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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샼호 May 18. 2023

1화. 꿈이 없는 학생 (1)

[나의 첫 번째 스승] ep.1 한심한 학생

'꿈'이 없던 학생

예전 기억을 떠올려보면 나는 하고 싶은 것도 없었고, 되고 싶은 것도 없었고, 이루고 싶은 것도 없었다. 한 마디로 '꿈'이 없는 학생이었다. 꿈이 없으니 목표도 당연히 없었고 그러다 보니 공부하는 것에 흥미를 붙이는 것은 불가능했다.


초등학교 다닐 때는 공부 잘한다, 공부에 소질 있는 것 아니냐, 천재가 아니냐라는 소리까지 듣던 아이의 모습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였다. 그 무렵 나는 컴퓨터 게임에 빠져 지내고 있었고, 그런 가운데 본게임이라 할 수 있는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나는 원래의 자리를 찾아갔다.


불투명한 미래

학교 다닐 때의 내 모습은 수업은 잘 듣는 것 같으나 그것뿐이었고, 그 이외의 시간에는 책 한 권 펼쳐보는 일이 없는 그런 학생이었다. 그런 학생이 성적이 잘 나온다는 것은 애초에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이다.


중학교 때 중간다리 위에 겨우 걸쳐 있던 성적은 고등학교 진학 후 곤두박질쳤고 중하위권까지 떨어졌다. 그와 함께 공부에 대한 흥미도 같이 바닥을 치고 있었다. 이쯤 되면 대학 진학 자체를 걱정해야 할 시점이다. 자칫 대학 진학이 불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늘 그렇듯, 하고 싶은 것 없고 되고 싶은 것도 없고 이루고 싶은 목표도 없는 그런 학생이었다.


아버지와 나 사이에 생긴 벽

부모님과 나는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부터 그렇게 많은 대화를 나눠 본 적이 없었다. 그때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우리 부모님은 삶에 치여 사시는 게 눈에 보였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어머니가 그랬다. 그때 기억 속의 어머니는 아버지가 저지르는 거 수습하면서 아득바득 살아가고 있으셨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어머니는 내가 꿈 없이 사는 것에 대한 걱정을 보이시곤 했었고 어떻게든 학원이라도 한 군데 보내보려고 하셨었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에서 생각해 보니 아버지와 나 사이에 그때부터 벽 아닌 벽이 생겼던 것 같다. 그리고 철이 없었던 그때는 이런 생각을 했다. 어머니는 저렇게 아득바득 사시는데 아버지는 왜 저러고 살고 있으실까 싶었다.


대학교 진학

어느덧,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고 여느 학생들처럼 나 역시 대학 진학을 위한 상담을 받는 시기가 찾아왔다. 그러나 학업을 게을리하였으니 제대로 된 성적을 받았을 리 만무했고 내가 받아온 성적으로는 간신히 지방대에 명함이나 내밀 정도였다.


사실 그때 당시에 나에게는 마땅한 선택지도 없었다. 그래도 대한민국 땅에서 사람 구실이라도 하려면 대학은 나와야 한다는 어른들의 말이 진리로 통했었으니까. 아마 지금 시대였으면 차라리 기술이나 배우라는 소리를 들었을 수도 있었겠다.


어쨌든 본론으로 돌아와서 당시 꿈도 없고 목표도 없던 나에게 가고 싶은 대학이 있었을 리 없었고, 나는 담임 선생님의 추천(사실 말이 추천이지 그냥 떠밀린 것)으로 천안에 있는 한 대학에 원서를 넣었고 그 대학에 진학하는 데 성공한다.


지금도 나는 만일 이때 대학 진학을 안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그만큼 나의 대학 생활은 별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그런 기억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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