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서 일을 한다는 것_16

보이지 않는 것들이 우리를 지배할 때

by Shysbook

일요일. 모처럼 휴일을 맞이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대되어버린 탓에 종교활동이 이뤄지는 곳에서는 인터넷 예배로 대체하기에 이르렀고, 지금도 사망자와 확진자가 전국구로 생겨나기 시작했다.


창문을 열고 창 밖을 바라보니 미세먼지 한 점 없이 한없이 맑은 하늘이 방 안을 비추고 있었다. 오늘 같은 날에 나들이가기 좋은 날씨이건만, 역설적으로 바깥엔 사람 인적 하나 쳐다보기 드물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그쳤고 하다못해 배달음식 오토바이 소리도 아주 드물게 들릴 뿐이다.


휴대폰으로는 확진환자의 이동경로를 알려주는 경보알림이 5분 간격으로 쏟아졌다. 경로가 집 근처와 가까울수록 나 또한 안심할 수 없다는 생각에 불안함이 가중되어만갔다.


보이지 않는 것에 의해 보여지는 일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입자가 우리 몸을 타고 생명을 앗아간다는 사실과 불안감이 같이 퍼져나갔다.

보이지 않는 것들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무너뜨렸고,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운 생명을 잃었다. 마음은 서서히 무너져만갔다.


처음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졌을 때, 우리는 혐오와 포용이라는 것에 대립했다. 우리나라에 중국인들을 입국시켰기에 전염병이 도는 거라며 중국인 혐오 감정을 조장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방역당국이 조치를 잘 취하고 있었고, 혐오감정을 조금씩 극복할 기미를 보였다.


여전히 사람들 사이에서 마스크를 끼지 않으면 오히려 건강 걱정과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고, 마스크를 껴야 비로소 안전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사람들과 만나도 기침을 하거나 재채기를 하더라도 조금은 민감하게 반응하기에 이르렀으며, 설령 중국인 관광객을 보면 익숙한 감정보다 불안함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었다. 서서히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에서나 감정의 영역이 불안에 의해 균열이 일어났다. 사람 대 사람 그 자체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환자 대 비환자 혹은 의심이 가는 사람으로 대하기 시작했다.


예상치 못한 ‘신천지’ 라는 변수가 생기자마자 확진자가 증가하더니 많은 사람들은 증오와 혐오와 분노 또한 더더욱 확산되었다. 애써 유지해오던 방역 관리에도 구멍을 만들어냈다. 이젠 환자 여부가 아니라 주변 사람들 중 신천지 신도의 유무까지 신경을 써야하니 여러모로 복잡한 상황에 놓여버렸다.


육안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봐도 환자인지 아닌지도분간하기 힘든데 이젠 신천지 신도인지 아닌지 분간할 수 있는 방법은 더더욱 없으니 사람들의 불안은 증폭했다.

결룩 보여지지도 느껴지지도 않는 것들이 끝내 사람들을 분노케했다.


문득 예전에 읽은 알베르 까뮈의 소설 <페스트> 속 오랑 시내가 생각났다. 전염병이 도진 시내에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고, 그 상황을 지켜 본 주인공 리외와 그의 주변 사람들이 협력하여 페스트와 맞서싸우는 모습이 인상적인 소설이다.


페스트를 대하는 인물들의 태도가 정말 제각각이기도 하다. 파늘루 신부는 신이 내린 벌이라고 생각하여 기도로 전념한다. (안타깝게도 그는 페스트에 걸려 숨을 거둔다.)페스트의 원인을 밝히려는 지식인 타루와 주인공 의사 리유, 혼란스런 틈을 이용하여 돈벌이하려는 악한 사람들과 아랍인을 취재하려는 언론기자 랑베르까지 이 소설이 오늘 날 나왔다고해도 믿을 법한 이야기들이다. 그러다 리유의 대사가 코로나 속에서 불안에 떠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었다.


150p.
세상의 모든 병이 그래요. 그러나 세상의 악에서 진실인 것은 페스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진실입니다. 페스트 덕에 성장하는 사람도 있을 있겠죠. 하지만 페스트 때문에 겪게 되는 비참함과 고통을 보고도 페스트를 용인한다면, 그런 사람은 미쳤거나 눈이 멀었거나 아니면 비겁한 사람임이 분명해요.“ -리유-


이 책의 결말은 페스트는 지나가고 권선징악의 교훈과 함께 마무리된다. 목숨을 잃을 것을 각오하고 페스트와 싸워 진실을 밝혀낸 자들의 승리랄까. 바이러스 입자만큼이나 보이지 않는 의심과 문제들을 찾아내어 사람들을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가게 한 리유와 일행들(랑베르, 타루 등). 그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은 분명 빛을 발한 것이 분명하다.

코로나 하나에 여러 인간 군상을 보게된다. 성도들의 건강을 우려해 인터넷 예배로 대체하는 종교인. 문제의 원인을 밝히는 질병관리본부 및 방역당국 직원들. 실시간으로 환자의 동선을 체크하고 언론으로 보도하는 기자. 마스크를 사제기하여 비싸게 팔아넘기는 이기적인 사람. 그들을 고발하는 누리꾼.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조를 무시하고 정치적 혹은 종교적 신념을 고수한 채 피해를 키우는자들까지.


기꺼이 지켜낸 방역이 뚫려 불안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많지만 우린 진실을 찾아내고 밝히는 자들에 의해 다시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것이다. 의심과 혐오의 감정을 거두고 협조보다 피해를 조장한 자들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곳곳에서 들릴 것이며 그렇게 보다 달라진 세상을 접할 것이다. 아울러 코로나로 인해 방역 대책이나 개인 위생에 깊은 관심을 가질 사람들이 있으리라.


불안에 사로잡히지 않으려면 우선 개인 위생을 철저히 지켜 이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해나가야한다. 손 잘 씻고, 사람들 많은 곳에서 마스크는 필히 착용하며, 집에 도착해서 잘 씻으며 내 면역력을 높일 수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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