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한 조각(15/30)
으레 이 시기에는 올해 세웠던 계획을 점검하고
내년 계획표를 세우는 시기다.
올해는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하지 못한 것들이 많았지만, 한 편으론 많은 것을 이룬 해였다.
원치 않은 일로 심신이 괴로웠던 시기도 어떻게 지나갔다.
책을 완성하고, 글을 꾸준히 쓰게 되었고, 시간이 자본보다 무한정 늘어났지만 코로나 여파로 할 수 있는 여건이 무척 제한이 따랐다. 자유로이 여행을 떠난다거나, 배우고 싶었던 것을 마음껏 배우면서 자유로운 새처럼 날아가길 바랐다. 그래서 계획표에는 이룬 것보다 못이룬 것들이 주를 이뤘다. 아쉬운 계획표는 연말 성적표로 돌아와 나의 안일함을, 핑계를 대는 못난 마음을 반성하게 만들었다. 올해 삶을 전체 10으로 매겼을 때, 이유 있는 핑계가 3 정도라면 내 의지 부족은 5, 나머지 2는 그나마 내가 이룬 것이랄까.
나는 2라는 작은 가능성. 어벤져스가 타노스와 싸워 이길 14,000,605분의 1 보다 분자가 크니까
(내 삶의 분모도 저만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가능성을 엿봤다고 스스로 다독여본다.
그래 좋은 것만 보고 지금이라도 조금씩 계획한 바를 잘 행하면 되는 것이기에.
자연스레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특히 사회 생활이 서툰 나를 이해하며 선뜻 도와준 자들의 힘이 컸다.
가족들의 도움도 컸지만 세상에 홀로 살기보다 더불어 살아야하는 곳이라 배웠다. 넘어진 나를 손 내밀며 같이 나아가게끔 한 사람들에게 과분한 덕을 받았다고 느꼈다.
그래서 다음 해 버킷리스트로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연한 순간에 마주한 사람일 지라도, 자주 모습을 비추는 사람 상관 없이. 그들의 모습을, 마음을 떠올리며 써야겠다. 그래서 올 겨울은 제법 따뜻하겠구나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