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의 기질이 까다로울 가능성, 나의 양육관 점검하기
우리 아기는 다른 아기들에 비해 잠을 너무 안자는 것 같아 고민이라면? 아기의 기질을 한번 더 생각해보고 파악해보길 추천한다. 나는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이 고민을 못해본채로 아기가 생후 5개월이 될때까지 아기와 잠으로 씨름을 했었다. 남들은 다 잘자는 것 같은데 우리 아기만 잠을 안자는 것 같으니 무언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아기가 더 잘 자도록 내가 뭔가 해야할 것만 같은 집착과 강박에 빠졌었고 아기의 일과 루틴부터 수면교육까지 계속 바꿔보고 적용해보고 난리를 쳤던 초반 5개월이었다. 그러나 아기와 씨름을 할수록 아기도 나도 너무 스트레스받고 지쳐만갔고 결국 아기는 수면거부 증상을 보였으며, 나도 불면증을 겪게 되었다. 다행인건 힘든 시간들을 겪으며 지금의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가장 도움이 되었던 두 가지가 제대로 된 육아서적을 많이 읽은 것과 내가 심리상담을 받았던 것이다.
아기의 기질이 까다로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건 <배려 깊은 사랑이 행복한 영재를 만든다>는 책을 읽으면서부터였다. 이 책의 저자의 아이도 잠을 정말 안잤고 심지어 나중에는 새벽 내내 책을 읽고 아침에서야 잠드는 아이였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의 관점은 아기들은 아기들마다 고유의 색깔과 방식이 있기에 특히 아이가 어린 나이인 초반에는 아이가 원하는대로 맞추어 주는 것이 아이한테는 가장 좋은 것이라는 시각을 바탕으로 글을 풀어나간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하정훈 선생님의 삐뽀삐뽀119 시리즈를 정말 좋아했고 그것이 거의 양육의 길잡이인것처럼 맹신했었다. 하지만 다른 시각들도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난 뒤 나는 머리를 망치로 맞은 것 처럼 머리가 띵 했었다. '아, 아기마다도 다 다를 수 있고 아기를 키우는 방식에 정답이 없구나.'하는 것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나도 엄마가 처음이니까 아기를 어떻게 키워야하는지 전혀 몰랐고 다른 사람의 이론과 기준, 관점을 완벽하게 따라함으로서 나의 불안감을 해소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게 나와 아기에게 더 큰 스트레스를 주는 꽤나 큰 문제가 될 줄이야.
<배려 깊은~> 책을 접한 이후로 나는 오히려 최희수 저자의 육아 방식이 내 마음에도 더 편안한 것을 깨달았고, 일부 아기 수면 전문가들이라는 유투브 채널이나 맘카페 정보가 아닌 여러 시각의 제대로 된 육아서적들을 많이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그 이후로 책을 정말 많이 읽었는데 책을 선정할 때는 저자가 공부한 배경을 꼭 확인한 후 글을 읽는다. 그 이후에는 나는 주로 아동학 박사, 심리학 박사, 정신과 의사들의 책들을 많이 읽었고, 국내 서적 뿐만 아니라 국내 저자들이 추천한 해외 저자의 책도 읽었다. 내가 읽고 도움을 받은 책 리스트는 내 블로그 육아서적 목록에 나와있다. 그 중 <까다로운 내아이 육아백과>라는 책을 읽고나서 우리 아기의 기질이 남다르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까다로운 아이는 다시 말해 필요가 많은 아이며, 그 필요를 채워 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하는 아이입니다. 아기 때부터 너무나 섬세하고 예민할 뿐만 아니라 지각력도 뛰어나 변화에 민감하고, 작은 불편이라도 참지 않고 즉시 해결해 달라며 격렬한 울음으로 표현합니다. 에너지가 넘치고, 정말 이상하리만큼 잠이 없고, 호기심도 무척 강하며, 감정 변화가 심해 부모에게 몇 배의 에너지를 요구합니다. 하지만 부모가 잘못 키워서 그렇게 까다롭고 까탈이 심한 건 결코 아닙니다. 이는 다만,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기질일 뿐입니다.
Chapter1. 까다로운 아이의 아주 특별한 비밀
자신의 감정을 온몸으로 격렬하게 표현한다.
