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안자는 아기를 키우는 엄마①

그들이 겪는 7가지 삶의 문제들

by sso

'아기가 잠을 안자요.'

이 말안에 어떤 뜻이 담겨 있는지 하나도 몰랐는데 이제는 이 말이 내 삶에 굉장히 비중이 큰 말이 되어버렸고 동시에 뼈저리게 공감되는 말이 되었다. 아기의 잠에 대해서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는 중이라 하고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시리즈처럼 글을 써보려고 한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아무리 내가 힘들어해도 주변에서는 이 힘듦을 완전히 공감해주기가 어렵기 때문에 같은 상황에 처한 엄마들에게 공감과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글을 쓴다.

나는 아기를 낳기전에는 몰랐다. 아기가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기만 하면 그게 엄마의 행복이자 쉼이라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아기들은 태어나서 이 모든 것들에 하나씩 적응해간다. 처음에는 모든 아기가 이 일상을 지내는게 힘겨워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서 아기들도 세상에 적응을 시작하는데, 일상이 안정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아기마다 다르다. 특히 아기의 잠에 대한 문제가 초보 엄마들에게는 정말 힘든 문제인데 이전에는 상상도 해보지 못한 내 삶의 직접적인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아기가 깨면 엄마 혹은 아빠도 일어나야 한다. 그래서 아기에게 수유를 하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안아주어야 한다.

부모들이 100일의 기적이라는 말을 생각하며 초반 3개월동안 아기에게 열심히 맞춘다. 100일의 기적이란, 아기들이 100일 정도가 되면 잠이 조금 길어지는 현상이다. 물론 아기는 대체로 잠을 자는데 계속 서툴며, 크게 성장하는 급속성장기마다 계속 잠에서 깨고, 보채고, 운다. 하지만 100일은 커녕, 돌이 지나도, 심지어 두돌이 다되어가도 잠을 잘 못자는 아기들도 존재한다는 것을 현재 잠을 잘 못자는 19개월 아기를 키우면서야 제대로 알게 되었다.

"우리 아기는 잠을 잘 안자서 너무 힘들어요."라는 그 말 한마디에는 사실 많은 것들이 담겨있는 것이다.

(1) 기질이 예민한 아기를 키우고 있을 확률이 상당히 높다. 즉, 잠을 잘 못자는 아기는 까다로운 기질의 아기이다.

(2) 잠을 안자는 아기는 일과 루틴이 잘 잡히지 않는다. 잠이 들쑥날쑥하기 때문에 아기의 식사시간도, 컨디션도 매일매일이 크게 다르다. 이로인해 아기와 외출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또 아기는 졸릴 때마다 보채고, 대체로 잠을 못자 컨디션이 좋지 않기 때문에 더 보챈다. 이것 때문에 부모도 늘 긴장상태일 확률이 높다.

(3) 부모도 수면의 질이 매우 안좋다. 그러므로 부부 사이를 특별히 신경쓰지 않으면 쉽게 서로 날이서고, 자주 싸울 수 있는 환경이 된다.

(4) 특히 주 양육자의 정신건강이 많이 흔들린다. 아기와 함께 한껏 예민해지며 불안감, 우울감, 강박증, 죄책감 등 부정적인 감정들에 쉽게 휩싸이며, 불면증도 흔하다.

(5) 아기를 잘 재우기 위한 온갖 방법을 모두 찾아보고 적용해보느라 소진된다. 수면교육부터 시작해서 철분제 섭취, 온습도 관리, 방안의 환경정리, 수면루틴 등 아기의 잠에 좋다는 것을 모조리 해본다. 심지어 아기의 수면문제로 병원에도 방문을 해본다. 하지만 이 모든 시도는 성공적인 경우가 드물다.

(6) 아기에게 있을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건강 문제들에 대해 빠삭하다. 아기 비염(비강이나 호흡기 문제), 철분부족, 자폐증, 야제증, 야경증, 분리불안 등에 대해 찾아보고 걱정한다. 소아정신과 진료를 고민하기도 한다.

(7) 말로 표현하기 힘들정도로 정말 힘든데 이 힘듦을 제대로 공감받기는 더욱 어렵다. 대부분 "아기들은 원래 잘 못잔다, 그맘때가 제일 힘들지"라는 말을 하는데 우리 아기만 빼고 주변의 다른 아기들은 모두 잘 자는것 같다. 분명히 다른 아기들과는 다르다.

저 모든 이야기는 다 내가 겪고, 느끼고, 현재에도 경험하고 있는 것들이다. 19개월의 후반기로 접어가는 요즘에는 잠시 2~3주 정도 잠잠했던 아기의 수면문제가 다시 부상했다. 이제는 더욱 진화한 아기의 잠투정과 오열은 돌 이전의 아기가 보여주던 것과는 차원이 다르고, 18개월때 아기가 징징거리던 것과는 또 달라져버렸다. 이번에는 정말 소아정신과도 찾아보고, 아기 발달전문가 상담도 찾아보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만 할 것 같은데 해결이 정말 될까 싶은 의문이 동시에 든다. 무엇보다 잠을 잘못자는 아기 자신도 많이 힘들어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 문제는 더욱 복잡하게 느껴지고 참 어렵다.

하지만 한가지 위로받을 만한 것은 주변에 흔하게 존재하지는 않지만 잠을 못자는 예민한 아기들이 생각보다 꽤 존재한다는 것이고, 그 힘든 과정을 고민하고 견디고 넘어가본 엄마들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나도 이 시간을 견디며, 그리고 아기와 함께하며 처절하게 배우는 것들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것들을 하나씩 꺼내 정리하고, 내 자산으로 삼아보는 시도를 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아기의 잠에 대해 고민하는 엄마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내 글이 그들의 마음이 시원해지는 글이 되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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