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萬愚節)

by Shysbook

벚꽃이 봄의 서막을 알렸다. 요란한 개회사도 없이 소리없이 피었다.


만우절 거짓말처럼 활짝 다가온 꽃은 마음을 어지럽혔다. 하지만 한 편으론, 거짓말같이 믿기 힘든 기억들이 피어오를 달이기도 하다.


가장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열심히 한 건 일 밖에 없다는 유명 가수의 말에 허탈했던 출근길. 나의 뿌리는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잘 붙들었던가. 누군가를 관심있게 바라보고 주변을 잘 살피기라도 했던가라는 생각이 스쳤다가 일씩이나 하면서 나는 자란다고 합리화 하느라 나는 일밖에 모르는 사람이 되지 않았나라고 자기 반성을 한다.


금새 피었다 질 시간 속에서 나는 헛되지 않길 바랐다.

때론 이승의 끈은 참 질기다고 느낄 때가 있다. 지겹고 괴로운데 그렇다고 툭, 하고 끊어지기란 너무 겁나는 것이지만 겨우 붙들어 애써야만 하는 것이라고 자꾸만 삶은 지친 나를 붙잡곤 한다.


생각의 속도가 인지하는 것보다 워낙 빨라 나는 늘 놓친 채 뒤늦게 깨닫는다. 어리고 어리석은 마음을 고쳐잡고 아니 뒤늦게 알고서 다시금 외양간을 고치고서야 마음에 붙든 기억들을 놓아버리는 나는 얼마만큼 시간에 휩쓸려 지나온 것일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