지나치게 긴장하고 과도하게 행동한다
부모의 모든 에너지를 빨아들인다
돌아서기가 무섭게 먹고 또 먹는다
바라는 걸 들어줄 때까지 끈질기게 요구한다
도저히 이해가 안 될 만큼 잠이 별로 없다
쉽게 만족하는 법이 거의 없다
좋았다 싫었다 하루에도 열두 번씩 감정이 바뀐다
계란 위를 걷는 듯 지나치게 예민하게 군다
단순한 보살핌만으로는 만족하지 않는다
때론 안아 주는 걸 거부한다
부모의 품속에서만 잠들고 싶어한다
엄마와 완벽한 '하나'가 되고 싶어한다
- 까다로운 내아이 육아백과, 윌리엄 시어스, 마사 시어스
저 책을 보면서 거의 다 우리 아기와 비슷한 내용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 아기는 생후 3주부터도 옹알이를 많이했었고, 배앓이도 심했다. 자기가 불편한게 있으면 표정도 정말 자주 찡그렸고, 본인이 원하는 바나 불편한 바가 있으면 계속 울었다. 나한테 편안하게 안겨있기 보다는 늘 뻣뻣하게 긴장한 느낌이 많았고 딱 100일즈음부터 낯가림도 심해져서 낯선 사람들, 특히 남자가 있으면 정말 많이 울었다. 수유텀은 그래도 잘 잡힌 편이었는데 그래도 예측할 수 없었던게 분명 아직 배가 고프지 않을 때인것 같은데도 갑자기 어느날 오열하면서 분유를 찾을때가 있었다. 물론 잠도 100일의 기적 그런건 오지 않았고 그냥 새벽에도 계속 수유 했던 것 같다. 오히려 새벽에 수유 후에도 잠에 들지 못해서 울었던 적이 더 많았던 것 같기도 하고... 늘 평균 수면 시간이라고 인터넷상에 떠도는 자료보다 훨씬 적게잤다. 그러니까 피곤해서 계속 칭얼거리고 계속 안겨있으려하면서도 절대 자고 싶어하지는 않았던 아기이다. 그래서 나도 너무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물론 이 아기가 기질이 까다롭구나 하고 이해하고 받아들였으면 나도 아기도 더 편안했겠지만, '아기의 수면도, 식사도 습관이다. 습관을 잘 잡아주어야한다.'는 그 말에 꽂혀서 계속 아기와 싸우듯 씨름했던 것 같다. '다른 아기들은 이맘때즈음 1시간 30분 깨시를 갖는다고 하니 우리 아기도 이제 재울시간이네? 그런데 왜이렇게 울지? 재워야하는데' 하면서 나는 아기를 계속 재우려고 들고 아기는 잠들지는 못하고 계속 뭔가 불편해서 우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즉, 내 양육관이 '아기는 엄마가 길들이는 존재'였던 것이다. 하지만 까다로운 기질의 아기는 이 양육관과는 극도로 상충되는 기질의 아기이다. 까다로운 기질의 아기에 대한 책을 많이 읽으며 아기를 많이 이해할 수 있었다. 예민한 아이들이라고 말하는 아기들은 감각이 발달한 아기이다. 이런 아기들은 오감이 예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작은 자극들도 크게 느끼는 것이고 아기는 모든 자극들이 처음이고 불편하기 때문에 오열을 하고 칭얼거렸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아기가 그렇기는 하겠지만 예민한 아기들은 특히 어릴수록 '안정감'을 주는게 가장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아기가 편안함을 느끼는 방향으로 그때그때 맞추어주는게 필요했다. 분유를 조금만 먹고나서 안먹겠다고 하다가 다음 수유텀이 아직 되지도 않았는데 배고파하면 아기의 신호에 맞추어 아기가 원하는 만큼 또 먹이고, 잠을 자야할 시간인것 같고 졸려하는데도 안자려들고 힘들어하면 그냥 가만히 안아주며 달래주고, 아기가 요구하는 것이 있으면 즉각 일관적으로 반응해주어 아기가 '이 세상은 살만한 곳이야.'라고 느끼게 해 주어야한다. 생각해보면 원더윅스라고 불리는 아기의 급속 성장기에 아기는 정말 많이 보채고 더욱 안자고 힘들어했는데, 모든 아기가 그렇긴 하지만 우리 아기는 정말 울음소리도 크고 엄청나게 오열을 하는 아기였다. 달래도 잘 안달래지는 경우도 많았는데 그럴때 내가 조급해져서 같이 불안해하거나 화를내면 아기는 더욱 힘들어했던 것 같다. 조금 더 여유있게 대처했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특히 밤에는 아기들이 성장통이나 이앓이도 많이 느낄 수 있고, 어둡고 혼자 있는 경우나 분리불안이 있을 경우에는 불안감도 많이 느낄 수 있다. 아기들마다 다 다르기때문에 대체로 아기가 밤에 혼자서도 편안히 잘 잔다면 상관없지만 계속 칭얼거리고 보채고 힘들어하는 아기를 억지로 잠을 재우려하거나 떨어뜨려놓는 것은 좋은 방식이 아닐 수도 있다.
