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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화영 Jan 26. 2021

친구랑 멀어졌을 때 가장 큰 힘이 됐던 말

의외의 사람에게 받은 문자 메시지

고등학교 때 본의 아니게 친구들과 잠시 멀어졌을 때가 있었다.


방학 때였던 걸로 기억한다. 보충이 끝나고 나면 다들 학원 가랴 집에 가랴 황급히 교실을 빠져나갔다. 나는 교실에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해서 수업이 다 끝나고 교실에 앉아서 잠도 자고 매점에서 산 모카빵을 먹기도 하고, 음악도 듣고, 노는 게 지겨우면 영어 단어 몇 개를 외우기도 하고 그랬다. 한 보름을 그렇게 지냈는데 때때로 외로운 기분이 들기도 했다.


어느 날 집에 가고 있던 중이었나? 집에 도착했을 때였나? 문자메시지가 와 있었다. 보낸 사람은 같은 반 친구였는데, 평소 친하게 지내는 편도 아니었고 짝을 해본 적도 없는 친구였다.



'요즘 뭔가 네가 지치고 힘들어 보여서 갑자기 문자를 보내고 싶어 졌다. 무슨 일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힘내라.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의외의 인물이어서였을까, 아니면 그 문자에 담긴 마음이 진심으로 느껴져서였을까. 생각지도 못한 사람에게서 그렇게 큰 위로를 받았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친한 친구에게도 소홀히 대하던 내게는 어쩌면 조금 충격으로 다가왔었던 것 같다. 잠시 동안이었지만 혼자인 게 익숙했던 그때의 일은 지금도 좋은 기억 중의 하나로 남아 있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고 싶다. 매일매일 곁에서 잘 챙겨주거나 연락을 자주 하는 것은 성격상 좀 어렵지만, 마음을 울리는 작은 위로의 말 한마디쯤은 건넬 줄 아는 사람.


요즘 들어 그 친구가 어떻게 지내는지 가끔 궁금하다. 여전히 잘 웃고, 누구에게나 따뜻할 것이다.


2014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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