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거야

by 김혜진

아직, 그리고 한동안 어쩌면
내가 좀 염려하는 부분이 될지 모르는게 있다
난 내가 비춰지는 모습이 여전히 좀 두렵다
누군가에게 잘 비춰지고 싶어 두려운것보다
누군가에게 잘 비춰질까봐가 두렵다

난 그냥 뭐랄까
굉장히 지랄맞은 구석이 있고
날 오래봐온 친구의 말에 의하면 몇몇개는 굉장히 too much 한 사람이고
꽤나 이성적인 분석을 하고 있음에도 결정적일땐 감정적이다
쉽게 분노에 타오르고 투쟁이란 명목하에 위아래 없이 툭하면 잘 들이받고 수습하기 괴로워 징징대기도 하며
느껴야 할 감정임에도 너무 힘들거나 슬픈건 오히려 잘 못느끼고 지나가다가 후에 고통받는 타입이다
난 꽤나 질척거리고 굉장히 집요하며 한번 꽂히면 미친듯이 매달린다
옳다 여기는건 최근까진 손에 놓지 않고 움켜쥐고 있었으며 (최근엔 슈퍼어메이징한 여보의 영향력으로 내려놓는게 되어가는 중) 전체적인걸 보거나 멀리보거나 하지 않고 부분에 그리고 근시안적인것에 꽂히는 타입이다
그래서 인생에 수습안되던 상황들이 꽤 많았고 20대때는 비겁하기까지 해서 적당히 해보다 안되면 회피했다
물론 그럴싸한 이유와 굉장한 합리화를 시키며
지금이야 꾸역꾸역 수습하다 보니까 노하우 같은게 생기고 도망치지 않고 직면하면서 좀 상황과 감정들을 녹여내는 법을 배웠지만 여튼 예전엔 그랬다
좋은것도 싫은것도 확실하고 굳이 좋은걸 싫어하려고 싫은걸 좋아하려고 노력하며 산적도 없었다
근데 살아보니 싫어도 좋아해야는게 생기고
좋아도 싫어해야는게 있다는걸 알게됐고 그것들을 조금씩 해나가는 중이다

참 많은 시간이 난 날 컨트롤하지 못했고
어리숙하고 어리석은 날 누가 책임져 주기만을 바란 수동적인. . 굉.장.히. 수동적인 사람이였다

사랑은 내방식대로 상대방에게 베풀고
나만한 사람이 어딨냐며 그러니 넌 내가 만족하는 방식으로 날 사랑하라며
암묵적인 강요로 상대방을 숨막히게 하던게 나다

내뜻대로 안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내뜻대로 하고자 발악하며 발버둥치며 살았었다

그게 나였고, 아직은 나인 부분이다.


그런 날
그저 사진 한장으로
다듬어진 글 몇줄로
난 누군가를 착각하게 하고싶지 않다

그걸 절절히 느낀건 이혼을 겪을쯤 이였다
비로소 좀 맘편히 쓰는데 (언젠간 맘편히도 기억나지 않을 날도 오겠지)
그당시, 사람들에게 아마 '우리' 여서 더 충격적이였던 것들이 있었나보다
그 시선이나 말들을 난 내발로 자처해 감당하고 있었기에 비로소 사람들에게 내 삶의 극히 일부가, 그냥 장면의 몇 장면들이,
사람들을 일종의 속이고 있었단걸 알았다

물론 속일생각도 없었고 속으라고 권하지도 않았지만
사람들은 스스로 생각해서 판단하지만
과연 그 사람들을 속인듯한 기분에서 난 자유할 수 있는가?

굳이 삶의 정돈되지 않은것
감정의 부정적인면 까지 다 보일 필요도 없지만
어느순간 올라온 예쁨,멋짐,갖춰진,보여주기 위한 것들이 설사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하더라도 난 좀 주춤하게 된다

그렇게 까지해서 감성을 팔고싶지 않다
사람의 마음을 얻고싶지 않았다

지금도 무엇이 그럴싸해 보이는 줄 알고있고
기본적으로 난 예쁜걸 좋아하는 사람이고 타고난 감각이 있기에 그럴싸해 보이는것처럼 의도치 않아도 여전히 비춰지겠지만

누군가 나를 만나서
인연을 맺고
좀 더 내 삶으로 들어와 나를 봐도
속았다 혹은 착각했다 다르다 등의 기분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응, 보여지던 넌 그냥 일부였구나. 근데 좀 피곤하긴 해도 겪어본 네가 더 재밌다."
그런사람 이고싶다


난 최소한
내 글이나 사진보다 나은사람 이고싶어.


땅위로 올라온 꽃이나 잎만봐선
땅속의 뿌리도
맺힐 열매도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는 것처럼

나도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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