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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미식도시로 변하는 서울

서울미식주간·미쉐린가이드 발표로 ‘들썩’...금돼지식당ㆍ산촌 방문기

서울미식주간·미쉐린가이드 발표로 ‘들썩’

3원 교잡돈 맛있는 돼지구이 ‘금돼지식당‘

산골짜기 같은 고즈넉함·채식 매력 ‘산촌’     


가을이 되면 서울은 ‘미식도시’로 화려하게 변신한다. 미쉐린 가이드 새로운 리스트가 발표되고 이에 앞서서는 서울미식주간(Taste of Seoul)이 일주일간 열리면서 미식도시 서울의 맛집들이 식도락들의 발길로 들썩거린다.      


올 가을에도 서울미식주간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6일까지 열렸다. 단일 미식 축제로는 기간과 규모면에서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서울시는 “7일간 열린 국내 최대 규모의 미식축제 ‘2022 서울미식주간(Taste of Seoul)’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3년 만의 오프라인 행사로 열려 식객들에게 미식 관광도시 서울의 면모를 알리는 시간이 됐다. 특히 한식부터 양식, 채식 등 다채로운 서울의 맛을 선보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 주최 측은 “이번 행사는 미식도시 서울을 대표하는 구성원들이 다 함께 참여해 그 의미가 더욱 깊었다. 요리의 기초가 되는 농산물을 생산하는 도시농부부터 신선한 식재료로 다양한 음식을 선보이는 분야별 요리사들, 그리고 이를 즐기는 소비자인 관광객과 시민이 하나로 어우러진 행사였다”고 평가했다.      


서울미식시상식으로 미식주간 시작

    

서울미식주간의 시작을 알린 ‘서울미식시상식’에 에 모인 레스토랑과 바 100곳, 채식 식당 50곳의 셰프와 바텐더들.[서울시 제공]

서울미식주간의 시작을 알린 ‘서울미식시상식’에서는 국내외 미식 전문가가 선정한 레스토랑과 바 100곳, 채식 식당 50곳의 셰프와 바텐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 분야별 최고상과 특별상 등을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다.      

셰프와 바텐더들의 투표로 ‘한식의 대모’라고 불리는 조희숙 셰프가 공로상을 수상했다. 조 셰프는 “힘들고 어려운 인고의 39년 요리인생을 걸어오며 오늘처럼 서울 미식의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을 맞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세계 미식으로서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는 시간이 올 때까지 힘을 내서 나가자”고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조 셰프는 지난해 첫 선을 보인 미쉐린 멘토 셰프 어워드를 받기도 했다. 젊은 셰프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전수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그는 레스토랑 밍글스 강민구 셰프, 주옥의 신창호 셰프 등 컨템퍼러리 한식을 선보이는 셰프들이 손꼽는 최고 스승이다.      


조 세프가 참여한 미식과 문화유산이라는 주제의 만찬행사가 돋보였다는 평이다. 조 셰프를 비롯해 일본 미식의 현대화를 이끈 나리사와 요시히로, 한국 식문화를 기반으로 혁신을 추구한다는 평을 받고 있는 손종원 요리사가 각자의 철학과 오랜 세월 계승되어 온 조리법 등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미식영역 확장    

  

셰프와 바텐더들의 투표로 ‘한식의 대모’라고 불리는 조희숙 셰프(가운데 서있는 사람)가 공로상을 수상했다. 

‘2022서울미식주간’은 다양성 측면에서도 성공적으로 평가된다. 음식을 중심으로 영화, 도시농부 장터, 전통시장, 전통주 빚기 체험, 요리사와의 ‘맛남’ 등 다양한 접점을 만들어 주말 외식 가족부터 미식 탐험가까지 미식에 대한 넓은 수요를 만족시켰다.     


도시농부장터가 열린 문화비축기지에서는 서울 거주 외국인 등 3000여 명의 시민들이 생산지로부터 바로 수확한 싱싱한 과일 등 농산물 구입과 싱싱한 재료를 이용한 먹거리를 즐겼다, 또한 2일간 진행한 미식영화제에서는 총 8편의 영화가 상영됐다.      


전통주를 배워보는 서울술 수업, 금남, 중앙, 영천, 영동, 마장시장 등 전통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식재료와 시장 내 인기 있는 명소가 만나는 다양한 미식 프로그램 등 서울미식 문화를 경험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다.      


강지영 요리연구가 “채식 서울 경쟁력 기대”     


이번 미식주간에서는 처음으로 서울 채식 음식점 50곳을 소개했다. 변화하는 미식 경향을 반영한 것이다. 사찰음식부터 이탈리안, 카페, 베이커리, 술집까지 채식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식당을 소개해 글로벌 채식도시 서울의 가능성을 열었다.      


