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인 자리에 늦는 사람들에 대해
면접에 지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최근 채용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오늘까지 총 6명을 만났고 그중 3명이 지각했다. 약속한 시간에서 10분~15분이 지나서야 만날 수 있었던 그들. 면접 자리에서 지각을 하는 일이 생각보다 흔한 것인가? 면접관으로서의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라 그런지 내가 그려놓은 세계관이 살짝 흔들리더라.
내가 생각한 ‘면접’이라는 세계관에는, 지각하는 사람이 없었다. 지각은 태도 면에서 볼 때 감점 요소다. 어쩔 수가 없다. 일로 만나는 사이라면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으니까. 각자의 사정이 있겠으나, 사정이 없는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 사람도 없지 않나.
강하게 주장하고 싶은 건 이 지점이다. 지각은 할 수 있다. 사람이 살다 보면 중요한 자리에 늦을 수도 있지. 초행길인 사람들이 대부분일 테니 시간 계산을 잘못할 수도 있고 말이다. 그렇다면 이미 본인이 지각할 것임이 확실해졌음을 감지한 시점부터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늦어서 죄송합니다.” 또는 “기다리게 만들어서 죄송합니다.” 나라면 이런 멘트와 함께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을 것 같다.
여기서 또 한 번 세계관이 흔들렸다. 지각했던 3명의 면접자 중에서 미안한 기색을 보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지각을 할 수밖에 없었던 합당한 이유를 대지도 않았다.
10분 정도야 애교로 넘어가 줄 수 있는 시간 아니냐고 묻는다면, 그것도 맞다. 사적인 약속이라면 말이다. 면접은 함께 마음을 맞춰 일할 사람을 만나는 공적인 자리다. 애초에 애교로 봐주기를 원했다면 미안한 기색을 보이는 게 먼저였어야 했다.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지 않는 사람과 일하고 싶은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 사람도 없다.
늦으면 안 되는 자리에 늦지 말자. 미안한 일을 만들었을 때는 미안한 기색을 보이자. 간단하지만 지키기 어려운 지각 매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