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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CON Sep 16. 2016

꽃개 네트워크 18 반려견은 싸우면서 놀까?

그렇게 보이는 건 사실이다.

카페도기 시즌이 끝났다.

지나치게 더워,

기상청 직원들도 헤매게 만들었던

폭염의 계절이 지나갔다.

내 컴퓨터엔,

카페도기에서 찍은 수백 장의 사진이 남겨졌다.

'사람스런 녀석들'에 이어

'사랑스러운 이빨들'을 주제로

작업을 하다 의외로 '동수'와 '둥이'에

집중된 것을 발견했다.

꽃개는 원래 시바랑 잘 안 맞았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개 공원을 출입한 때부터

검정 시바견하고 충돌이 잦았는데

카페도기 알바견이 시바여서 나름 긴장했던 것이다.

하지만 꽃개는 조금씩 순응했고

나중에는 두 시바 견과 매우 친해져

잡는, 수준에 이르렀다.

아래 나오는 사진들은

노는 모습을 찍은 것이다.

오해를 살 수도 있겠으나

노는 게 맞다.

개들이 싸울 때는 크게 다치는 수가 있기 때문에

한가롭게 셔터를 누를 시간 없다.

이빨을 사용하면서 놀다 보니

때로는 감정이 거칠어지고 고양될 때가 있다.

때로는 세게 물린 것처럼 한쪽 개가 크게

낑낑거릴 때도 있다.

가끔은 피가 묻은 흔적을 발견해 놀랄 때도 있는데

유치가 빠지면서 묻은 혈흔이란 걸 알고

안도할 때도 있었다.

뉘 집 개가 다녀갔는지는 모르겠으나

꽃개 뒷다리엔 세 개의 까만 점이

삼각형 모양으로 남아있었다.

살짝 물려 피부가 뚫린 흔적.

딱지가 앉아 떨어질 때가 되자 꽃개는

소일거리 삼아 부지런히 핥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이 다소 충격적일 수 있으니

임산부나 어린이, 노약자는

살짝 마음의 각오를 한 상태에서

내려가기 바란다.

거듭 말하지만

당신이 아무리 날카로운 이빨을 목격해도

내가 셔터를 누를 당시 두 개는

노는 중이었다.

사이좋게.







둥이다.

벌린 쪽이든, 놀란 쪽이든.



둥이는 꽃개와 형제견이다.

서열 싸움엔 관심 없고, 합이 잘 맞는 날엔

2시간을 쉬지 않고 논다, 저렇게.



카페도기 알바견, 무룩이.



둥이나 동수만큼은 아니지만

꽃개랑 나름 성심껏 놀아준 무룩이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 전한다.^^



동수.



온몸으로, 영업 뛴



우리, 동수.



미안하고, 고맙고, 또 미안하다.






개들의 이빨은,

그들이 어디서 온 친구인지

환기시켜 준다.





표지 그림은 슬램덩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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