강지영 루시드키친 대표(요리연구가)는 “서울의 채식은 장류와 김치 등 발효음식과 어우러지는 건강한 식단으로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최경주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서울미식주간 행사가 일주일간의 단기행사에 그치지 않고 각종 상회관계망(SNS) 등 온라인을 통해 미식도시 서울의 매력을 지속적으로 알려지면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미식축제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식서울100선·미쉐린가이드 2관왕

테이스티오브서울 100선과 함께 미쉐린가이드2023 빕그루망으로 선정된 금돼지식당의 돼지고기 특수부위와 식당 외관.

필자는 서울미식주간 언저리에 ‘테이스트오브서울100선’ 식당 중 몇 곳을 방문했다. 먼저 예약을 받지 않고 오직 현장 줄서기만이 가능한 중구 신당동 ‘금돼지식당’을 찾았다. ‘금돼지식당’은 현재 외관 타일 공사로 분주하다. 외벽 흰색 타일은 ‘금돼지식당’을 특정하는 익스테리어다.      


이 식당은 테이스티오브서울 100선과 함께 미쉐린가이드2023 빕그루망으로 연속 선정됐다. 미쉐린은 “신당동 길가 흰색 타일에 황금색 간판이 눈에 띄는 식당은 식사 시간이 아닌데도 문밖으로 길게 줄 서 있는 풍경이 낯설지 않을 만큼 인기가 높은 곳”이라며 “이곳 대표는 살코기의 풍부한 육즙, 탄력 있고 쫄깃한 식감, 그리고 지방의 풍미가 잘 살아 있는 돼지 품종을 찾기 위해 오랜 시간을 투자했다”고 선정 이유를 들었다.      


금돼지식당의 원육은 요크셔와 버크셔 교종과 듀록을 교배한 YBD 3원 교잡돈을 사용한다. 우리나라는 일반적으로 돼지 교배조합을 통해 각 순종이 가지고 있는 장점 및 잡종강세를 활용한 3원 교잡돈이 가장 많이 쓰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요크셔와 랜드레이스(YLD)보다 버크셔 교배종(YBD)이 육질 측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버크셔는 근내지방도가 우수하고 고소한 맛이 특징으로 우리 국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필자는 갈비뼈가 붙어 있는 본삼겹, 눈꽃목살, 등목살 3종을 주문했는데 관능적으로 육색, 육즙삼출, 조직감, 근내지방도 등이 우수해 보였다. 시뻘건 연탄불에 제법 오래 달궈진 주물 불판에 고기를 올리면 ‘치지직’ 소리와 함께 진한 육향과 노릇한 육색을 띠며 구워진다. 두툼한 주물 불판은 고기 속까지 높은 열을 전달해 타지 않고 익혀준다. 


채식레스토랑 50선에 선정된 ‘산촌’

100% 비건 메뉴를 표방하는 식당 ‘산촌’의 정식 상차림과 내부 전경.

‘산촌’은 종로구 인사동 막다른 골목에 위치 한 사찰 음식 전문점이다. 식당과 갤러리가 한 곳에 있다. 꽤 넓은 한옥을 식당과 갤러리로 쓰고 있다. 산촌은 그런 면에서 독특한 곳이다. 그래서 분위기가 한식과 잘 맞고 운치도 제법 있다. 100% 비건 메뉴를 표방하는 식당이다.      


산속에서 자라는 채소와 나물을 주재료로 한다. 야생초를 활용한 한식 반상 차림을 비롯해 다양한 계절 반찬을 맛볼 수 있다. 산촌은 비건들이 한 번쯤 가볼 만한 성지다. 화학 첨가물은 사용하지 않고 재료 본연의 향미로 맛을 낸다.      


사찰음식을 표방하지만 현대인들의 입맛에 맞춰 변화를 줬다. 메뉴가 정식 하나뿐이다. 정식은 전식, 물김치, 죽, 산채 모둠나물, 김치, 겉절이, 고사리, 도라지, 튀각, 두부, 묵. 감자, 더덕무침, 산채 잡채, 튀김류, 고소 나물, 전류, 밥, 찌개, 차, 유과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산나물을 이용한 각종 나물무침과 묵나물, 부각, 조림 등이 계절에 맞게 변화하면서 제공된다. 김연식 대표는 승려 출신이다. 수필가이자 화가였던 천경자 화백의 영향을 받은 탓에 그도 화가이자 문인이다. 산사에 익힌 사찰음식에서 영감을 얻어 채식 식단으로 메뉴를 만들었다. 내년 미식 주간에는 보다 많은 곳을 둘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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