다행인건 아기의 기질을 알게 된 이후로 나의 양육관은 '아기가 좀더 편안하고 행복하게 세상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으로 바뀌었다. 아기의 속도에 맞추어 무엇이든 천천히 방향은 설정하되 조급해 하지 않기 위해 노력중이고, 아기가 불편하다면 그 불편함을 즉시 해결해주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물론 19개월이 되면서 이제는 의사소통도 어느정도 되기 시작하고, 활동범위가 넓어져 정말 위험한 것이나 타인이나 자신에게 해를 끼치는 행동은 강하고 일관적으로 제지한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아기가 만지고 싶어하는 것이나 가보고 싶어하는 곳은 허용해주고 아기가 활동하기에 적합한 환경으로 바꾸어준다. 이렇게 하면 부모가 많이 피곤하고 에너지가 필요하긴하다. 아기가 통제에 잘 따라온다면 엄마의 에너지도 많이 아낄 수 있고, 엄마 위주의 생활도 어느정도는 영위가 가능한데(식사텀이라던지, 분리수면이라던지, 활동범위 라던지) 아기에게 온전히 맞추는 방식은 정말 힘이 많이들고 체력도 많이든다. 사실 아기가 순한 기질이라면 어느정도 엄마가 방향을 잡고 이런 것들을 진행하면 아기도 무리없이 잘 따라오기도 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정말 베스트이겠지만 우리아기는 그게 잘 안되는 아기인걸 어쩌겠나. 그냥 아기의 특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내가 스스로 위로삼아 하는 생각은 '커서도 평생 잠 안자고, 내 품에서만 자고, 밥 안먹는 사람은 없으니 아기가 이것들에 더 적응할 수 있을때까지는 내가 좀 힘들어도 아기에게 맞추어보자.'이다. 그리고 아기가 이미 겪고 있지 않은 문제들에 대해 미리 걱정하고 조급해해서 더 힘들게 하지는 말아야지 하는 생각도 늘상 떠올리려한다. 예를 들면, 쪽쪽이 사용이라던지 새벽수유, 젖병 사용 등의 문제이다. 나는 이런것들도 이전에는 약간 강박적으로 일찍 끊고, 진작에 안주어야 아기가 잘못된 습관이 안들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 돌아보면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던 것 같다. 그렇게 걱정하던 쪽쪽이도 아기가 말을 하게 되고 이가 나니 점점 덜찾게 되고(물론 이건 나도 방향을 되도록 안주는 방향으로 하려고 열심히 관심 전환함), 젖병 사용도, 새벽수유도 점점 안하게 된다. 치아 건강에는 약간의 경고음(치열, 치태)이 울렸지만 그럼에도 아기 속도에 맞추어 하는 방식으로 진행중이다.
그래도 이야기해주고 싶은 것은 아기의 기질이 까다롭더라도 안정감을 많이 주고, 아기가 긍정적인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순간들을 많이 만들어 주다보면 아기도 점점 세상에 적응을 해서 점차 안정적이어 진다는 것이다. 우리 아기도 그렇게 심했던 낯가림도 이제는 예전보다는 좀 나아져서 무조건 울지는 않고 불편해하지만 잘 있기도 하고, 잠은 아직도 고생하고 있지만 그래도 이제는 쪽쪽이 없이, 중간에 완전히 깨는 시간 없이 7-8시간을 자는 날들도 꽤 많다. 물론 요즘엔 12시가 넘어서 겨우 잠들지만, 예전에 비하면 이게 어디인가 싶기도 하다. (하하) 잠 문제도 아기가 성장하면서 점점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전에는 계속 불편해만 보였던 아기가 지금은 누구보다 발랄한 아기이며, 신나서 행복해하는 순간들도 많아졌다. 무엇보다 함께 육아하는 남편도 이 방향이 우리 아기에게는 맞는것 같다고 하는 걸 보니 정말 맞긴 맞는 것 같다.
혹시 잠을 너무 안자는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은 한번쯤 아기의 기질과 나의 양육관을 점검해보시기를 추천한다. 예민한 아기 육아 서적 리스트와, 내가 가진 양육관과 관련하여 생각해 볼만한 책 리뷰글을 함께 아래 참고용으로 첨부해본다.
https://blog.naver.com/shyoon1205/223640212608
https://blog.naver.com/shyoon1205/223706342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