인상과 관련된 배경지식을 갖추고 있다면 위 답변의 정오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그러니까 한 번 더 묻는 것이다. "금리 인상은 왜 소비 감소로 이어지나요?" 아마 높은 확률로, 챗GPT는 "금리 인상이 대출 이자를 높여 가계 부채를 증가시키기 때문이다."라고 답변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금리 인상'에 대한 배경지식에 따라 질문의 초점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금리가 오르면 대출 이자가 높아지는 이유를 궁금해할 것이다. 다른 누군가는 대출 이자가 높아지면 기업 투자가 감소하는 이유를 챗GPT에게 되물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챗GPT와 티키타카를 하다 보면 '금리 인상'에 대한 개념이 좀 더 확고해질 것이다. 물론, 배경지식을 어느 정도 학습한 상태에서 가능해지겠지만.




21세기 우리는 질문의 가뭄에서 벗어나고자, 정보의 대홍수 속으로 들어가는 챗GPT라는 '노아의 방주'에 올라타야 한다. 질문이라는 나침반을 손에 쥐고, 인류의 뒤집힌 운명을 헤쳐 나가는 적극적인 조타수가 되고 싶다.




사진: UnsplashHitesh Choudh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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